자폐 동생 돌보려 중학 中退 -2014.12.31 03:04

[mjbou]

자폐 동생 돌보려 중학 中退… '수시 5관왕' 누나

입력 : 2014.12.31 03:04

           

서울대·연세대 등 5개大에 합격한 손혜원 양
집에서 계획표 짜 혼자 공부… 매일 2~3시간 동생 지도
검정고시로 고교 진학 전교 1등… "프로그래머가 꿈"

2009년 중학교 1학년이던 손혜원(19)양은 자퇴를 결심했다. 공부를 곧잘 하는 딸의 선택에 부모님이 펄쩍 뛰었다. "공부는 집에서 혼자 할 수 있어요. 쉬면서 동생을 도와주고 싶어요." 세 살 아래인 남동생은 발달 장애가 있다. 부모님은 "동생은 우리한테 맡기고 공부에 열중하라"고 했지만 혜원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혼자 홈스쿨링을 시작한 혜원이는 동생을 가르치며 독학으로 고교(서울 오금고)에 진학했다. 또래보다 멀리 돌아온 듯했던 혜원이는 이번 수능에서 만점 가까운 성적을 받고 서울대·연세대·카이스트·성균관대·한양대 수시 전형에 합격했다.

중학교를 자퇴한 뒤 혜원이는 동생을 위한 '눈높이 교육'을 시작했다. 동생이 초등학교 특수반에서 돌아오면 하루 2~3시간씩 교과서를 펴놓고 함께 공부했다. 혜원이는 "그때 동생은 학교에서 뭘 배운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 보였다"고 했다. 추상적인 개념을 어려워하는 동생을 위해 누나는 눈에 보이는 것을 이용해 가르쳤다. 혜원이의 어머니 박윤주(44)씨는 "혜원이는 동생과 피자를 나눠 먹으며 '나눗셈'을 가르쳤고 탁상시계와 액자를 보여주며 삼각형·사각형 같은 도형을 이해시켰다"고 했다. '밀도'를 설명할 때는 설탕과 쌀을 가져와 만져보게 했다. 혜원이는 동생이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쉽게, 더 쉽게 설명했다.

손혜원양이 30일 오후 서울 방이동 자택에서 동생 창오군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손양은“동생이 내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성형주 기자

자폐증을 앓아 1시간 이상 집중하기 어려운 동생을 위해 30분 공부, 15분 휴식 원칙을 지켰다. 쉬는 시간에는 퍼즐 맞추기, 블록 쌓기 같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게임을 함께 하고 배드민턴도 같이 쳤다. 지금은 중학생이 된 동생은 훨씬 상태가 좋아졌다고 한다. 성적은 중하위권이지만 학교생활에는 무리가 없어 현재 중학교 일반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다.

혜원이는 스스로 택한 홈스쿨링 기간에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 전적으로 혼자 공부했다. 손수 만든 계획표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어 원서로 독해 연습' '수학의 정석' '일본어 공부' 등의 일정이 빼곡했다. 3시 이후는 동생과 함께했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책을 읽는 데 썼다. 2년 남짓한 독학 기간에 독서 노트에 기록한 책 목록만 200여 권이다. 그의 대입 자기소개서에는 "남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님이 나에게서 멀어진 뒤, 혼자 있는 시간에 유일한 친구가 책이었다"고 적혀 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를 졸업한 혜원이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오금고에 진학했다. 고교 2~3학년 동안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여름방학 때는 장애아동 특수 체육 보조 교사로 봉사했고,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위한 '또래 학습 멘토' 프로그램에 2년간이나 참여해 '눈높이 교육' 솜씨를 발휘했다. 혜원이의 고3 담임 고화윤(52) 선생님은 "공부를 잘한다고 자만하지 않았고 주변 친구들을 항상 돕는 헌신적인 학생이었다"며 "쉬는 시간에 '관성의 법칙'을 묻는 친구에게 의자를 끌어당기면서 직접 설명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혜원이는 "동생과 친구들이 스승이었다"고 했다. 가르치려면 확실히 알아야 했기에 더 깊게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고교 시절 컴퓨터 동아리를 만든 혜원이의 꿈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한 프로그래머의 책에 나온 '조물주가 되어 창조하는 즐거움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구절이 그를 사로잡았다. 다섯 대학에 합격한 혜원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택했다. 혜원이는 "가상현실을 이용해 동생처럼 발달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언어 능력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Talk & 通 (총 57개)

등록

• 황윤일(peruh****)2015.01.01 23: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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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조작한 거라고 떠들어 대는 자는 없을까? 기적같은 진실은 믿는 자에게만 있다. 새해에는 마음이 삐뚤어진 자들이 바로 세상을 볼 수 있고, 진실을 진실 그대로 받으며 기적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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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두현(d****)2015.01.01 12: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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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누나가 있을까?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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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달(phd****)2015.01.01 07: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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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착하고 기특하네. 초하룻날 이 기사로 확 밝아지네! 헤원이 가내에 만복이 깃들기를! 우리나라 좋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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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일(kim****)2015.01.01 02: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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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같은 학생이지만 내가 배워야 할게 많이 있네요. 어린 나이에 기특합니다. 부디 조국을 위해 큰 일을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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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명화(s****)2015.01.01 01: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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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말로 칭찬을해도 부족할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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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자영(aidan****)2015.01.01 00: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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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미국에서 자영업 으로 부부가 힘들게 일만 해야 했습니다.큰 딸이 나머지 동생들 돌봐주고 전교 일등 수석 졸업하고 부모 돈없다고 장학금받아 명문대 다니고 있습니다. 부모가 힘들어도 열심히살고 가족이 화목한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는 딸 때문에 더 정신차리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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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석(young****)2015.01.01 00: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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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훌륭한 누나네요 항상 동생 보살피는 좋은 누나가 되ㄱ길 바랍니다 정말 부모님들은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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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식(au****)2014.12.31 23: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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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는 사람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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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성(ste****)2014.12.31 23: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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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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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래(as****)2014.12.31 19: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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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글 읽을때마다 느끼는건...역시 될사람은 따로 있는듯하다. 또래에 비해 격이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과거에도 고학으로 최고학부를 간 사람있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나올것이다. 이런흐름이 뭘의미하는지 월 천만원씩 들여 과외시키는 부모들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 전양재(ju****)2014.12.31 1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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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켜서 이렇게 되겠나요? 스스로 나갈 길을 찾은 학생, 창조적재능은 하느님을 닮은 것 같네요. 이런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의 희망이 될겁니다. 큰 인물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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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재(lsj3****)2014.12.31 17: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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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이런 사람은 일찍 데려가지 마시고, 오랫동안 봉사하며 사회의 빛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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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성(ste****)2014.12.31 23: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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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세상에서 데려가시면 그게 축복.

• 김영돈(kyd****)2014.12.31 16: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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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은 완생이구만 큰나무가 될 재목이니 부디 주변에서 잘 보살펴야 될것입니다, 조연아와 매치시켜보니 어찌 사람이 이리도 다를 수가 있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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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승재(yeo5****)2014.12.31 15: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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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학생이 다 있나? 얼굴 다시한번 보게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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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보(moosul****)2014.12.31 15: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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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양은 좋은 머리와 많은 지식을 갖고 있으니 더욱더 갈고 닦아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하는데 썼으면 좋겠습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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