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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문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박지훈(번역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번역을 박지훈이 담당한다는 소식에 팬들은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우려에 호응이라도 하듯, 이번엔 그간 보여온 오역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 수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는 MCU라는 대형 프로젝트에 걸맞지 않은 오역가의 쓰레기같은 번역으로 인해 영화 내용 자체가 뒤흔들렸다. 이런 치명적인 오역들 뿐만이 아니라 대사 전체가 기본적으로 문법 문제, 높임말 문제, 맞춤법 문제, 맥락 문제, 이유 없는 생략 등 각종 발번역을 내포하고 있다. [1] 본 문서는 이러한 박지훈의 오역들을 정리한 것이지만, 대사 전체에 문제가 있는 만큼 자막 전체를 수정하지 않고서야 좋은 번역을 만들기 어렵다. 그럼 여기 서술된 건 일부일 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이로써 박지훈은 번역가가 아닌 오역가,유사 번역가, 번역조무사라는 것이 확정되었다 빨리 사직해라 진짜로 마블 팬들(넓게 치면 관람객)의 영원한 원수이자 인생에서 보기드문 재활용 불가능한 방사능음식폐기물우주쓰레기는 정말 번역계에서 꺼져줘라
We're in the endgame now.
이제 최종 단계에 들어선 거야.
이 영화 모든 오역본 중에서 가장 논란이 심한 부분이자 다음 영화로 넘어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을 차단해버린 오역.[2]
닥터가 토니를 살리기 위해 타임 스톤을 넘겨주고 난 후, 왜 그런 짓을 했냐는 토니의 질문에 대해 던져준 대답. 이후 타노스가 우주 규모로 지적 존재의 절반을 소멸시킬 때 "다른 방법이 없었다(There was no other way)."라는 말을 남기면서 그도 사라진다. 이는 스톤을 넘겨주고 당장 패배하는 것이 타노스와의 결전에 앞서 타임스톤으로 내다 본 14,000,605가지의 미래 중 유일한 승리 시나리오의 일부이며, '이 패배가 끝이 아님을' 닥터 스트레인지가 토니에게 알려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하지만 공식 번역에서는 이 중요한 대사를 "이젠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하여, 닥터가 모든 것을 자포자기했다고 관객이 오해하게 만들었다(링크1, 링크2 참조). 덤으로 그가 사라지기 전 말한 "다른 방법이 없었어"라는 대사는 제대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이기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 없었다'라는 의미의 대사마저 앞부분의 오역의 느낌을 이어받아 버려서, 인질극의 클리셰처럼 토니를 살리기 위해 타임스톤을 희생했다는 뜻으로 관객들이 오해하게 만들었다.
사전에서 endgame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나온다.
end·game
미국∙영국 [|endgeɪm]
명사
1.(체스의) 종반전
2.(정치적 절차의) 종반전[최종 단계]
- 네이버 사전
end game
or endgame
noun
1. Chess. the final stage of a game, usually following the exchange of queens and the serious reduction of forces.[번역1]
2. the late or final stages of any activity: the end game of the negotiations.[번역2]
- dictionary.com
네이버 사전에서 end game을 검색하면 '(체스·경기의) 최종회, 막판; ((일반적으로)) 최종 단계'라는 뜻을 제시하며, 영영사전 및 다른 사전에서도 그 뜻을 다르게 설명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번역가는 일반적인 사전에 검색만 해도 나오는 영어 단어를 자기 마음대로 오역한 것이다.
end game이란 명사의 첫 번째 뜻이 체스의 종반전[5]이며, 그 외에는 체스 용어에서 파생된 관용어로 쓰인다. 한국어에서 바둑 용어를 일상생활에 접목시켜서 사용하는 걸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제 최종장에 들어간 거야"라고 해도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된다.
하지만 정 반대의 의미로 나왔다는 것은 단어의 대략적인 의미조차 몰랐다는 뜻이 된다. 단어의 어감만 보고 end of the game = 게임 끝으로 번역해버리는 극히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차라리 "게임 끝났어" 혹은 "상황 끝났어" 정도로 직역이라도 했으면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번역은 아니더라도 쉴드의 여지가 있다. 거기에 웬만큼 영어를 안다면 설사 endgame이라는 단어를 몰랐어도 문법과 맥락을 통해 이게 관용구임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번역은, 영어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화자라면 당연히 뜻을 알거나 최소한 의심해봤어야 할 관용구의 의미를 프로 번역가라는 사람이 제멋대로 재정의한, 그 자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번역이라는 것이다.
넘쳐나는 오역 중에 이 오역이 문서 맨 위가 될 정도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한 마디가 영화의 전개 및 주제를 요약하고 후속작 떡밥을 암시하며 발언자의 캐릭터성도 드러내는 중요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저런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대사가 됨으로서 극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본 영화의 초반부와 이전에 나온 작품들로 차곡차곡 쌓아온 히어로의 캐릭터성을 모조리 무너뜨릴 수도 있는 치명적인 오역이 돼버렸다. 지난 마블 영화들을 꾸준히 봐 왔다면 알겠지만 닥터는 도르마무에게 적게는 10번, 많게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죽임을 당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끈기와 집념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묘사된다. 게다가 영화 초반부에서는 토니와 피터 앞에서 둘의 목숨보다도 우주의 운명이 걸린 타임 스톤을 더 우선시하겠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결정적으로, 타노스와의 결전을 앞두고 닥터는 '우리들의 의지도 너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관객들은 닥터가 타임 스톤을 타노스에게 넘겨준 행동을 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유일한 승리의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바둑 용어를 넣자면, 닥터가 타노스와의 결전에 대비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그런데 잘못된 번역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다지 친분도 없는 토니의 목숨을 살린답시고 냉큼 스톤을 건네줘 버리는, 앞뒤가 안 맞는 요상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더불어 맞게 번역하였다면 스타로드의 트롤링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승리의 조건 중 하나이며, 트롤링과 관계 없이 그 전투에서의 패배는 별 수 없는 일이었겠구나...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오역 때문에 닥터가 본 단 한 가지 방법이 협공으로 인피니티 건틀릿을 뺏는 것이었으며 스타로드가 모든 것을 망쳐 닥터 스트레인지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이게 된 것처럼 만들어 버렸다. 물론 스타로드가 실수를 저지른 바람에 당장은 패배로 기운 것이 사실이지만, 저 오역으로 인해 스타로드는 수년간 쌓아온 어벤져스 시리즈를 끝장내버린 추격자 슈퍼 아줌마의 뒤를 잇는 희대의 트롤러로 전락해버렸다. 정리하자면, 제작자들의 의도였던
1. "단 한 가지의 승리 시나리오가 있다" |
의 흐름이 박지훈의 오역 때문에
1. "단 한 가지의 시나리오가 있다" |
가 되어 버린 것이다. 배경 지식이 없는 관객이 자막만 보아서는 정상적인 흐름을 절대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장면들은 영어권 관객들에게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냥 포기한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와칸다에서의 마지막 전투에 희망을 걸고, 반전 엔딩 이후엔 차기작 어벤져스 4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대사였지만, 오역된 자막으로 내용을 파악한 한국 관객들 입장에서는 그냥 아무런 반전의 씨앗도 없이 타노스에게 완벽히 패배한 꼴이어서 이어지는 전투에서도 큰 희망을 걸지 못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후기를 검색해 보면, 영화관에서 볼 때는 닥터를 타노스를 깨운 스타로드와 함께 인피니티 워 2대 트롤러로 생각하다가 집에 와서 검색해보고 나서야 큰 그림인 것을 알았다는 반응이 많다.
대사 하나로 영화 마지막의 톤을 완전히 바꿔 버렸고, 결말의 맥을 쏙 빼놨으며 감독의 연출 의도 및 제작사의 후속작 기대 수익,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에까지 손상을 입혔다고 볼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다. 상영이 막 시작된 이 시점에 재빨리 오역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지만, 디즈니 코리아는 오히려 박지훈 번역가를 옹호하는 선택을 하였다. 스타뉴스의 기사에선 왜 endgame을 '가망이 없다'로 번역했는지 박지훈의 의도가 실려 있다. 기사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어벤져스3'를 일단 마무리하고 '어벤져스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하기 위해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색이 짙고 아이언맨은 살려야 했기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노스에게 스톤을 넘겨준 상황을 그처럼 옮겼다는 것. 3편을 그렇게 마무리해야 4편에서 반전이 있을 경우 관심과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영화 대본의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감독, 각본가, 원작가 등등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의논하고 짜맞춰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재미와 의미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잘 전달하기 위해 쓰인다. 동시에 관객들이 보고 싶은 건 이들이 전달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이를 대본을 작성하는 데 관련된 사람도 아닌 번역가 한 명이 자기 멋대로 생각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감독 등의 의도와 전혀 다른 대사로 바꾼다는 건 오역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 무식한 행위로 당장 잘려도 할말없는 짓이다. 그야말로 내용을 바꾸고 망치는 만행, 월권인 셈이다.
이렇게 박지훈 혼자만의 판단으로 어벤져스 3편에서 내용이 끝나는 것처럼 바꿔 놓아서, 당장 인터넷 후기만 검색해 봐도 히어로들이 패배하고 끝나는 허무한 결말에 "무슨 히어로 영화의 전개가 이렇게 맥이 빠지냐"며 엔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하물며 영화가 끝나고 '이제 어벤져스 안 나오는거야?'라고 묻는 커플들도 있었을 정도로 착각의 소지가 다분한 오역이다. 만약 4편이 나와도 박지훈의 자막으로만 내용을 이해한 관객은 어벤져스 4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계획이 나와 봐야 '반전'이 아니라 '전편에선 다 포기한 것처럼 말해놓고 갑자기 또 왜 저런대?'라고 오해하게 된다. 오히려 4를 기대하게 하려면 '아직 지지 않았다'는 희망을 주어야지, 어벤져스 4 떡밥을 투척하는 대사를 아예 반대방향으로 번역해 놓고는 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한다니? 이 오역은 '이건 닥터 스트레인지의 계획임'을 보여주는 대사를 번역가 혼자만의 판단으로 어벤져스 3편에서 스토리가 끝나는 것처럼 바꿔놓은 것이다.
거기에 어벤져스 4의 정식 부제가 Endgame으로 정해졌다는 루머까지 떴는데,이대로 제목이 확정된다면 후속작과 내용상의 연결을 파괴한 오역을 저지른 것을 넘어서서 아예 제목에서 드러나는 직접적인 연결성마저 파괴한 주범이 되어 박지훈은 추가로 1패를 적립하게 된다.
인피니티 워의 감독인 조 루소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임 스톤을 포기한 것은 그것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 확실하게 못박았다.# 이로써 박지훈의 번역과 그에 대한 해명은, 감독의 의도를 번역가가 임의로 뒤바꿔버린 행위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영화 번역 외에도 인피니티 워 개봉과 같은 주에 있었던 2018년 남북 정상 회담을 전후하여 일부 언론은 북핵 문제에 '비핵화 엔드 게임'이라고 칭하며 이를 종반전이나 종착역이라고 설명하여 본래의 용례에 맞게 사용한 사례도 있다. 만약 이걸 문제의 번역으로 했으면 비핵화의 희망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게 된다.기사1, 기사2 기자들도 본래의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를 명색이 직업 번역가가 몰랐다는 건 심각한 자질 결여라는 걸 방증한다. 대강 영문 일간지의 배경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기사를 제대로 읽을 수 없는 수준이다.
쿠키영상에서 새뮤얼 L. 잭슨의 전매특허 대사인 "Motherf..."를 관객들한테 고운말 쓰라고 "어머니"로 번역해 버렸다. 새뮤얼 L 잭슨은 motherfuck 단어 내뱉는 영상만 따로 모아놓을 정도로 욕으로 유명한 배우다. 영미권에서도 마지막 장면을 놓고 배우를 잘 활용한 개그씬이었다 할 정도. 배우나 캐릭터의 특색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장면의 느낌까지 망친 최악의 오역.
fuck을 쓰지 않고 Mother만 발음했다고 하더라도, 영미권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Motherfucker와 같은 의미로 치기도 한다. 한 예로 PS게임인 언차티드 4에서 네이선 드레이크의 대사를 유심히 바라보면, Son of bitch에서 bitch를 생략하고 Son of!! 까지 발음하기도 하며, Motherfucker역시 뒤의 fucker를 생략한 채 Mother!!만 외치기도 한다. 당연히 맥락상에서 어머니! 를 외치는 것이 아니기에 욕설로서 해석하는 것. 당연히 f발음이 제대로 포착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맥락상에서 어머니를 찾는 것이 아니기에 욕설로서 해석해야 했다.
심지어 국장의 어머니가 캡틴 마블이냐는 반응도 있다. 이에 각종 관람자들은 "효자 납셨네"하며 박지훈을 비꼬는 중. 상황이나 문맥을 고려한다면 "이런 씨..." 정도로 옮겼어야 하며, 관람 연령대를 고려한다는 핑계도 댈 수 없는 것이 박지훈이 번역했던 토르: 라그나로크에선 '개새끼'란 표현도 여러 번 나왔다. 본 작품에서도 스타로드가 타노스에게 Asshole이라고 한 걸 '개자식'이라고 번역했고, 브루스 배너가 나오길 거부하는 헐크를 '녹색 개자식'이라고 부르며, 심지어 스파이더맨에게 'Insect'라고 타노스가 일갈하는 부분은 벌레 '새끼'라고 없는 말까지 덧붙였다. 벌레 같은 놈/벌레 주제에 정도로 번역했어도 문제가 없었다. 분명히 "Motherfu..." 의 순수한 직역은 "니미 씨..." 인데다 이것은 어떤 식으로 순화해도 거친 말이 나와야 정상인 것을 난데없이 '어머니'로 번역한 건 번역가의 역량부족이다. 그리고 이미 황석희가 스파이더맨: 홈커밍 엔딩에서 메이숙모의 "What the fu.." 대사를 "뭐야 ㅆ.."라는 번역으로 별 문제없이 사용했었다. 사실 굳이 f에 대응하는 쌍시옷을 넣지 않더라도, 그냥 표상적으로 나온 의미만 살려서 니미 ㅆㅂ...라고만 해도 수위 높지 않게 충분한 뉘앙스를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지훈은 매우 정중한 표현인 어머니로 번역한 시점에서 이미 답이 없다. [6]
대본만 보고 번역하는 상황에서 대본에 딱 'mother'라고만 적혀 있었다면 일어날 법한 실수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박지훈 본인이 과거 인터뷰에서 번역 시 "워크맨을 갖고 작업한다"며 녹음본을 받는다는 걸 분명히 한바 있기도 하고, 통상적인 작업이라면 블라인드 처리된 영상(음성)과 스트립트가 동시에 주어졌을 것이다. 즉, 번역가가 이런 늬앙스를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함량 미달이거나. 기사에 나온 것 처럼 '쌍욕은 아니되 욕처럼 들리는 대체 번역'을 싹 무시하고 '디즈니 영화에 마더퍼커가 나올리 없지'라며 자체적으로 욕설을 심의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스타크래프트 2의 해병의 사망 시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의 경우 게임은 가능한 많은 연령대를 포섭할 수 있는 등급을 받는 것이 제작사에 이득이 되고, 또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실제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병사들이 마지막으로 그리워하는 것이 가족, 특히나 부모님이기에 본래 대사를 'motherfucker'로 추정하더라도 한국판에서는 '어머니...'로 번역한 것을 납득할 수 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자막만이 아니라 음성 역시 한국어로 더빙을 했기 때문에, 전쟁에서 죽어나가는 일개 병사의 단말마로서 처절함이 묻어나는 톤을 더해 어색함이 줄어들었기도 하다. 실제로 서양권 내에서도 한국과 동일한 번역을 한 경우가 많은데, 이탈리아어판에서는 "Mamma(엄마)"로, 스페인어판에서는 "Madre(어머니)"로, 프랑스어에서는 "Maman(엄마)"로 번역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오역이 아니라 오히려 초월번역으로 꼽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러나 인피니티 워의 닉 퓨리의 경우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조직의 국장이 지금까지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기는 상황에서는 단 한 번도 찾지 않다가 이제 와서 뜬금없이 어머니를 외치며 효자설 논란을 일으킨 번역이라 용납하기 어렵다. 즉, 더빙을 통해 아련하게 어머니를 부르는 것으로 내용 자체가 바뀐 해병과는 달리, 닉 퓨리는 소멸해 가는 과정에서 험악한 표정과 말투로 하는 대사라는 것이 문제다.사실 "어머 니X..."가 잘린거였다 카더라. 아니면 이거
타이탄 행성에 들른 타노스가 에보니 모 대신 기다리고 있던 히어로들을 마주하고 자신이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이 곳 타이탄 행성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캐릭터의 논리를 왜곡시키는 심각한 자막 오역이 존재한다.
타노스의 대사에 따르면, 인구과밀과 자원고갈 문제에 직면했던 타노스의 고향 타이탄 행성은 타노스가 제안했던 인구의 절반을 죽이자는 해결책을 무시했고, 결국 종말을 맞아 아무도 살지 않는 행성이 됐다. 그 후 우주로 나간 생존자 타노스는 가모라의 고향 행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들을 침공하여 자신의 해결책을 실행하고, 그 행성에 다시금 번성을 가져오는 효과를 보게 된다.[7] 그로 인해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타노스는 인구 절반 죽이기에 더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자막에서는 타노스가 실제로 타이탄의 인구 절반을 죽였다고 써 놓았다. 자신이 절반을 죽이자고 제안했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절반을 죽였다고 나온다. 이 황당한 오역 때문에 자막상으로 타노스는 자신의 해결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게 이미 모행성에서 입증되었는데도 계속 우주 인구의 절반을 죽이려하는 멍청이 학살광이 되었다. 결국 히어로물의 완성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이번 영화에서 극찬받는 빌런의 매력요소 중 하나인 '빌런의 동기'라는 부분을 완전히 왜곡함으로써 빌런의 매력과 영화 자체의 작품성도 망쳐 버렸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오역사실을 숙지하지 못한채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이 오역은 음성파일 없이 대본만 보고 번역해서 오역이 일어났다는 형태로 옹호할 수조차 없다. 대본 보고 번역하는 것도 못한다는 이야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번역을 한 것이 아닐까 의심되는 수준이다.
처음 가오갤 멤버들을 만난 토르가 "타노스에게 내 백성의 '절반'이 죽임을 당했다"고 하는 부분을 번역하지 않고 넘어감으로써 나머지 절반의 아스가르드인들은 죽지 않고 탈출하였음을 암시하는 부분을 날려버렸다. #
분명히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피난선에 함께 하고 있던 발키리와 코르그, 미에크 콤비도 인피니티 워에서는 볼 수가 없다.[8] 이는 저 대사를 아는 외국에서는 '그렇다면 발키리가 아스가르드인들 중 생존자들과 함께 탈출한 것인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 부분을 번역하지 않음으로써 한국에서는 아스가르드인들이 멸종하고 발키리는 모습도 비추지 못하고 죽은 듯한 상황으로 이해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이 대사를 통해 우주의 균형을 위해 거의 언제나[9] 절반만 죽이는 타노스의 법칙이 아스가르드 난민들에게도 적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타노스의 강박적이기까지 한 성향을 시작부터 드러내는 대사인데 번역을 빼버리면서 이야기 전개를 방해한다.
거기에 인피니티 워의 감독인 조 루소가 인터뷰에서 발키리는 살아있으며 타노스에게 죽지 않은 절반의 아스가르드인들과 함께 탈출선을 타고 탈출한 우주난민상태라고 밝혔다.# 해당 대사를 자막에서 제거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이해할 여지조차 제거해버린 사례가 되었다. 타노스는 절반을 죽였지만 박지훈 오역가는 모두를 죽여버렸다.어머니..
마찬가지로 토르와 만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일행 중 가모라가 "놈은 전 우주를 떠돌며 절반 씩 죽여왔어." 라 말하고 이어 드랙스가 "우리 종족도 당했지.(Including my one.)" 이라 말한다. 하지만 자막으로는 '"우리 종족도 몰살당했지." 라 말한다. 위 처럼 타노스의 동기 밑 행동을 박살내면서 드랙스를 유일한 생존자가 된 것 마냥 오역했다.
Your sister. Her power comes from Asgard, same as yours. When it grew beyond Odin's control she massacred everyone in the palace and tried to seize the thr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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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워와 시간대상으로 가장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토르: 라그나로크로부터 비롯된 오역이다.[10] 라그나로크에서 발키리가 토르에게 "그녀의 힘은 아스가르드에서 나와. 너처럼."("Her power comes from Asgard. Same as you.")이라는 말을 하는데, 박지훈이 한 번역에서는 "너처럼"이라는 말이 생략됐다.
단, 국내에 오역가의 폐해로 알려진 것 처럼 '토르는 아스가르드의 파괴로 번개의 힘을 잃어렸고 그 때문에 스톰브레이커를 구하러 간거다.'고 보기에는 무리인 부분이 많다. 아스가르드의 파괴로 토르가 힘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언급은 해외 매체나 제작진의 코멘트는 물론이고 인피니티 워 영화 안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건 토르, 스톰브레이커 문서를 참고.
캡틴이 비전을 희생시킬 수 없다며 "생명은 거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역설하는 "We don't trade lives"를 번역하면서, '친구를 버릴 수 없다'로 창작을 감행했다. 의미 자체가 완전히 다른데, 원문은 생명을 두고 서로 저울질하며 거래를 할 수 없다, 즉 수백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선택을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11] 이는 지금까지 MCU를 통해 보여준 캡틴의 "신념"을 표현한 중요한 대사임과 동시에, 생명을 저울질해 우주를 구하려는 타노스의 사상과 완벽히 대치되어 사상과 사상의 충돌, 나아가 영화의 주제의식을 나타내는 대사인데, 영화에선 그냥 비전은 우리 편이니까 못 버린다는 1차원적인 대사로 번역해버린 것.
이는 "생명을 저울질할 순 없다"는 의미의 원 대사를 직역한 것도 아니라 완전히 창작 수준의 오역을 한 셈이다. 중요한 건 왜 비전을 희생시킬 수 없는지에 대한 이유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원문은 생명 자체를 저울질할 수 없으므로 이 논리면 비전 자리에 자기들이 모르는 아무나 넣어도 희생시킬 수 없는 건 마찬가지이다. 근데 번역본은 비전이 친구라서 버릴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친구가 아닌 다른 누구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나 이 부분의 오역이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말 그대로 원어를 직역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부분이기 때문이다. 설령 스크립트만 가지고 번역을 하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전후 상황을 고려해볼 때 굳이 의역을 해야할 필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부분이다. 박지훈 오역 문제에 대해 '대중에게 의미를 쉽게 전달하는 번역'을 하느라 오역이 됬을 수 있다는 몇몇 발언 들이 있으나, 일부러 친구를 운운하는 의역은 아무리 시청 연령대를 고래했더라도 지나치게 관객의 지적 수준을 유아 수준에 가깝게 낮춰서 판단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다른 마블 작품 들과 연관성은 있으나 굳이 몰라도 상관 없고, 심하게 고차원적이거나 이해하기 난해한 대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행성의 존망을 위해서 실제로 생명을 저울질하고 풍요와 번성을 위해서 행성인의 절반을 trade하는 타노스의 씬이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관심이 없는게 아닌 이상 이 대사의 의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오히려 더 힘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과거에서 부활한 전쟁영웅을 대변하는 것 이상으로, 2차대전 시기 만연했던 전체주의 사상에 대한 대척점이자 '진정한 자유주의'등을 비롯해, 개인 vs 집단이라는 주제로 현대사회의 '올바름' 또는 '도덕론'에 대한 사상적 철학적 메세지를 던지는 캐릭터라는 점이다. [12] 즉, "We don't trade lives"는 영화에서 단순히 흘려지나가듯이 한두번 읊어지고 넘어가지만, 이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를 통해서 간간히 지속적으로 던져진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 통제사회/국가에 의한 개인의 통제 그리고 그 맹점을 짚고 넘어가는 메세지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공리주의 딜레마[13]에 대한 캡틴의 대답인 것. 결국 이걸 "친구라서 버릴 수 없다"라고 번역함으로써 캡틴 아메리카가 갖는 사상적 메세지를 지워버리고, 비슷한 매체들에서 많이 보여졌듯하게 통속적인 '우정으로 엮여있는 동료관계'를 재탕해버린 것이다.
정리하자면, 각 행성의 문명의 몰락을 막기 위해 강제로 자신의 전체주의적 이념을 전파하는 타노스 [14] vs 개인의 운명을 집단의 편의로 마음대로 좌우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진 캡틴의 사상적 대치를 영화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었는데 '타노스의 동기' 부분의 오역과 함께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내용을 번역으로 맘대로 날려버린 것이다. 결국 원문의 뜻을 엉뚱하게 전달했고 빌런과 영웅의 근본적인 사상 차이라는 좋은 구도를 그냥 날려버렸다.[15]
해당 대사가 제대로 번역되었다면 영화를 보면서 '우주의 생명체 절반이 죽느니 그냥 비전을 희생하는 게 낫잖아'라고 생각한 관객들에게 한 번쯤 생각할 만한 여지를 만들어 줬을 수도 있었을 텐데, '친구를 버릴 수 없어'라는 1차원적인 답변을 던져줌으로써 친구에 얽매이다가 망하는 발암 시나리오로 느껴지게 만들어버렸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생각으로 비전을 희생시키기 원하는 관객에게 있어서도 단순히 '친구니까'가 아니라 '생명은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을 떠올리게 했다면 이러한 논리의 충돌에 대해 관객들 각자가 생각해볼 여지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조 루소 감독은 2016년 7월 내한 강연 당시 '캡틴은 타인을 지키기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헌신, 희생.. 보편적인 인간애 코드였다'라고 언급하며 이를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화 제목에도 시빌 워(영화)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은 바 있다. 즉, 시빌 워에서 버키를 지키기 위해, 본작에서 비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은 우정이 아닌, 범인류적인 보편적인 인간애였으며 이러한 캡틴의 캐릭터 톤을 본작에서 한층 더 발전시킨 것이다. 그러나 박지훈의 오역으로 캡틴의 캐릭터성, 영화의 주제, 슈퍼빌런과 슈퍼히어로의 대립각이 모두 박살나버렸다. Endgame을 '가망이 없어'로 번역한 건 영화의 내용을 날려버린 오역이라면, We don't trade lives를 '친구를 버릴 순 없어'로 번역한 건 영화의 메시지를 날려버린 오역이다.
친구타령 오역으로 메시지가 누락된 것도 문제지만, 그 전에 아예 캡틴의 대답을 정반대로 왜곡해서 오역하는 바람에 캡틴이 자신이 하는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친구 살리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벽창호이자 이기주의자처럼 그려졌다.
위 대사 전에 비전이 "그(타노스)를 막는 길을 단 하나의 생명이 막아선 안돼요(One life cannot stand in the way of defeating him)"[16]라고 비전이 자신이 희생하겠다고 하자, 캡틴은 "하지만 그래야 하는게 맞아.(But it should)"라고 대답했다. 즉, 생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비전의 주장을 부정한 것. 이건 당연한게 대의를 위한답시고 생명을 희생시키는 건 캡틴이나 히어로들이 지키는 정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캡틴이 목숨을 바쳐 수호하고자하는 범인류적인 인간애란 숭고한 정신을 역설한 것이다. 생명이란 저울질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란 소리.
근데 번역은 "그건 그렇지만, 친구를 버리고 갈 순 없어"라고 되었다. 즉, 캡틴이 "네가 하는 말이 맞긴 한데, 어쨌든 넌 우리 친구니까 못 버려"라고 하는, 즉 자기가 하는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가 남이가 정신으로(...) 밀어붙히는 개념없는 이기주의자처럼 그려졌다.
번역에 따르면 캡틴이 비전이 하려는 행동이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단지 비전이 자기 친구라는 이유로 옳은 행동을 외면하는 형편없는 인간처럼 보인다. 이는 MCU에서 계속해서 (비록 그 정의가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지언정)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할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의 정신과 캐릭터성을 완전히 왜곡하는 쓰레기같은 번역이다.[17]
"After the whole accords situation, he and Scott took the deal." (협정을 둘러싼 소동이 끝나고 그와 스콧은 거래를 받아들였어.) 라는 대사가 호크아이는 협정에 서명하고 은퇴했다는 내용으로 왜곡되었다. 전작의 내용과 소코비아 협정의 내용을 생각하면 호크아이가 서명을 하는게 말이 안되며, 애초에 서명했다는 얘기는 나오지도 않는다.
전작에서 호크아이는 소코비아 협정 반대론자 중 하나로서 협정에 서명하길 거부하고 은퇴했다. 전작에서도 나왔지만 로스는 어벤져스에게 서명을 강요하며 블랙 위도우가 "우리가 (로스)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결정을 하면요?(And if we come to a decision you don't like?)," 즉 서명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냐고 하니까 "그럼 은퇴해야지(Then you retire)"이라고 대답했다. 즉, 협정의 내용은 "어벤져스 멤버들"이 이에 동의해서 유엔 합의체의 감시 하에 활동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은퇴하면 어벤져스 멤버가 아니고, 이에 따라 해당 멤버의 서명이 없어도 협정이 통과되기 때문에 서명하기 싫으면 (어벤져스로서) 은퇴하라고 강요한 것이다. 즉, 애초에 어벤져스 멤버들에게 협정 관련해 주어진 옵션은 서명 or 은퇴였고 호크아이가 거래를 받아들였다는 걸 이를 받아들여서 은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정 내용상으로 봐도 말이 안되는 건데, 해당 문서에도 나와있지만 소코비아 협정은 어벤져스 멤버들이 (서명자가 어벤져스로 되어있다) 자유롭게 활동하지 않고 유엔의 통제에 따라 활동한다는 것이다. 즉, 서명하면 유엔 합의체 산하조직으로 활동한다는 걸 서약하는 것이다. 근데 활동한다고 해놓고 은퇴하면 오히려 협정 위반이다. 애초에 소코비아 협정에 서명하지 않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협정에 서명하지도 않고 통제받지 않는 상황에서 히어로 활동을 하는게 범죄인 것이다.
무슨 생각인지 확대해석해서 원문에도 없는 "서명했다"는 말을 추가한 것이다. 박지훈 본인이 극장판 번역을 담당한 시빌 워 관련 내용이라 자신있게 이렇게 쓴 모양인데 문제는 시빌 워 내용에 따르면 협정에 서명 or 은퇴란 상황이 명백하다는 것. 본인이 번역해놓고 기억도 못하는건지, 애초에 이해를 못 한 듯 하다. 시빌 워를 안 본 관객들을 위해 의역했다고 보기도 무리인게 "협정에 서명하고 은퇴했어"랑 "거래를 받아들이고 은퇴했어"는 소코비아 협정에 대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둘 다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건 마찬가지다.
Tony : This isn't Coney Island, or some field trip. This is a one-way ticket. Do you hear me? Don't pretend you thought this through.
Peter : I did think this through. 출처
돌아가라는 토니의 말을 듣지 않고 따라온 스파이더맨에게 토니가 화를 내는 장면에서의 오역이다. 우주선에서 토니가 피터한테 죽을지도 모르는거라고 생각은 하고온거냐, 라고 화내니까 피터의 대답을 박지훈이 "몰랐어요" 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원문은 "I did think this through" 로, "몰랐어요"가 아니라 "충분히 생각해봤어요" 가 맞다. 심지어 두번이나 말했는데도[18] 완전히 정 반대의미로 번역해놨다. 게다가 이번 일의 위험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의 "몰랐어요"라는 대답은, 이어지는 대화에서 피터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지킬 이웃이 없으면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도 없다" 와도 앞뒤가 맞지 않다. 즉, 처음부터 진지하고 충분하게 생각해보고 각오하고 따라온 스파이더맨의 캐릭터성을 철없는 어린애로 왜곡한 셈. 추측컨대 강조의 의미로 쓰이는 'do'의 과거형 'did'가 쓰여져있는 것을 보고 'didn't'의 오타로 보지 않았나 싶다. 답이 없다.
타노스가 잔다르에서 파워스톤을 '훔쳐왔다(stole)'고 번역했다. 하지만 많은 번역 사례와 그 다음 스페이스 스톤을 얻을 때도 같은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볼 때 '빼앗았다' 정도가 옳은 번역이다. 영화 내에서 보여지는 타노스의 강력함과 당당함을 보면 몰래 잠입해서 뭔가를 훔쳐오는 좀도둑에게나 쓸 법한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분명 'decimated Xandar(잔다르를 파괴했다/약화시켰다)'라며 타노스가 잔다르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 역시 무시되었다. 잔다르에서 강탈했다고 표현하는것이 좀 더 나았을 것이다.
에보니 모는 일관적으로 문어체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어조를 사용하며 타노스를 제외한 다른 생명체들을 멸시하는데, 이걸 전부 뭉뚱그려 번역해 버렸다. 예를 들어 뉴욕에 첫등장했을 때는 닥터 스트레인지만 '스톤 키퍼'라고 부르고, 토니는 "이 수다스러운 짐승 (this chattery animal)"라고 했지만 그냥 넘어갔다.[19] 어조를 전혀 살리지 않은 번역은 지금도 유머 소재로 사용되는 토르의 문어체를 단순한 구어체로 번역한 어벤져스 1편 이후 무려 7년간이나 지적당했음에도 발전이 없다. 마블에서 어투는 어벤져스 1편에서 토르와 아이언맨의 대화에서 셰익스피어 드립이나 어벤져스2에서 캡틴의 "랭귀지" 드립 같이 꾸준히 사용되는 장치인데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어조 자체를 날려버렸다.
타노스와 블랙 오더의 관계를 드러내는 대사를 전부 생략했다. 아스가르드 피난선에서 대학살을 벌인 이후 타노스는 블랙 오더에게 "They are two more stones on earth. Find my children, bring them to me on Titan (인피니티 스톤 두 개가 지구에 있다. 그것들을 타이탄으로 가져와라 나의 아이들아)" 라는 대사에서 'Find my children(나의 아이들아)'를 생략하고 단순히 인피니티 스톤을 가져오라는 대사로 번역했다. 심지어 이 직후 "Father, we will not fail you(아버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블랙 오더의 대사에서 아버지를 빼버렸다. 후반부 닥터 스트레인지와 맞닥드렸을 때도 타노스가 그를 보고 에보니 모의 이름을 언급하는 대사를 단순히 '네가 여기 있다는 건 내 부하가 실패했단 거군'이라고 번역해 놨다. 그러니까 블랙 오더가 네뷸라나 가모라처럼 '타노스의 아이들'이라고 드러내는 묘사를 죄다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웡의 대사였던 인피니티 스톤의 능력 설명을 전부 음역하여 영화 이해를 방해했다.[20] 음역을 해야 할 부분과 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구분하지 못한 사례. 각 스톤들을 지칭하는 경우라면 고유명사로 보고 음차한 것이라 볼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각 스톤이 관장하는 힘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어로 풀어서 번역했어야 이후 타노스가 활용하는 인피니티 스톤의 능력들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21] 애시당초 "스페이스 스톤은 스페이스를 관장하고, 리얼리티 스톤은 리얼리티를 관장한다"라는 꼬라지를 보면 번역가가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다는 건 물론이고 한국말조차 제대로 하고 다니는 지도 의문이며 문맥을 살피지도 보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증거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이 장면이 나왔을 때 곳곳에서 실소가 터졌다. 전혀 웃긴 장면이 아니지만 인피니티 워의 번역 상태가 엉망이라는 사전정보가 있는 관객들은 스페이스, 마인드, 소울 하면서 음역하는 자막 꼬라지를 보면서 왜 번역가가 욕을 먹고 있는지 처음으로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토니가 프라이데이한테 시민들을 대피시키라고 명령하는데 직후 나오는 프라이데이의 대답을 생략했다.
비전이 블랙 오더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어 신체 밀도를 조절하는 능력(Phasing)을 잃은 부분을 단순 음역하여 "페이징 능력이 사라졌어"라고 한다. 이는 '물질 통과 능력을 잃었어'라는 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번역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징'이라고 음역해 버려서 오히려 관객이 오해할 소지를 낳았다. 실제로 이 능력의 명칭을 언급한 최초의 장면이기 때문에 '아크 리액터'나 '스파이더 센스'같은 고유명사로 인식했을 수도 있으나, 그러면 영화부터 잘못 이해한 것이므로 여전히 변명의 소지는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지적받았던 '레비테이션 망토(Cloak of Levitation)'도 그대로다. 더빙판에서 '공중부양 망토'로 번역되었던 걸 생각해보면 피드백조차 하지 않는 모양. 또한 'Cauldron of the Cosmos(우주의 솥)'를 '코스믹 칼드론'으로 바꾸는 창조 번역까지 보여주었다.
토르가 니다벨리르에서 에이트리와 새로운 무기를 만들 때 별의 'Iris'(조리개)가 고장나서 'metal(금속)'을 녹일 수 없다고 에이트리가 언급하는데, 이를 아이리스와 메탈로 그대로 음역했다. 아이리스는 국내에서도 카메라 전문용어로 쓰이는 말이긴 하나 굳이 쉬운 말 놔두고 어렵게 번역할 이유가 없다.
타노스가 콜렉터를 협박할 때 '넌 잡동사니와 네 동생도 바꿀 놈이지'란 대사. 이는 토르: 라그나로크에 등장하는, 콜렉터의 형인 그랜드마스터를 암시하는 말이다. 참고로 라그나로크 번역자도 박지훈. 애초에 younger brother이라 한 것도 아니라 그냥 형제라고 번역하면 되었을 부분이다. 뉘앙스 자체도 "넌 잡동사니 하나에 형제도 팔아넘길 놈이지." 정도가 전달이 잘 된다.
제임스 로드가 로스 장관의 통신을 꺼버리고 캡아 일행을 맞이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 대사는 court martial (군사재판)감이라고 한다. 그대로 번역해도 되는 부분이지만 단순 위법과 재판은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에 왜 바꿨는지 이해가 불가한 부분.
완다가 비전의 마인드 스톤을 파괴하기 전 망설이자 비전이 하는 대사인 'It’s alright, you can never hurt me. I just feel you.(괜찮아요. 난 고통스럽지 않을꺼에요. 당신만을 느끼니까.)'를 '괜찮아. 만약 일이 잘못돼도 우린 영원히 함께할꺼야. 난 당신만을 느끼니까'로 대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고리타분하게 재창작했다.
그리고 'I just feel you'라는 비전의 대사는 영화 초반부 비전이 완다의 손을 자기 이마의 마인드스톤에 가져다 대면서 뭐가 느껴지냐(Tell me what you feel)고 물었을때, 완다가 대답한 '당신만 느껴진다(I just feel you)를 되돌려주는 부분이다. 자막에선 이 부분도 '그냥 자기'라고 나왔기 때문에 연관성을 눈치채기 어렵다.
니다벨리르의 에이트리가 한 대사 “살려줄지 알았는데” 의 맞춤법이 틀렸다. “살려줄 줄 알았는데” 가 맞다.
캐릭터의 관계에 상관없이 여성이 남성에게 존댓말을 쓰는 고질적인 번역문제가 있다. 음바쿠가 "오늘이 와칸다가 멸망하는 날이군..."이라고 중얼거리자 오코예가 "만약 그렇다면 역사상 가장 고결한 멸망일거야!"라고 패기있게 대답하는데 극장판 번역에서 이걸 오코예가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번역했다. 오코예는 왕의 최측근이자 장군으로 국정을 논하는 부족장 회의에 참석할 정도의 고위직이며, 음바쿠와 완전히 동등한 위치라 존댓말을 쓸 이유가 전혀 없다. 한국정서로 생각해봐도 음바쿠가 오코예보다 나이가 확연히 많은 것도 아니며, 무엇보다 이미 음바쿠가 왕인 트찰라에게 "Of course, brother"라고 하는 장면을 반말로 번역해놨다. 즉, 고위직들끼리 서로 존대하는 걸로 설정한 것도 아니란 셈. 음바쿠가 왕한테도 말을 놓는 반면, 호전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오코예가 자기와 완전히 동등한 위치인데다 동년배인 음바쿠에게 존댓말을 쓴다는 건 말도 안된다.
웡이 인피니티 스톤을 설명하며 이를 지칭한 단어 "elemental crystal"가 크리스탈 스톤으로 번역됐다. element는 구성/성분이라는 의미로서 여기서는 "우주의 성분을 담은 결정체"란 뜻으로 인피니티 스톤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근데 이걸 아무 의미도 없는, 무슨 장신구처럼 번역해놨다. 큰 의미는 없지만 무성의한 번역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타로드에게 "네가 섬기는 주인이 누구지(what master do you serve)" 라고 묻자 스타로드는 황당해하며 "뭐라고 말해야되는데? 예수님?(what am I supposed to say? Jesus?)"에서 예수님(Jesus)을 하느님으로 번역해놨다. 한국어 화자 사이에서 하느님이라고 하면 보통 크리스트교의 유일신을 떠올리기 때문에 의미는 통한다. 하지만 하느님은 일반적인 God의 뜻도 분명히 있다. 게다가 '예수'가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관객들이 못알아들을리가 없는데 어째서 바꾸었는지 의도를 알 수가 없는 번역이다.
레드 스컬이 "모든 이들을 아는 것은 제가 받은 저주지요"라고 번역하는 것으로 해석해 그가 마치 지식의 신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는데 원문은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아는 것(to know all who journeys here)"이다. 즉, 보르미르를 방문해 소울스톤을 찾는 이들에 대해 그가 알게 된다는 의미인데, 초자연적인 일이긴 하지만 모든 지식을 아는 것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그런데 마치 그가 모든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다는 듯 번역해서, 당연히 토니에 대해 알고 있을 타노스가[22] cursed with knowledge란 관용구를 이용해 토니를 이미 알고 있다고 한 평범한 대사를 갖고 "소울스톤을 얻은 타노스가 은하계 모든 영혼들에 대한 지식을 얻어서 그런거다"는 등 추측이 난무하게 했다.[23] 게다가 "certain wisdom" 즉 "특정한 지혜"를 그냥 지혜로 번역해버렸다.
에이트리 관련해 사소한 오역 및 번역 누락이 몇개 있는데, 에이트리는 중성자별의 힘을 맨몸으로 버티겠다는 토르에게 "그러면 죽을거야(It will kill you)"라고 확실히 죽는다고 얘기했는데, 번역은 "죽을 수도 있어"라고 되었다. 또한 스톰브레이커를 두고 "아스가르드에서 가장 위대한 무기가 될 예정이었지(Meant to be the greatest in Asgard")"라고 한 부분이 누락되었다.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토르가 해낸 일이 죽을 가능성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확실히 죽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일이었다는 것과, 스톰브레이커가 묠니르는 물론이고 궁니르조차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 무기였다는 점이 누락되었다.
로켓과 토르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토르가 자신의 가족을 이야기 하는데 토르가 일부러 부모님과 친구가 어떻게 죽었는지 말하지만("Both dead,Killed by a Dark Elf, Stabbed through the heart. ") 번역에서는 다 "죽었다"로만 나온다. 단순히 죽었다가 아니라 어떻게 죽었는지 말하면서 비극성을 강조하는 부분인데 홀랑 날려버린 것. 또한 프리가나 헤임달의 죽음은 토르 전 시리즈를 생각하면 상당히 중요한 장면이라서 넣은 대사인데도 그런 생각은 일절 안하고 맘대로 했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참고로 박지훈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도 다크 엘프를 암시하는 대사를 멋대로 '난쟁이'라고 왜곡한 전적이 있다. 심지어 토르: 다크 월드의 번역가도 박지훈.
토니 스타크가 에보니 모에게 "징징이(squidward)"라고 부르는 대사는 그냥 짤렸다. 그밖에도 닥터가 토니를 "이 등신아(Douchebag)"라고 부르는 것 등도 그냥 깔끔하게 무시되었다.
닥터스트레인지를 구해낸 뒤 우주선 안에서의 대화에서, 피터가 끼어드는 부분에서 토니의 대사 누락이 있다. 지원군 없이 우주에 있다는 토니에게 피터가 자기가 지원군이라는 의미로 "지원군 여기 있는데요 !" 라고 말하는 것에 토니가 "어른들 얘기하잖아"로 꾸짖는데, 사실은 "No. You're a stowaway. The adults are talking"이 원문으로 박지훈의 번역 자막에서는 "아니. 넌 (지원군이 아니라) 밀항자야." 가 누락되었다. 이는 사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애드립으로,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스파이더맨인 피터가 몰래 배에 올라타 벌쳐일당을 쫓았던 전적을 가리키는 센스있는 애드립이었다. 하지만 박지훈의 자막에서는 누락되어 많은 한국 관객들은 알지 못하고 넘어갔다.
노웨어에서 스타로드가 가모라를 제압한 타노스에게 "그녀를 풀어줘, 그리미스(Let her go,Grimace)"란 대사에서 그리미스를 생략하고 번역하였다. 국내에서는 보라색 뚱이같은 맥도날드 캐릭터인 그리미스#가 인지도가 없어 그냥 생략한 것 같은데, 단순하게 보라색 괴물 내지는 보라색 뚱땡이라고만 했어도 유머성 대사임을 나타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국내에선 보라색 캐릭터로 가장 유명한 보라돌이 정도로 번역해도 됐을 것이다. 실제로 비슷하게 가오갤 2에서 테이저페이스를 놀리는 로켓이 "Scrotumhat(불알모자)" 라 부르는 장면을 "불타는 거시기"로 의역한 적이 있기에 이 부분도 충분히 의역이 가능했다. 아님 그거도 오역이거나
예고편에도 나왔던 스타로드가 아이언맨의 계획을 지적하는 장면. "네 계획은 최고야. (사이) 구리다는 것만 빼면(I think it's good, except it sucks.)"이라는 개그성 대사를 '네 작전은 괜찮은데 좀 별로야'로 밋밋하게 번역하였다. 시간차를 두고 반전을 주는 말장난을 한 문장 안에 때려넣음으로써 그냥 흘러가는 대사로 만들었다. 하지만 번역과는 별개로, 본편에서는 예고편에 등장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고, "I like your plan, except it sucks." 라는 대사가 있는 장면이 나왔으며, 예고편보단 덜한 말장난이였다. [24]
토르가 '타노스는 노웨어(Knowhere)로 갔을 거야'라고 하자 노웨어가 뭔지 모르는 맨티스는 그 말을 '타노스는 어디에도(nowhere) 가지 않았어'로 이해하고 '어디로든(somewhere) 갔겠죠'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자막에선 '그런 곳은 없어요'로 나왔다. 해당 개그의 특성상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 내용이긴 하다. [25]
타이탄 행성에서 작전을 짜는 장면 중 스타로드가 스파이더맨에게 '영화 풋루즈(Footloose)가 아직도 가장 위대한 영화니?'라고 묻자 스파이더맨은 '그런 적도 없는데요'(It never was.)라고 대답한다. 누가 봐도 세대 차이와 스타로드가 고향의 대중문화를 접한 지 오래 지난 것에서 생기는 개그신이지만 자막상으로는 스파이더맨의 대답을 '아뇨' 라고만 번역해서 관객들이 개그신인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이건 한국 관객들이 풋루즈가 익숙한지 아닌지와는 관계없이 영어의 말장난을 이해 못 한 것이다.[26]
토르의 멋진 외모를 보고 열등감이 폭발한 스타로드가 토르의 목소리 톤과 억양을 흉내내어 말할 때에도 존칭과 표현을 재미있게 사용하는 것이 적지 않았는데 그냥 밋밋하게 번역되었다. 드렉스와 토르는 문어체 말투를 사용하고, 토르와의 첫만남에 토니가 놀리기도 했는데 자막에서는 전혀 표현되지 않는다. 만약 이 부분이 잘 표현이 되었다면 자막에서는 "등신"으로 나온 "moron"은 조금더 문어체스러운 "미물"로 번역이 되었을 것이다. 번역가의 역량 부족 혹은 안일하고 불성실한 작업 자세로 인해 캐릭터의 특성 하나가 퇴색한 셈. 다만 스타로드가 토르를 흉내낼 때는 목소리가 우스꽝스러워서 자막이 아닌 배우의 목소리와 연기를 보고 부분적으로나 웃을 수 있었던 장면이기는 하다. 또한 이 말투는 개그포인트 중 하나인데 미국의 대중문화에서 고풍적인 인물들은 영국식 발음을 하는 경우가 많고(스타워즈 시리즈의 레아 공주도 처음엔 어색한 영국식 발음을 하다가 포기했는지 후반부엔 그냥 미국식 발음을 한다), 아스가르드인들도 대부분 의도적으로 영국식 발음을 한다. [27] 전체적으로 암울한 분위기의 작품이었지만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적절한 시기에 위트있는 연출과 표현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번역가가 이것을 살려주지 않아 마냥 어두운 영화가 되어버렸다.
에이트리가 중성자별의 힘을 맨몸으로 버티겠다는 토르에게 "(중성자별의 에너지가) 널 죽일거야(It will kill you)"라고 하자 토르가 "내가 죽는다면 말이지(only if I die)" 라고 한다. 에이트리는 당황하며 "죽는다는게 그런 의미라고 (yes that's what killing you means)"라고 한다. kill you와 die는 의미적으로 "죽는다"는 것이지만 kill은 어느 한 주체가 다른 주체를 능동적으로 죽이는 걸 지칭하고(A가 B를 죽인다), die는 단순하게 죽는걸 의미한다 (B가 죽다). 즉, 에이트리는 (의도 자체는 토르가 죽는다는 걸 우려한 거지만) "중성자별이 너를 죽일거다"고 표현하자 불굴의 의지를 가진 토르가 그 정도로 죽진 않을거라며 "내가 그런 걸로 죽는다면 말이지"라는 식으로 패기 있게 받아친 것인데,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에이트리가 '저게 뭔 차이지?'란 심정으로 벙쪄서 "그게.죽는단 소리인데..."라고 답하는 씬이다. 근데 극장용어는 "죽을 수도 있어," "죽는단 말이지," "그래 진짜 죽을수도 있다고"라고 해서 마치 토르가 죽는다는 것을 뻔히 듣고도 1.말귀도 못알아들어서 동문서답하거나 or 2. 갑자기 죽는단 소리에 망설이는 것처럼 그려놨다. 유머와 토르의 패기, 원래 의미를 전달하려면 "네 목숨을 앗아갈거야(It will kill you)" , "그 정도에 내가 죽는다면 말이지(only if I die)", "그게 목숨을 잃는다는 뜻인데...(yes that's what killing you means)" 처럼 두 단어를 다르게 번역하거나, 아니면 살짝 뉘앙스를 바꿔서 "너 그러다 죽을거야" - "내가 죽을 것 같아?" "그래" 같은 식으로 개그스럽게 번역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28]
헤임달이 마지막으로 힘을 짜내 헐크를 지구로 보낼때 나온 대사가 암흑 에너지라는 표현 대신 사악한 마법이라는 뉘앙스로 오역되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원문 자체가 All father, let the Dark Magic flow through me one last time. (조상님들이여 마지막으로 단 한 번 암흑의 마법이 몸에 흐르게 해 주소서) 이라 어둠의 힘으로 해석한 것 자체는 오역이라고 볼 수 없다. 헤임달이 마법과 기술이 혼합된 아스가르드의 전문가인 만큼 Dark를 공간 도약을 다루는 SF 장르에서 에너지원 등으로 자주 쓰이는 암흑 물질(Dark matter)과 연관지어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이걸 반영한다 해도 암흑 물질의 마법 같은 더 혼란스러운 용어가 될 요지가 크고, 박지훈 본인이 Dark를 거기까지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어쨌든 알 수 없다.Dark Magic에 대한 추측을 해보면, 어벤저스 1에서 로키가 토르한테 잡혔을때 하는 대사중 With the Bifrost gone, how much dark energy did the All father have to muster to conjure you here가 있다. 의역하면 비프로스트도 없이 널 여기에 보내려고 '오딘'이 얼마나 많은 암흑 에너지를 사용했을까 정도.[29] 위의 Dark Magic과 아래의 Dark Energy가 둘다 비프로스트를 열수 없을때 지구로 누군가 보내면서 사용한 힘인걸 생각하면 정황상 같은거 일수도 있다. 그리고 Dark Energy는 오딘이 가진 힘중 하나이다. 또, All father가 MCU에서 오딘의 칭호였다는 걸 생각하면, 헤임달의 기도는 자신의 조상이 아니라 선왕 오딘에게 드리는 것이었는데 오역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30]
비전이 완다에게 반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다. 비전은 본래 완다에게 존대로 번역되었고, 본작에서 비전이 반말을 하는게 차라리 덜 어색할 만큼 짧고 가벼운 심정의 대사가 있던 것도 아니기에 반말은 필요 없는 어색함을 가져오기만 한 역기능이 더 많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사실 반말만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서로를 부를 때 '자기'라는 2인칭을 사용해서 마치 열애 중인 한국 연인처럼 느끼게 된다. 본작에서 비전은 말을 더듬고 연애에 매진하는 등 캐릭터성 변화가 있긴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존대말을 유지해서라도 같은 캐릭터임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는 것이 위화감이 적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직 남아있는 비전의 고풍스러운 어투가 '자기'에 묻혀서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존대였다면 '당신은 나를 아프게 하지 않아요' 같은 번역도 가능했을 텐데, 비극의 커플이라는 애절함과 감성이 반말 때보다 상승하면 상승했지 줄지는 않는다. 사실 해당 대사를 영어로 들어보면 명확히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완다는 비전을 편하게 대하는 반면 비전은 완다에 대한 사랑과 별개로 그녀를 아직도 상당히 조심스럽고 정중하게 대한다. 애초에 비전은 말을 줄여서 하지 않고 정식 용어로 완전히 풀어서 하는등 (We're out of time이라고 하지 않고, We are (쉬고) out of time이라고 마치 연극톤처럼 또박또박 얘기한다) 누구에게도 완전히 비격식체로 말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브루스 배너는 똑같이 트찰라와 슈리를 처음 봤음에도 트찰라에게는 폐하라고 존댓말을 하지만 슈리도 같은 왕족임에도 불구하고 슈리에게는 반말을 한다. 물론 슈리는 브루스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는 것으로 번역했다. 그런데 영어 기준으로 봐도 틀린게 아닌데 트찰라에게만 Majesty, sir를 붙힌다. 슈리가 존댓말 하는 게 오역인지도 애매하다. 슈리가 외부 민간인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는 인물인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둘의 겉모습만 보면 브루스가 훨씬 나이가 많은 모습이며, 이전 묘사를 보면 브루스가 왕 대우를 했다가 망신을 당하고 다른 히어로들이 트찰라에게 반말을 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브루스가 트찰라 외에 왕족에게 나이불문하고 존댓말을 하는 장면은 없다. 이 둘의 존대 부분 설정은 한국에 맞게 옮기는 데는 미묘한 면이 있다.[31]
타노스가 토니에게 서로가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dge)에 빠져 있다 주장하는 대사가 있다. 토니는 이에 "내 유일한 저주는 너야" 라고 맞받아친다. 관용구의 뜻을 풀어주지 않고 딱 잘라서 '저주'라고 써놓은 것 때문에 어떤 특정 인과에 대한 대사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앞 장면에서의 레드 스컬의 저주를 받았다와 (방문하는 이들의)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오역과 언급과 연계 해석될 경우 인피니티 스톤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오인될 수도 있다. Curse of knowldge는 '내가 아는 걸 상대방이 당연히 안다고 생각한다'것과 연관된 심리학 실험에서 나온 용어다. 토니가 맞받아치는 대사까지 생각하면 명백하게 부정적인 뜻의 어휘가 들어있는 것이 좋으니 "지식의 무게에 고통받는 자…" 등을 쓸 수 있다. 이 경우 토니의 대답은 "날 고통스럽게 하는건 네녀석 뿐이야."로 하면 원문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
'Endgame' 오역 장면 이후 닥터 스트레인지는 사라지기 전, 토니에게 "Tony, There was no other way." 라는 말을 남기며 사라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자막 번역에서 "방법이 없었어."라고 나왔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그 부분은 "다른 방법이 없었어"라고 정상적으로 나온다.
타이탄에서 히어로들이 사라지고 네뷸라가 "He did it." 이라는 대사를 "그놈의 짓이다."로 번역하였다. 그러나 누가 했냐는 의미보다는 타노스가 전 세계 생명체의 절반을 소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놈이 성공했군'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다.
토르가 스톰브레이커를 가지고 와칸다를 종횡무진하며 외친 "Bring me THANOS!" 가 "타노스 데려와!"로 번역되었다. 위엄있는 장면보다는 속 시원한 장면으로 해석한 듯 한데, 초반에 헤임달이 타노스의 손에 죽는 걸 본 토르가 "You are going to die for that." 이라는 격식보다 본인의 한을 드러내는 대사를 씹어뱉듯이 읊은 적이 있으니 나름 근거가 있는 번역이다. 정작 해당 대사는 "목숨으로 갚을 거다." 라고 다소 격식있게 번역되었지만... 어쨌든 "타노스를 데려와라!" 였으면 토르의 한 표현은 조금 덜했어도 라그나로크부터 강조되는 천둥신의 위엄은 극대화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번역이다. 사실 어벤져스 1때부터 있던 논란으로 각 히어로는 사용하는 말투가 조금씩 달랐다. 그중에서도 토르는 사극톤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위에 언급했던 "타노스를 데려와라."가 가장 적절한 번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고 가모라의 환상을 볼 때 "나의 딸?"이라고 번역했다. 원문도 "Daughter?"인데 굳이 소유격까지 붙여서 부자연스럽게 번역할 이유가... 차라리 "딸아?" "딸이니?" 정도로 번역했다면 나았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해졌는데도 디즈니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마블 영화는 해석의 차이이기 때문에 그 부분의 해답이 어려울 것 같으며, 답은 어벤져스 4에 있을 것이다"라고 답하며 현재의 상황에 사과나 수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박지훈을 옹호하기만 하고 있다. 허나 관계자의 주장을 정면에서 비꼬듯 이렇게 다른데 해석의 차이라니라는 헤드라인으로 조목조목 본작의 오역과 디즈니 코리아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기사도 올라왔다. 허지웅 또한 한국어로 ㅆㅂ... 라 말하는 장면에 영자막을 SEED라고 하면 그 것을 해석의 차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제대로 깠다.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영화의 작품성에 먹칠을 한 만큼 파급력도 엄청났다. '어벤져스 오역' / '박지훈 번역가' / '박지훈' 등의 단어가 4월 26일 하루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렸다.
여담으로 불법적으로 영상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 등지에서 제작된 개인제작 자막에 대해서는 '영상은 구린데 자막은 영화관보다 좋네요.'같은 드립이 중구난방 우후죽순으로 터지는중. 옳고그름이나 문제의 본질을 떠나서 오만데서 다 욕먹는중.
영화 유튜버들도 엄청난 비난을 했는데, 리뷰영상에서 짤막하게 언급하고 대부분이 박지훈의 실명을 거론하는 대신 번역가라고 표현한 반면, 발없는새는 아예 번역을 비판하는 영상을 따로 제작했고, 박지훈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한 비판을 했다. 단 닉 퓨리의 대사는 대본만 보고 번역했다면, 그리고 대본에 mother만 써있었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도 어벤져스 오역이 화제가 되는 바람에 많은 관객들이 원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어느정도냐면, 극장에서 만약 뒷좌석에 앉았다면, 영화 끝나고 스탭롤이 올라갈때 관객들이 너나없이 스맛폰을 꺼내 어번져스 오역을 검색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한편, 앞으로 출시될 블루레이에선 수정 가능성이 생겼다. 디즈니 계열 작품의 블루레이를 국내에 유통하는 FNC애드컬쳐측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내 유저의 자막 수정 가능성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디즈니 본사에 자막 수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실제로 수정이 될 지 여부는 본사측이 결정한다고 한다. #
누군가가, 황석희 번역가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박지훈 저격글을 올렸다. 이에 황석희 번역가는 해명글을 올리고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그러나 과격한 제목의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언론사가 찌라시 수준의 보도를 자주 하는 인사이트이니 놀랍지도 않다. 근데 해킹 아니었어도 이 사람은 이런 말 할 자격 있다는 게 함정
동아일보: “‘어벤져스3’ 번역, 결말 바꿔버린 수준”…박지훈 번역가 ‘오역’ 논란, 입력 2018-04-26 15:47
조선일보: [종합] '어벤져스3', 오역 논란에 국민청원.."자막 수정 가능성無", 2018.04.26 17:19
공중파
심지어 외신에서도 이 사건을 다뤘다.
외신기사
하지만 한국 담당 기자가 쓴 거라 크게 의미 부여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을 '잔인한 매도'라며 박지훈을 쓸데없이실드치는 기사도 나왔다. # It's end game"을 '어벤져스3'를 일단 마무리하고 '어벤져스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하기 위해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한 것이란 박지훈의 변명을 옮기고 각각의 대사는 박지훈 작가가 의도와 이유를 담아 번역한 것인데 매도를 한다는 기사지만, 지금의 관객의 분노가 감독과 각본 작가의 의도를 반대로 전했기 때문인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변명이다.
번역가가 할 일은 말 그대로 번역이다. 감독, 각본가 등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자국의 언어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관객이 알고 싶어하고 또 알아야 하는 것도 감독의 의도이지 번역가의 의도가 아니다. 사실 자막이 아니라 영화 분석 논문이라 하더라 마지막에 보면 기자도 번역가가 아니라 작가라고 디스한다
게다가 박지훈의 오역 때문에 영화 개봉 첫날에는 캡틴마블을 닉 퓨리의 어머니로 소개하는 언론기사도 나왔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박지훈 번역가의 번역 참여 반대 및 퇴출 청원이 올라오기까지 하였다. 2018년 5월 15일 기준으로 8천 명 이상이 이 청원에 동의하였다.
설령 답변 기준인 30일 동안 동의자 수 20만을 돌파하더라도 해당 청원의 요청대로 정부 차원에서 번역가를 퇴출시킬 리는 만무하지만, 10주년 기념작이자 클라이막스, 올스타전 등 다양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본작에서 그동안 지적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악화된 번역과, 보이지 않는 개선의 의지가 여론을 이 정도로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사태의 심각성과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이유로 청와대에 이런 청원을 넣는 것에 대해 "20만 명이나 청원에 동의할 리도 없거니와 어느 정도 주목을 모으면 약간의 소란을 통해 문제 해결을 꾀할 수 있다. 만약 20만 명을 넘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라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종으로 보거나, "오죽했으면 그러겠나", "여론을 모으기 용이한 장소에 문제점을 제시해 신속한 동의와 문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 같이 청원을 옹호하거나 타당하게 보는 경향도 있다.
특정 작품을 연령에 관계없이 상영 또는 출판하거나 불온한 사상을 걸러내기 위해 작품의 내용을 검열 또는 편집하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은 작품의 언어만 한글/한국어로 번역하고 적합한 등급을 지정해 출시/상영하고 있으며 들여오는 외국의 작품 수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번역가에겐 단순히 외국어를 빠르게 번역하는 속도 뿐만아니라 작가나 감독의 의도를 명확히 캐치하는 수준 높은 번역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번역의 질을 올리고 번역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결국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인맥으로 일을 몰아주는 작금의 현실을 타파해야 하며, 문제를 오랜 시간 질질 끌다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그 심각성을 신속히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수만 독점하던 파이를 쪼개면 먹는 사람 수가 늘고 경쟁이 곧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번역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2018년 초 청와대 청원으로 제기되었던 번역청 설립과 연계하여 체계적인 조직 설립을 검토할 여지도 있다. 반대로 배급사는 이렇게까지 대대적으로 논란이 된 번역가와 계약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는 만큼, 이번 사건은 박지훈이 번역계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문서의 문제점 문단에 기재되어 있듯,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행정부가 처리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 또한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번짓수를 잘못 찾은 것. 이런 류의 하소연은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거나 사회정의를 저해하는 문제가 아니라 디즈니에서 제공하는 상업영화를 즐기는 문화생활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미국의 디즈니 본사나 마블 스튜디오에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33]
박지훈 번역가의 오역 문제가 대표적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박지훈 번역가는 오역의 대명사로 통하는 사람 중 한 명일 뿐, 오역이라는 문제나 개념 그 자체가 아니다. 따라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문화계가 한층 발전하기 위해 (현재 박지훈 번역가의 오역 문제를 사례로 들며) 본연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거나 왜곡이 만연한 현재 번역계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 또는 요청한다거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가 한국내 누적 관객이 8천만명을 넘기고 한국 촬영도 2차례나 하는 등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질적 발전과 개선에 협조할 수 있는 사안을 확인 또는 요청하는 등 거시적 관점의 청원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주목을 모으고 있는 청원은 박지훈 번역가 개인의 퇴출을 요청하는 미시적이고 개인에 국한된 제목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특정인에 대한 비난의 성격이 강한 청원이 번역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해석은 심한 비약이다.
물론 청원 동의자 수가 20만명 미만으로 청원이 마감된다면 정부의 답변 없이 각종 매체들이 우리 사회의 일면으로 보도 할 하나의 현상으로 끝날 일이기는 하다.(실제로 외신에서도 보도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그러나 정말로 청원자 수가 20만을 넘어버리면 "원칙적으론 행정부와 무관한" 사안에 대해 "행정부 소관이 아니다." 또는 "관련 부서를 찾아 대안을 모색하겠다" 같은 원론적인 답변을 해야 하며, 20만을 넘지 못 하더라도 그에 육박하는 십 수 만 명에 달할 경우 청원이 마감 될 때 까지 청원자 수를 예의주시하거나 20만을 넘겼을 경우의 답변을 사전 준비 또는 검토해야 하는 등 청원 동의자 수가 20만을 향해 갈 수록 행정력이 낭비될 우려 또한 커지게 된다.[34] 그것도 문화계의 질적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개선책 마련 같은 청와대가 고려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 청원의 제목과 내용에 맞추어 문제시 되는 번역가 한 명에 대한 입장을 답변의 주된 방향으로 삼고서.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번역 문제의 개선을 위해 이 외에도 수많은 청원이 있었겠으나, 적어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이 그간 쌓여온 불만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되어 가장 많은 청원자 수와 주목을 모으고 있는 상기 링크의 청원은 대다수의 관객이 무엇 때문에 분노하는가는 잘 짚었을 지언정 적절한 곳에 청원했다거나 청와대나 행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방항으로 청원했다고 볼 수 없다. 옳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위해 관련성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목을 모을 수 있는 장소를 수단으로 삼는다면, 수단으로 삼는 쪽의 행위 또한 정당성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한 영화의 오역이 과연 번역가 한 사람만의 잘못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번역을 입힌 영화를 공식적으로 배급하는 것은 박지훈 본인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설정에 대해 아는 검수자가 한번 읽어보기만 했어도 이 정도의 번역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배급사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서는 상술된 오역으로 점철된 영화를 최종본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를 망치는 오역임에도 불구, 박지훈의 오역을 "해석의 차이"라고 감싸주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을 봤을때, 소설가가 소설을 쓰면 출판사에서 검수를 하고 기자가 기사를 쓰면 데스크에서 검토를 하는 이른바 데스킹작업이 평소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없었던 듯하다. 영화의 배급을 관장하는 곳에서 오역 지적에 대한 아무런 피드백이 없고, 오히려 옹호하기에 급급하니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번역 후 검수만 4명이라고 한다.
더불어 디즈니 코리아는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딱히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번역 속도가 빨라서 좋다는 이유 하나로 박지훈을 쓰고 있다는 말도 있다.#
결론을 보면 디즈니 코리아 입장에서는 박지훈을 쓰더라도 손해를 보는것이 아무것도 없다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번역을 잘했다고 관객이 더 오는것도 아니고. 번역 망쳤다고 관객이 안오는것도 아니다. 번역에 상관없이 흥할 영화는 흥하고 망할 영화는 망한다.[35] 즉 대부분의 외화가 적어도 번역 때문에 흥행 실패할 가능성은 낮고,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는 무조건 흥행이 보장된 거나 마찬가지라서 오역 때문에 욕은 들어도 금전적으로 손해볼 일은 없으니, 비판을 무시하고 오역으로 악명이 자자한 번역가를 계속 쓰는 것이다. 실제로 디즈니 코리아는 일부 마블 영화들을 제외한 영화의 마케팅이 소극적이고 어이없기로 악명 높다.[36] 이 때문에 디즈니 갤러리에서는 '딪코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면서 까는게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히어로 코믹스와 영화 팬덤 커뮤니티인 히어로 갤러리에서는 인피니티 워의 번역 질에 대해 디즈니 본사에 직접 영문으로 청원을 넣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다.한 히갤러가 케빈 파이기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파이기에게 박지훈을 그만 써 달라는 요청을 보냈다.[37] 또한 디즈니 본사에 보내려는 청원도 진행 중이다.
결국 디즈니 본사에서 디즈니 코리아의 몰상식함을 인지하고 대응하지 않는 이상 이번 일도 그냥 넘어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38]그렇게 박지훈이 좋으면 본사와 오가는 서류 번역도 맡겨보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