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쁨관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곳이 행복관이었다. 즉, 개인적으로 기쁨관 > 행복관 > 희망관 순서다. 기쁨관의 주제가 [꽃, 나무, 돌을 잘 배치시켜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보자]였다면 행복관의 주제는 [꽃, 나무, 돌을 잘 조작해서 생활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보자]였다. 꽃에 적용한 여러 가지 기술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꽃을 화학적으로 조작해서 영원토록 지지 않게 만든 뭐라더라… 프리저브드(Preserved) 뭐라는 것과 납작하게 눌러서 말린 후 그걸 갖고 여러 방면에 이용하는 압화였다. 전자가 ‘환경에 나쁘지 않을까’, ‘늙지 않는 인간처럼 좀 징그럽네’ 같은 생각에 곱지 않게 보였던 반면 후자는 그 동안 단순히 소품으로만 여겨왔던 압화가 ‘이렇게 예술로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압화를 대하는 생각이 한 단계 높아졌다. 직접 대하면서도 전자는 징그럽고, 후자는 참신했다.
압화를 이용한 작품에는 각종 생활용품, 회화, 가구, 엽서 등이 있었다. 나는 전시된 각 작품들을 저 밑바닥(장려상)부터 꼭대기(최우수상)까지 한 작품도 빠뜨리지 않고 차근차근 구경했다. 그러다가 아하!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작품에 점수를 매길 때 압화를 꽃이나 풀처럼 사용한 작품에는 낮은 점수를 주고, 꽃이나 풀이 아닌 다른 사물 또는 다른 의미로 이입시킨 작품에는 높은 점수를 준 것 같았다. 이러다 내 예술지수도 엄청나게 뛰는 거 아니여? 안 그래도 나 요즘 좌꾸 혀가 꽈뷰뤄쥐리어고 해서 죽겠는데……. 회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은 압화를 이용해서 뷔뷤봐압인가 붜억꾸웜봐압인가를 만든 작품이었다. 역시 최우수상감이었다.









기쁨관과 행복관을 마쳤으니 마지막으로 희망관에 대해 언급하자면, 희망관에서는 국제꽃박람회에 참여한 여러 나라들이 자기 나라에서 자생하는 꽃과 나무로 자기 나라 고유의 느낌이 나도록 안을 정성스럽게 꾸며 두고 있었다. 한 곳씩 차근차근 구경하면 참 볼거리가 많고 얘깃거리가 많았겠지만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어느 한 나라라도 깊이 들어갈 엄두가 안 났다. 몇 발자국이나마 들어갔던 곳은 인도네시아(Indonesia)관과 타이완(Taiwan)관이었다. 둘 다 자기 나라 고유의 색채로 안을 곱게 꾸며두고 있었다. 두 나라 중에서도 타이완관이 들인 정성은 대단했다. 대나무를 이용해서 동굴 같은 통로를 만들고, 그 안에 이름 모를 하얀 꽃과 빨간 꽃을 풍성하게 배치해 두고 있었다. 희망관 안에는 이들 나라관 외에도 조경 관련 회사도 몇 곳 자리하고 있었지만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희망관 바깥에 2009 고양꽃박람회의 상징인 [5 개의 꽃잎이 막 벌어지려는 꽃봉오리]가 우뚝 서 있었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만든 이에게는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일까? 색깔 배치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닐 테고 말이다. 그래, 우리는 사람을 욕해야지 절대 꽃이나 꽃박람회장을 욕하면 안 된다. 꽃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참고로 대중교통이 여의치 않다면 차를 갖고 가는 것도 괜찮다. 킨텍스(KINTEX)에 차를 세워 두고 순환버스(Bus)를 이용하면 된다. 주차도, 순환버스도 모두 공짜다. 우리는 산본에서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죽는 줄 알았다. 땅을 치며 후회했다.
첫댓글 저는 압화의 모습이 어찌나 안 담겨지던지.. 찍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안찍어버렸습니다. ㅠㅠ
작가 십니까? 일산 땅꺼져서 주차장 없었졌답니다 믿거나 마시거나..ㅍㅎㅎㅎ
농담이시죠? 이제 주차장에 돈 받아요??
아하 ~ 이렇게 순진 하시긴 땅을 치며 후회하셨다니 한말인데 ㅋㅎㅎㅎ죽인다 죽여 !!
아... 제가 적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 이 부분이구나... 이제 알아챘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