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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 178-181문, 기도①. 23.12.3, 박홍섭 목사
지금 우리가 살피고 있는 대요리 문답의 2부는 “삶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라는 타이틀로 구원받은 성도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십계명의 요구대로 살아야 함을 가르칩니다(91-196문). 우리는 하나님의 표준을 담고 있는 이 완전한 율법의 요구 앞에서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받기에 합당한 자신을 발견합니다(100-152문). 그러기에 하나님은 율법만 주시지 않고, 우리가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할 수 있도록 회개와 믿음의 은혜를 주셨고, 계속 중보자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말씀과 성례와 기도라는 은혜의 외적 방편을 허락해주셨습니다(153-196문). 교회와 성도는 이 방편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은혜를 받고 거룩한 성도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말씀(153-160문)과 성례(161-177문)에 이어 마지막으로 기도에 대한 문답의 내용을 살필 차례입니다(178-196문). 오늘은 그중에서 178-181문을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78문. 기도란 무엇입니까?
답/ 기도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요 16:23)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롬 8:26)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인데(시 62:8), 우리 죄의 고백과(시 66:18, 32:5-6) 하나님의 자비에 감사함으로 하는 것입니다(약 1:17, 요일 5:14, 빌 4:6).
해설
1. 아담의 불순종과 타락 이후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죄인이며 본질상 진노의 자녀입니다. 이는 중생하고 회심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죄를 짓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중보 없이 아무도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할 수 없습니다. 중보해주시는 그리스도의 은혜가 있어야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담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말이 그렇게 그리스도의 중보하시는 은혜를 의지하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주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 (요 16:23)
2. 기도는 하나님과 우리의 교통의 시간인 동시에 시시로 하나님 앞에 마음을 토하면서 우리의 필요와 소원을 하나님께 아뢸 수 있는 복된 시간입니다(시 62:8). 그러나 우리는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는 무지한 인생입니다. 무엇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하고 어떤 소원이 우리에게 참된 유익이 되는지를 모르는 연약한 인생입니다. 하여 이런 우리의 연약함과 무지함을 도우시는 성령님의 도우심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대요리 문답은 우리가 기도할 때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 우리의 소원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뢰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롬 8:26)
3. 대요리 문답은 기도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을 정의하고 있는데 소요리 문답은 “기도란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들에 관하여 하나님께 우리의 원함을 드리는 것”이라고 하나님의 뜻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소요리 98 문답).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고 우리의 욕심을 아무렇게나 나열해서는 안 됩니다. 아니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자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것을 욕심으로 구할 수 없으며 반드시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면서 기도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기도가 무엇인지는 뒤에 주기도문에서 자세하게 다룰 것이므로 그때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 기도는 바리새인의 외식하는 기도, 이방인의 중언부언 하는 기도, 수험, 취직, 결혼, 중요한 일을 앞둔 사람에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식으로 끈기와 정성과 횟수를 부추기는 기도 등이 있습니다,
4.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이름과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기도할 때도 우리의 필요를 요청하기 전에 먼저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면서 죄를 숨기고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마음에 죄악을 품고 있는 자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므로(시 66:18), 기도하는 자는 하나님의 용서를 믿고 죄를 고백하면서 아버지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자신의 간구를 아뢰기 전에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살피면서 죄를 고백하고 아뢰는 것은 기도자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요소입니다.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 이로 말미암아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그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시 32:5-6)
5. 죄를 고백했다면 하나님의 자비에 감사해야 합니다. 죄의 고백과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감사는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셨을 뿐 아니라 지금 나에게 있는 모든 것을 선물로 주신 자비로우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게 있는 모든 것이 다 위에 계신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온 선물임을 안다면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구할 때 응답해주심을 믿고(요일 5:14) 우리의 구할 것을 감사로 아뢰어야 합니다(빌 4:6)
제179문. 우리는 하나님께만 기도해야 합니까?
답/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마음을 살피시고(왕상 8:39) 우리의 요청을 들으시며(시 65:2),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미 7:18), 모든 사람의 소원을 이루실 수 있습니다(시 145:18-19). 또한, 하나님만이 믿음과(롬 10:14) 종교적 예배의 대상이시므로(마 4:10) 예배의 특별한 부분인 기도는 오직 하나님께만 드려야 하고(단 6:10) 다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사 42:8).
해설
1. 기도는 모든 종교에 있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살펴서 아시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다른 어떤 존재도 우리의 마음을 살필 수 없고 우리의 기도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하나님께만 해야 합니다. 천사나 성인이나 마리아는 기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다른 우상도 사람의 기도를 듣지 못하는 허구의 신에 불과합니다.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며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오니 그들의 모든 행위대로 행하사 갚으시옵소서.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심이니이다” (왕상 8:39)
2. 왜 우리가 하나님께만 기도해야 합니까? 하나님만 우리의 죄를 심판하실 수 있고 용서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미 7:18). 하나님만이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신 능력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만 기도해야 합니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그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들의 소원을 이루시며 또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사 구원하시리로다” (시 145:18-19)
3.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아뢰는 의미만 아니라 예배의 중요한 순서이며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일한 믿음의 대상이며 종교적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께만 기도해야 하며 다른 누구에게도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사 42:8)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마 4:10)
제180문.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고, 그분의 약속을 신뢰하는 가운데 그분의 공로를 의지하여 자비를 구한다는 것인데(요 14:13-14, 16:24), 단순히 그리스도의 이름을 언급함으로써가 아니라(마 7:21) 그리스도와 그분의 중보로부터 우리가 기도할 용기, 담대함, 힘, 그리고 기도가 응답되리라는 소망을 얻음으로써 하는 것입니다(히 4:14-16, 요일 5:14).
해설
1.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라고 할 때 그 의미는 단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를 끝마쳐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형식이 아니라 우리가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공로를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기도하러 왔으니 그리스도 예수의 공로를 생각하사 나와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자비를 구할 수 있는 근거가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과 그 이름에 담긴 약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친히 자신의 이름으로 기도할 것을 말씀하셨고, 그렇게 기도할 때 응답해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요 14:13-14)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요 16:24)
2. 주님은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7:21). 그러므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의미를 그렇게 입술의 진동으로 “주여”를 부르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의미를 기도의 마지막 주문으로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예수 이름 자체에는 어떤 주술적인 효과도 없기 때문입니다.
3.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주님이 우리의 중보자가 된다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셔서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변호하고 중보하며 편드실 것을 믿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해 우리를 받아주실 것을 믿습니다(히 4:14-16).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의지하면서 기도할 용기와 담대함과 힘을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응답 되리라는 소망을 가집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요일 5:14)
제181문. 왜 우리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합니까?
답/ 사람의 죄악과 그로 인해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생긴 거리가 매우 멀어서, 우리는 중보자 없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사 59:2). 그리고 하늘과 땅에 그리스도 한 분밖에는 그처럼 영광스러운 사역을 위해 임명되거나 그것에 적합한 이가 없으므로, 우리는 다른 이름이 아닌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기도해야 합니다(요 14:6).
해설
1.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라는 이사야 59:2의 말씀처럼 전지전능하시며 영원무궁하시고 순결하신 하나님과 죄인 된 우리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무한한 간격이 있습니다. 죄가 그 틈을 만들어놓았고 우리로부터 하나님의 얼굴을 가리게 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하나님이 받아주시는 합당한 중보자 없이는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도 없고 기도를 응답받을 수도 없습니다. 합당한 중보자 없이 하나님께 나아가면 누구든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침범하게 되고 그 대가로 심판을 받아야만 하므로 누구라도 예배와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려면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합당한 중보자를 의지해야만 합니다.
2. 그렇다면 우리를 하나님께 중보하여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합당한 중보자가 누구입니까?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 2:5) 이 말씀처럼 하늘과 땅에 예수 그리스도 외에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합당한 중보자는 없습니다. 하나님과 우리를 중보하려면 하나님인 동시에 사람이어야 하며 한 인격 속에 하나님과 사람으로 계셔야만 합니다. 이런 자격을 갖춘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습니다. 그리스가 아닌 어떤 존재도 이 영광스러운 사역을 수행할 수 없기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하나님께 중보하여 받아들이게 하는 우리의 유일한 중보자이십니다.
3. 그리스도는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으며 또한 항상 살아계셔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우리의 대제사장입니다(히 7:25).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름이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모 마리아나 성인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천주교의 기도는 헛된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나 성인도 우리와 같은 죄인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골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