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은 예로부터 ‘생거진천(生居鎭川)’으로 불린다. 경치가 좋고 곡식 등 먹을거리도 풍부해 살기가 좋은 고장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별칭이다. 진천의 먹을거리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은 붕어찜이다. 붕어찜은 주로 초평면 화산리 초평저수지 주변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1958년 금강의 지류인 미호천 상류를 가로막아 만든 초평저수지는 주위가 29㎞에 달한다. 붕어·잉어·가물치 등 민물고기가 풍부해 연간 10여만 명의 낚시꾼이 몰려드는 중부권 대표적인 낚시터다.
이곳 주민들은 저수지가 생긴 이후 초평저수지에서 잡은 붕어찜 요리를 즐겼다. 그러다가 80년대 중반 초평면 일대를 통과하는 중부고속도로 건설 공사 관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저수지 주변에 붕어찜 전문 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 현재 19개 업소가 성업 중이다.
붕어찜은 30㎝ 정도 크기의 붕어를 주로 사용한다. 갖은 양념과 함께 3∼4시간 삶은 붕어와 시래기가 주요 재료다. 붕어의 쫄깃하고 담백한 맛과 시래기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붕어찜은 이곳 음식점에서 1인분에 1만2000원에 내놓는다.
진천군은 지난해 이곳 붕어찜 음식점 거리를 ‘붕어마을’로 지정하고, 주차시설(100여 대) 등을 확충했다. 이곳에서 10년간 붕어찜 음식점을 운영하는 변상건(50)씨는 “음식점 개업 희망자 상당수는 이곳에 와서 미리 붕어찜 맛을 보고 ‘노하우’를 전수해 간다”고 말했다.
잉엇과에 속하는 붕어는 부어('826;魚)·즉어(卽魚)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에 “여러 민물고기 가운데 가장 먹을 만하다”고 기록돼 있다.
또 한방이나 보양식품 재료로도 쓰였다. 한의사 이주호씨는 “붕어는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을 앓는 사람들에게 인기”라며 “그러나 익히지 않고 먹으면 간디스토마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 김완기 위생팀장은 “붕어마을을 진천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