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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캠핑길라잡이 하우투캠프 원문보기 글쓴이: 도라에몽
1. 이너텐트가 포함된 일체형 거실 텐트
랜드록(TP-670)은 비쌉니다. 현재 국내 판매 정가는 1,750,000원입니다. 환율의 영향도 있지만 리빙쉘(TP-622) 대비 비싸긴 비쌉니다. 그런데 왜 스노우피크는 비싼 이너텐트를 옵션으로 빼지 않았을까요? 리빙쉘처럼 이너텐트를 따로 팔면 본체 가격이 낮아질텐데 말입니다. 참고로 비슷한 기능을 하는 리빙쉘(TP-622) 이너룸(TP-512IR)의 현재 국내 판매 정가는 267,000원입니다. 풀플라이(TP-312IF 210,000원)를 제외한 이너텐트(TP-312I)의 가격은 355,000원입니다. 랜드록의 이너텐트 가격은 도대체 얼마나 할까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짐작하기로는 한 40만 원 전후가 아닐까 생각될 뿐입니다.
리빙쉘의 경우 정품 이너룸 또는 이너텐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보다 저렴한 일반 돔텐트를 이너텐트로 활용하거나 아예 이너텐트 없이 야전침대로 잠자리를 꾸미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 랜드록에 포함되어 나오는 이너텐트는 쓸모가 없어져서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구입 가격만 올려놓는 셈입니다. 차라리 리빙쉘의 경우처럼 이너텐트를 옵션으로 돌리고 본체만 단독으로 판매한다면 랜드록의 판매가는 현재 가격 1,750,000원보다 훨씬 저렴한 1,350,000원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현재 리빙쉘의 국내 판매가가 1,089,000원임을 고려할 때 그 차액이 26만 원 정도 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이너텐트를 별도 판매했다면 랜드록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텐데 그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확한 답을 구할 수는 없지만 짐작되는 바가 있습니다. 아마도 티에라 시리즈처럼, 추가 확장이 불필요한 일체형(All-in-one) 거실 텐트로서의 입지 구축이 가장 큰 이유인 듯 합니다. 확장성이 장점인 기존 리빙쉘과 차별성을 두어 새 수요의 창출은 물론, 기존 리빙쉘 유저들의 구매욕까지도 자극하고자 함입니다. 게다가 이미 거대 규모인 사이즈를 고려해볼 때 랜드록에 있어서 공간 확장은 더 이상 무의미합니다. 확장은 생각말고 한 방에 가는 편이 낫다고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물론 루프, 이너매트, 그라운드 시트 등을 별도 구입해야 하므로 완전 구성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즉, 돈을 더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 동계 캠핑에 대한 검증 여부
랜드록의 출시는 공교롭게도 동계 시즌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졌습니다. 매년 초에 신제품이 출시되는 스노우피크 일정상 불가피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로 인해 랜드록의 겨울 시즌에 관한 필드에서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판매가 개시되고 지속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렇다고 음모론을 제기하는 건 아닙니다. 우연치고는 좀 아쉽다는 것이지요.
동계 캠핑에 있어서 난방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추위를 피하여 거실텐트 내에 모든 세팅이 이뤄지다보니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반면 공간을 확장하고 싶어도 난방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다소 좁더라도 참고 지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물론 베스티블이나 발코니, 풀플라이 또는 리빙쉘 터널이나 익스텐션 루프 등으로 공간 확장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난방의 보강 또한 필수적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난로를 2개 이상 사용하는 일도 생깁니다. 결로의 심화도 걱정해야 합니다.
이처럼 공간의 크기는 대부분 난방 효율과 반비례합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 국내 보급된 거실 텐트 중 가장 큰 사이즈(625x405x205cm)에 속하는 랜드록은 그만큼 더 많은 열량의 난로를 필요로 합니다. 물론 베스티블이나 발코니처럼 억지 확장 때문에 만들어진 불필요한 바람 구멍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기는 하지만 크기에 비례하는 난방력이 뒷받침해줘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리빙쉘에 비해 얼마나 더 추울지 실제 체험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미 봄입니다. 동계 캠핑에 대한 필드 경험의 결과는 안타깝게도 다음 혹한기에나 만나볼 수 있습니다. 랜드록이 충분히 다 팔리고 난 후에 말이지요.
3. 안전 직물 벨트
랜드록에는 생소한 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센터 프레임이 있는 지점의 실내 위아래를 엑스(X)자로 가로지르는 안전 직물 벨트가 그것입니다. 이는 강풍이 불어올 때 랜드록의 내구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랜드록의 큰 공간으로 인해 현재의 프레임만으로는 강풍시 제 형태를 유지하기 힘듭니다. 이로 인해 랜드록이 뒤틀리거나 파손될 우려가 있어서 별도의 직물 벨트를 설치하여 프레임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려를 고마워해야 할까요? 보기에 따라서는 기본적인 설계 결함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평상시에는 설치할 필요가 없고 강풍이 불 때만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일단 설치한 모양을 보면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자아냅니다. 마치 CSI의 범행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쳐놓는 폴리스 라인과 흡사합니다. 이를 설치하면 이너텐트 출입시 불편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떻게 드나들란 말인가요? 벽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거실 한복판에 기둥을 세우고 침실 출입문에 각목으로 못질을 해놓은 형국입니다. 구조적 한계로 인한 무리수인 듯 합니다.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는 이런 구조를 생각해낸 개발자는 아마도 내부의 적, 안티 스노우피크일지도 모른다는 몽상도 해봅니다.
이상은 랜드록의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큰 공간만 보고 무조건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는 뜻입니다. 또한 이러한 단점들이 보강되거나 기우에 지나지 않음이 증명되면 더욱 좋지요. 저또한 매번 겨울이 오면 좁은 실내에서 이리저리 장비를 옮겨가며 효율적인 공간 활용에 고민하는 사람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랜드록에 흥미가 없습니다. 우리 가족이 쓰기에는 지나치게 넓고, (혼자 하기에는) 설치도 수월해보이지 않고, 결정적으로 제 기준으로는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입니다. 누가 쓰라고 던져준다면야 얼씨구나 하고 어떻게든 쓰겠지만 말입니다. 현재 고민하는 건 어떻게 장비를 간소화해서 구축과 철수 시간을 줄이냐입니다.
※ 참고로 랜드록의 D자형의 측면 문 개폐 방식은 좌우로 텐션을 많이 받아 고장이 잦은 구조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실제로 오가와 티에라5가 그러하고 반포텍 라운지가 그러합니다. 텐션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고장이 납니다. 리빙쉘의 1자형 개폐 방식이 그나마 텐션에 강한 구조입니다. 물론 오래 쓰면 고장이 나곤 하지만 말입니다. 이 문제가 충분히 검토되고 보강이 되었는지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