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시인 두보(杜甫)의 시(詩)
(52-1) 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 봉선현으로 가는 길
※ 杜甫가 長安에서 奉先縣으로 가며 읊은 五百字 詩(43세 때 쓴 최초의 장편 敍事詩)
杜陵有布衣(두릉유포의) 두릉에 베옷 입은 사람이 있어
老大意轉拙(노대의전졸) 늙어갈수록 그 뜻은 더욱 치졸해졌네
許身一何愚(허신일하우) 내가 생각해 봐도 아둔하고 고루하여
竊比稷與契(절비직여설) 옛 명신(名臣) 직(稷)과 설(契)에 비하기도 한다네
居然成濩落(거연성호락) 풀리는 일이 없고 기가 죽어
白首甘契闊(백수감결활) 머리카락 세도록 갖은 고생 달게 받았네
蓋棺事則已(개관사즉이) 관 뚜껑이 닫히면 모든 일이 끝나지만
此志常覬豁(차지상기활) 내 뜻 한번 펴기를 항상 바라왔지
●註 *남쪽 두보의 故鄕<漢宣帝의 皇陵이 있는 곳>
*轉拙(전졸)-갈수록 어리석어지다 *마음속에 다짐
*一何愚(일하우)-우둔하고 고루함 *稷與契(직여설)-舜(순) 임금의 두 대신 稷(직)과 契(설)
*濩落(호락)-일이 풀리지 않아 기가 죽음
*契闊(결활)-갖은 고생 ❉覬豁(기활)-도달하기를 바람 <契>쓰임에 따라 글, 결, 설로도 읽음
窮年憂黎元(궁년우려원) 한 해가 끝나면 너나없이 근심에 젖고
歎息腸內熱(탄식장내열) 탄식하고 애태우며 살아간다네
取笑同學翁(취소동학옹) 또래(同學)의 노인들이 비웃기라도 하면
浩歌彌激烈(호가미격렬) 호탕하게 노래하고 더 맹렬히 살았다네
非無江海志(비무강해지) 강이나 바다에 굳이 은거할 것 없어
蕭灑送日月(소쇄송일월) 자유롭고 깨끗한 나날 살고 싶었다오.
生逢堯舜君(생봉요순군) 생전 요순(堯舜) 임금의 태평성대를 만날까...
不忍便永訣(불인편영결) 차마 이대로는 죽을 수가 없구나.
●註 *窮年(궁년)-한해를 마침<終年> *黎元(여원)-백성<늙은 백성> *腸內熱(장내열)-속이 타고 초조함
*江海志(강해지)-초야(草野)에 은둔하려는 생각
當今廊廟具(당금낭묘구) 지금 조정의 문무백관은 인재들 많아
構厦豈云缺(구하기운결) 큰 집을 짓는데도 모자람이 없건만
葵藿傾太陽(규곽경태양) 해바라기 언제나 태양을 향하듯
物性固難奪(물성고난탈) 나라를 향한 내 본성을 빼앗을 수는 없어라
顧惟螻蟻輩(고유루의배) 생각해 보면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들이
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단지 제 몸 기어들 구멍만 찾는다네
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어쩌자고 큰 고래(원대한 이상)를 사모하여
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홀연히 떨치고 넓은 바다로 나설 수 있을까?
●註 *廊廟具(낭묘구)-조정의 인재 *構厦(구하)-큰 집<나라> *云缺(운결)-부족함이 있음
*物性(물성)-물건의 성질<杜甫의 品性> *葵藿(규곽)-해바라기<葵:해바라기 규, 藿:콩잎 곽>
*螻蟻輩(루의배)-땅강아지와 개미무리<螻:땅강아지 루, 蟻:개미 의> *偃溟渤(언명발)-바다로 감
以玆悟生理(이자오생리) 이로써 사는 이치를 깨달았으나
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이 한 몸 청탁하는 일 부끄럽게 여겨
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발버둥 치고 버티며 지금에까지 이르러
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세상의 흙먼지 속에 묻혀 사는 것도 참아왔다네
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결국 은사(隱士)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에게는 부끄럽지만
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아직도 내 절개만은 변함이 없다오.
沈飮聊自遣(침음요자견) 괴롭게 술을 마셔 스스로를 달래기도 하고
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큰소리로 노래 불러 시름을 잊기도 하네.
●註 *兀兀(올올)-마음을 집중 *巢與由(소여유)-巢父(소보)와 許由(허유)
*自遣(자견)-스스로 위로함
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한 해는 저물어 풀들은 시들었는데
疾風高岡裂(질풍고강열) 매서운 바람은 산언덕도 찢을 듯
天衢陰崢嶸(천구음쟁영) 장안의 거리는 음산하기도 한데
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나그네는 한밤중에 길을 떠나네
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서리가 차서 옷의 띠가 끊어져도
指直不能結(기직불능결) 손가락이 굳어 매기도 어렵도다.
凌晨過驪山(능신과여산) 이른 새벽 여산을 지나니
御榻在嵽嵲(어탑재체얼) 임금 계신 곳은 저 높은 곳이겠지
●註 *天衢(천구)-온 하늘<衢:네거리 구> *崢嶸(쟁영)-가파르고 험준함<崢:가파를 쟁, 嶸:가파를 영>
*驪山(여산)-陝西省에 있는 산 *御榻(어탑)-황제의 수례<榻:황제의 걸상 탑> *嵽嵲(체얼)-산이 높음<驪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