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 회원 여러분, 연휴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어제 할아버지, 할머니의 제사가 있어 큰 형님 댁에서 형제들과 함께 만났습니다. 뚱아저씨네 4형제는 모두 집에 강아지를 키우고 있습니다.
큰형님은 작년 이맘 때 팅커벨을 통해 입양한 믹스견 콩이(팅커벨 카페 대문 사진 모델)를, 동생은 재작년 여름에 한참 새콤달콤해님이 분홍이를 찾으러 다닐 때 저와 함께 도와주다가 병원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던 화이트테리어 믹스견 강아지 테리를 입양을 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큰 형님 품에서 함께 잠을 자고 있는 믹스견 콩이
친 조카 창희와 함께 있는 안락사 직전 입양해서 잘 돌보고 있는 테리
큰형님과 동생 모두 뚱아저씨를 통해서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어 소중한 한 생명을 구했다는 보람과 더불어 지금 아주 사랑스럽게 정성껏 잘 키우고 있습니다.
뚱아저씨보다 4살 위인 작은 형님은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무척 좋아했는데 집에는 진순이라는 14살된 진돗개 황구가 있습니다. 진순이는 새끼 강아지 때 뚱아저씨가 살고 있는 자양동 집에서도 2개월 정도 함께 있어서 그 때 참 많이 귀여워했었지요. 그러다가 작은 형님이 살고 있는 작은 단독주택에 진순이를 데리고 가서 키우고 난 이후로 아주 띄엄띄엄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만 해도 몸에 각이 딱 잡힌 진돗개였는데 이제는 많이 늙은 황구 진순이
어제는 큰 형님 댁에서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작은 형님을 집에까지 태워다주게 되었는데 정말 모처럼만에 진순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무려 7년만이네요. 그동안 주로 작은형님이 우리집을 오다보니 진순이를 볼 기회가 없다가 7년만에 보게 된 것이지요.
보통 진돗개들은 말티즈, 요크셔테리어, 시츄들처럼 작은 견종 아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편입니다. 물론 간혹 오래사는 진돗개들도 있지만 대체로 12년 ~ 15년 안팎의 생명을 살고 있지요.
그러다보니 진순이도 이제 만 나이로 14살로 언제 별이 될 지 모르는 개가 되었답니다. 그동안 진순이가 별이 되기 전에 한 번 보러간다 간다 하다가 오늘 새벽에 모처럼 진순이를 보게 되었네요.
7년 만에 뚱아저씨를 만난 진순이는 어땠을까요? 여전히 꼬리를 흔들며 뚱아저씨를 반겨줍니다.
그래서 형님에게 물어봤어요.
"형, 진순이가 이렇게 사람들 오면 다 좋아해?"
그랬더니 "야.. 어림도 없다. 택배 기사나 중국집 배달부들 오면 엄청 무섭게 짖고 난리가 난다."
아.. 그런 진순이인데 무려 7년 만에 찾아온 저를 알아보고 꼬리를 흔들고 혀로 손등을 핥아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척 짠하더군요.
예전에 봤을 때는 몸이 건장하게 곧게 서있었는데 이제는 할머니가 된 진순이는 허리도 굽고 많이 기력이 약해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얼마나 안스럽던지요. 개는 왜 이렇게 수명이 짧아서 주인을 슬프게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새끼 강아지 시절 많이 귀여워해줬던 진순이.. 그리고 무려 7년 만에 다시 찾아온 뚱아저씨를 보고 다시 반겨주는 진순이.
형은 그러더군요.
"진순이가 나와 함께 살면서 이 녀석이 자기 역할은 할만큼 다 했다. 내가 나간 사이에 도둑도 지켜주고, 가끔 내게 위로가 되주기도 하고. "
갓난 새끼 강아지 때 봤던 진순이는 이제 나이가 들어 언제 별이 될 지 모르는 늙은 할머니 진돗개가 되었지만, 그래도 주인에 대한 충성스런 마음 변치 않았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살아가는 동안 만큼은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고, 사랑스런 손길로 쓰다듬어 주는 것만으로도 이 아이들은 행복합니다. 뚱아저씨네 집에 있는 흰돌이, 흰순이, 럭키도 아직은 나이가 젋지만 10년 후에는 진순이처럼 늙은 진돗개가 되겠지요. 이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안 자주 쓰다듬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습니다.
"진순아.. 그동안 고마웠다. 아빠 잘모시고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거라.. 사랑한다. 진순아 ~ "
14살된 늙은 진돗개 진순이
첫댓글 지기님 형제분들도 모두 동물을 좋아하시네요....
어느 통계에서 보니 우리나라 반려동물이 주인이 바뀌지 않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18% 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한가족과 사랑하며 지내다 가기가 어렵다는거겠죠......
저도 작년 7월에 15살 아이를 보내보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오더군요....
2달정도되어서 제게 왔다 15살에 떠나갔으니......
아이의 온 생을 저와 함꼐해서인지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진순이의 삶의 마무리가 아프지 않고 반려인의 품안에서 .... 지금처럼과 같기를 기원합니다.......
예.. 형제들이 어렸을 때부터 다 개를 좋아했습니다. 그래도 개를 키우던 형제는 작은 형님 밖에 없었는데 2년 전에 뚱아저씨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입양한 흰돌이, 흰순이를 계기로 해서.. 큰형님은 작년 이맘 때부터 콩이를 입양했고, 동생은 2년 전부터 테리를 입양해서 키우고, 작은 형님은 14년전부터 진순이를 키우고 있으니 이제는 4형제 모두가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동물 가족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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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우리 형제들이 함께 진순이를 돌보던 시기라 딱히 누구의 주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14년은 돌봐준 작은 형님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에구 세월이 그만큼 흘러도 지기님을 기억하는 진순이 너무 애틋하네요
글쎄 말입니다. 지난 2007년 이후로 7년만에 보게된 진순이인데.. 얼마나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지.. 마음이 짠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가슴이 뭉클. 눈물이 핑도네요.
우리 강아지들도 주인이랑 오래오래 같이 살았슴 좋겠어요 넘넘!!!
떠나보내기 싫어요 엉엉...
뚱아저씨 글은 왜이렇게 따뜻함과 진솔함이 느껴질까요..
진순아 행복 오래오래 누리게 건강하렴~~~
콧등이 시큰해오네요,,,부디 탈없이 건강하게 더 오래살아 주엇으면 좋겟어요,,,
진순아 아프지말자~ .
복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