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켜온 200일인데 – 금주일지 200(2023.4.1.)
어제 장흥에 계시는 장모님을 찾아뵈었다. 마침 서울에 사시는 처 이모님도 와 계셔서 좋아하시는 소고기와 홍어 등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해 갔다. 두 분이 맛있게 드셔서 흐뭇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작년에 심어두었던 돼지감자를 캤다. 당뇨가 있으신 처 이모님께서 당뇨에 효험이 있다는 돼지감자를 보시더니 아주 좋아하셨다. 이모님이 좋아하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또 내가 옮겨심어 놓은 신선초와 쑥도 필요한 만큼 채취하여 챙겨두었다.
아침 식사를 챙겨드린 후 구경삼아 장흥 토요시장엘 가보기로 했다. 계절이 봄인지라 갖가지 봄나물들이 팔려는 할머니들과 함께 길거리에 도열해 있었다. 혹시나 하고 살폈던 자운영 나물은 흔적도 볼 수 없어 아쉬웠으나 평소에 탐식하던 쑥부쟁이가 제철인 듯 여기저기 노상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쑥부쟁이의 상태와 팔려는 할머니들의 인상을 보고 한 바구리를 구입했다. 한 바구리인데 5,000원이란다. 다소 많은 듯했으나 워낙 좋아하는 나물인지라 그냥 사기로 했다. 그리고 장을 둘러보며 몇 가지를 더 구입하여 장을 나왔다.
오늘은 벚꽃 구경을 하면서 광주로 올라가리라 마음먹고 장흥 안양, 회진, 율포해수욕장 쪽으로 길을 잡았다. 수문포 쪽으로 가노라니 유채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어 길가의 유채꽃 몇 개를 꺾었다. 튀김을 해 먹거나 초무침을 해 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수문포 해수욕장을 지나 명교해수욕장에 내려서 솔숲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솔숲에 야영을 준비하는 가족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보였다. 가족들을 위해 애써 텐트를 치며 캠핑 준비를 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과 그것을 지켜보는 아이의 모습들이 정겹다.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고 있는 엄마의 모습도 따뜻해 보인다. 잠시 율포 앞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의 여유를 누리다기 회진수산물센터엘 가서 필요한 수산물과 쑥을 넣어 끓일 반건조 우럭을 비롯하여 민어 등을 몇 가지 생선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벚꽃길을 따라 천천히 광주로 향하였다.
오후엔 좀 쉬다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였다. 오늘 저녁 식사는 성찬이 되리라.
강하주 씨가 식사를 준비하고 나는 청소하고 음식준비 보조 역할을 했다.
처가에서 직접 채취해 온 쑥과 신선초 그리고 토요시장에서 구입한 쑥부쟁이, 그리고 수산물 센터에서 구입해 온 해산물 등을 이용해 우럭쑥국, 쑥 부침개, 신선초 나물, 머위나물, 민어구이 그리고 몇 가지 반찬을 더하여 그야말로 성찬이다. 한가지 빠진 것이 있다면 딱 막걸리다. 모든 반찬이 다 막걸리와 찰떡궁합이다. 소주라도 어울리지 말란 법은 없겠으나 오늘은 막걸리가 제격이겠다 싶다. 그런데 어쩌랴. 오늘은 금주 200일이 되는 날이다. 200일 기념으로 한 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곧장 ‘어떻게 지켜온 200일인데’ 하는 생각에 쑥부쟁이, 쑥, 신선초의 건강성만 생각하기로 했다. 식사 후에 확인한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1. 쑥부쟁이 전설
옛날 어느 마을(음성 봉학골)에 대장장이의 큰딸이 살았다. 병든 어머니와 굶주린 동생들을 위해 쑥을 캐러 다녔기에 사람들은 그녀를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쑥부쟁이는 상처를 입고 쫓기는 노루를 살려주었다. 그리고 함정에 빠진 사냥꾼 청년을 구해주기도 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쑥부쟁이는 사냥꾼 청년과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 해 가을에 돌아오겠다고 한 청년은 오지 않았다.
그리움에 지쳐가던 쑥부쟁이는 안타까운 마음에 산신령께 치성을 드렸다. 그러자 자신이 목숨을 구해주었던 노루가 나타나 보랏빛 주머니에 담긴 노란 구슬 세 개를 주며 이렇게 말했다.
"구슬을 입에 물고 소원을 한 가지씩 말하세요"
쑥부쟁이는 노루가 시키는 대로 구슬을 입에 물고는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어머니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두 번째 소원으로 사냥꾼 청년이 나타나게 해달라고 말했다. 눈앞에 나타난 청년은 그러나 이미 결혼하여 가족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세 번째 소원으로, 청년이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세 가지 소원을 모두 다 써버린 쑥부쟁이는 끝내 청년을 잊지 못하다가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그만 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는 어떤 나물이 자라나 아름다운 보랏빛 꽃을 피었다.
죽어서도 배고픈 동생들을 위해 나물로 다시 태어났다며 사람들은 그 꽃을 쑥부쟁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해마다 쑥부쟁이는그 청년이 돌아온다고 약속한 가을이 되면 들녘을 온통 아름다운 보랏빛 꽃으로 수놓는다고 한다.
쑥부쟁이의 꽃잎이 연보랏빛이고 술이 노란 것은 연보랏빛 주머니 속 노란 구슬로도 끝내 이루지 못한 쑥부쟁이의 안타까운 사랑 때문이라고 한다.
2. 신선이 되는 풀, 신선초!
신선초의 또 다른 이름은 명일엽이다. 줄기를 잘라도 바로 싹이 나올 정도라 명일엽(明日葉)이라고 부른단다. 전설에 의하면 진시황이 찾았다고 하는 불로초라고 한다. 일본의 한 섬인 하치조지마 섬은 신선초 처음으로 재배를 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이란다.
신선초 영양
신선초는 항암에 좋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플로보노이드라는 성분이 풍부하고 게르마늄이 많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또 게르마늄은 노화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특징이 있어 신비의 약초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다양한 비타민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눈에 좋은 루테인도 함유하고 있는 신비의 약초.
3. 쑥
쑥은 단군신화에도 나오는 친숙한 식물이다. 쑥과 마늘을 100일 동안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다. 쑥은 예로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다. 특히 여성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나 피부미용으로도 주목받고 있고 쑥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과 맛으로 인해 다양한 요리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쑥의 효능
쑥은 소화효소를 자극하여 부기, 가스,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기 증상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쑥은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폐경기 증상을 완화시켜주기에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항염증과 항산화 작용을 도와 신체의 염증을 감소시켜 암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의 여러 만성 질환에도 도움을 준다.
쑥은 원자폭탄이 터진 히로시마에서도 가장 먼저 돋아난 식물로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화과 여러 해살이 풀인 쑥은 아시아가 원산지이나 강한 생명력으로 지금은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극한적인 환경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자생하는 쑥은 길가, 제방, 산기슭, 밭두렁, 황무지 등 우리나라 전역에 4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른 봄에 나오는 어린 쑥으로 된장국, 도다리쑥국 등을 끓여 먹어 봄을 느끼기도 하며, 말린 쑥은 버무리, 인절미, 송편 등 다양한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쑥은 약으로 쓰기도 하여 약쑥이라고도 부르는데, 줄기와 잎을 단오 전후에 캐서 그늘에 말린 것을 약애(藥艾)라고 하여 해열, 복통, 구토, 지혈에 쓰기도 하며, 잎의 흰 털을 모아 뜸을 뜨는 데 쓰기도 합니다. 또 잎만 말린 것은 애엽(艾葉)이라고 하며, 조금 다친 약한 상처에 잎의 즙을 바르기도 한다.
쑥의 꽃말은 '평안'이다. 평안이란 꽃말처럼 옛날에는 말린 쑥을 화롯불에 태워 여름철에 날아드는 여러 가지 벌레, 특히 모기를 쫓기도 했고, 집에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오에 말린 쑥을 집에 걸어두어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였다.
첫댓글 눈으로 입으로 마음까지 넉넉한 봄이네요~ 쑥. 신선초. 쑥부쟁이. 우럭. 민어까지! 약간의 아쉬움- 막걸리 -이 있어도 좋을 듯 합니다^^
금주일기에는 온갖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더불어 따라오는 음식들..그 먹음직한 안주들이 언젠가 빛을 보겠지요.
금주해제를 기다리는 이가 사람만이 아니로군요. 온갖 안주들도 줄 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