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는 것이 최선이나
사고발생시 대처법 숙지해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바뀌고 있다.
여름이 빨리 찾아오고 오래 지속되는 현상도 그다지 낯설지 않다.
무더운 여름이 길어지며 비가 내리는 패턴도 몇 년 사이 크게 변했다.
집중호우가 늘어나며 잦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장마와는 다른 형태의 우기가 형성되는 조짐도 보인다.
기후가 바뀌게 되면 생태계가 변하며 온대성 식물의 북방한계선이 차츰 북상하고,
여름바다에 해파리가 대거 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곤충이나 동물 생태계 역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에는 중국이 원산지인 주홍날개꽃매미가 대거 발견되는 등 외래종 출현에 의한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
야외활동을 즐기는 등산인들에게 환경의 변화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다.
예측이 어려워진 날씨는 물론이요,
생태계의 변화까지도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여름철 산과 들에서 산꾼들을 괴롭히는 독충이나 독사의 활동시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높다.
예전에 보지 못했던 열대지방 해충이 우리나라에 등장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야외에서 독충에 쏘였을 때 보통은 가려움증과 불쾌감을 느끼는 가벼운 증상을 겪게 된다.
하지만 심각한 경우 발열과 두통 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야외에서 독충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피부 노출을 막는 것이다.
또 곤충을 유인할 수 있는 밝은색 옷이나 헤어스프레이, 향수 섬유린스등 화장품의 사용을 피하는 것도 좋다.
먹다 남은 음식도 벌레를 끌어들일 수 있으니 아이스박스 등 밀폐된 곳에 넣어 보관하도록 한다.
독충이나 독사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하지만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노출됐을 경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독충은 그 종류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과 치료법도 약간씩 달라 공부가 필요하다.
야외생활의 불청객인 독충과 독사 예방법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모기
숲모기류는 낮에도 흡혈
야외생활 중 모기는 가장 골칫거리다.
기온이 높아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기는 특히 장마가 끝나면 극성을 부린다.
이는 비가 내린 뒤 물이 괸 곳이 많아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모기는 웅덩이처럼 얕은 물에 알을 낳는데 알에서 깨어난 모기는 애벌레(장구벌레)상태로
물속에서 5~10일 정도 지내다가 성충으로 탈바꿈한다.
흡혈하는 모기는 알을 낳으려는 암컷이며, 수컷은 식물의 액즙을 빨아 먹으며 산다.
집모기류와 얼룩날개모기류 등 대부분 모기는 주로 밤에 활동한다.
하지만 산에서 볼 수 있는 일부 숲모기류는 낮에도 흡혈해 등산객을 괴롭힌다.
모기와 같은 쏘는 곤충은 몸이나 옷에 기피제를 살포하면 어느 정도 접근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해 수시로 뿌려줘야 한다.
야영지에서는 살충제나 모기향을 사용하면 모기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뿌리는 살충제는 다클로르보스 등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 있어 적당량 사용해야 한다.
전자모기향은 일반모기향보다는 눈이나 기관지 등 신체에 자극이 덜하지만 자주 환기통을 열어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암컷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발생시켜 접근을 막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극성스런 숲이나 바닷가의 모기에게는 그다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모기 등 곤충에 쏘여 부어오른 부위에는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크림이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른다.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 등 증세가 심할 경우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한다.
말라리아
전방지역에 토착화된 것으로 추정
말라리아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소멸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90년대 군인에게서 발생해 토착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오토캠핑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계획했다면 유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퍼진 삼일열 말라리아는 60년대 전후 학질이라는 이름으로 만연했던 토착 질병이다.
말라리아는 주로 플라즈모디움 속에 속하는 4종류의 기생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렸을 때 발생한다.
이들 기생원충이 인체의 혈액 속 적혈구에 침입해 일어나는 질병이다.
감염된 환자는 40도 이상 오르는 간헐적인 고열, 빈혈, 비장종대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말라리아 증상으로 의심될 때는 즉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한다.
예방약이 있긴 하지만, 최선의 예방책은 해당 지역의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진드기
불로 달군 칼 대면 쉽게 떨어져
여름철 산행의 복병인 진드기는 산꾼들에게 아주 골치 아픈 존재다.
인적이 드문 산 속의 짙은 숲을 헤치고 걷다보면 소리없이 달라붙어 피부를 파고든다.
진드기는 절지동물로서 식물, 민물, 흙 등 여러 서식지에 살며, 동물의 몸 안팎에 기생한다.
사람과 포유류 동물의 피를 좋아해 일단 인체에 붙으면 살을 파고들어 1~2주 흡혈하며 살다가 떨어져 나간다.
흡혈 진드기는 침구류에 기생하는 집먼지 진드기와는 차원이 다른 공격적인 존재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피부를 노출시키지 않은 것이 최선이다. 또 향수나 순모, 흰색의 옷은 피해야 한다.
멧돼지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많은 지역에 특히 진드기가 많으니 주의를 요한다.
진드기가 붙었다면 진드기가 터지지 않게 즉시 떼어내야 한다.
머리 부분이 살을 파고들었으면 무리하게 떼어내다 부러지는 수가 있다.
진드기 꽁무니에 기름을 바르고 기다리거나 라이터 불로 달군 칼을 대면 쉽게 떼어낼 수 있다.
진드기에 물린 후 발열과 두통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벌
과민성 체질은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야
맹독을 지닌 말벌이나 땅벌에 쏘이게 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벌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대게 벌집을 건드렸거나 고의로 들쑤셨을 때다.
산행 도중 앞사람이 무심코 볼집을 치고 갔을 경우 뒤따라오는 이들이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벌의 영양상태가 좋은 늦여름과 초가을에 독이 강해 주의해야 한다.
성묘나 등산할 때는 밝은 옷(노랑·흰색)보다 어두운 옷이 유리하며
섬유린스.향수.스프레이.화장 등 강한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음식물이나 과일도 밀봉하여 음식냄새가 나지 않도록 한다.
벌에 쏘이면 강한 독성이 인체에 퍼지게 된다.
심할 경우 과민성 쇼크 상태에 빠지면 혈압이 떨어지고 기도가 부어올라 호흡이 힘들어진다.
벌독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한두 방의 벌침에도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거나 벌의 공격을 집중적으로 받았을 때는 신속하에 병원으로 후송해 해독제를 투여해야 한다.
송충이/쐐기
접촉부위 자극 말고 흐르는 물에 씻어야
송충이 털에 찔리거나 쐐기나방 가루가 피부에 묻으면 심하게 가렵고 작은 좁쌀 같은 두드러기가 돋아난다.
가려워서 긁으면 손톱에 의해 두드러기가 계속 옆으로 번져나간다.
송충이에 쏘인 경우 접촉부위를 자극하지 말고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좋다.
쐐기나방 가루가 묻었을 때도 비비지 말고 물로 씻은 후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독사
입으로 빠는 것 효과 적어, 빨리 후송해야
가을 독사의 맹독은 소도 쓰러트릴 정도로 강력하다.
당연히 사람이 물리면 목숨이 위태롭다.
뱀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이다.
특히 너덜지대의 바위가 많이 쌓인 곳이 독사들이 좋아하는 장소다.
이런 곳을 지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독사는 머리가 삼각형이고 목이 가늘며 물리면 두 독니 자국이 난다.
독사에 물리면 환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 독이 퍼지지 않도록 조치한다.
뱀독은 대개 임파관을 통해 퍼진다.
독사에 물린 자리 위쪽을 넓은 붕대로 단단히 묶어주고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해 항독소제를 맞게 한다.
독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를 절개하거나 입으로 빨아내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