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대회
중등부 우수
메느리~ 우리 메누리
조천중학교 : 신호진 장은혜 김상희 (지도교사 민경진)
노인정에서
유자할망 : (들어오면서) 아이고 이디덜 이서낫구나게. 이 떡덜 먹어봅서.
언치냑 우리 메으리가 오멍 사왓주마씸.
은자할망 : (웃으며) 아이고 속앗수다. 잘 먹으쿠다.
유자할망 : 아이고.. (무릎을 감싸며) 아, 독무릅 아파노난 질에 댕기지도 못허크라.
영자아방 : (떡을 먹으며) 삼촌, 입에서 소로록 녹는 것이 잘도 맛좋은게 마씸.
유자할망 : 기어게, ᄒᆞᆫ저 먹으라. 언치냑 밤이 우리 족은아들이영 메느리영 왓언게,
기냥 오민 뒐 거주마는 먹을 거영 막 하영 사왓언게.
영자아방 : 삼촌은 메느리 하난 잘 골랏수다양.
은자할망 : 게난 막 좋으쿠다. 아들이영 메느리영 집이도 오곡..
유자할망 : 무사게 영철이도 막 착ᄒᆞ주게. 어멍신디 이거여 저거여 하영 사주곡..
은자할망 : (웃으며) 기주게, (손가락에 낀 옥금가락지를 슬쩍 보여주며) 우리 영철이 닮은 아들놈이 또 이서?
우리 영철인 누겔 닮앙 ᄆᆞ음이 경 착헌지사...
영자아방 : 겐디, 삼촌 손가락이 막 빗남수다? 옥금가락지 쪗구나양. 어디서 낫수꽈?
은자할망 : 아, 이거.. 나 말 안 ᄀᆞᆮ젠 햇인디 영자아방이 물어보난 ᄒᆞᆯ 수 엇이 ᄀᆞᆯ아사큰게.
이거 우리 족은메느리가 해 준거라 알암지? 우리 족은메느리가 의사 메느리~
게난, 우리 메느리는 금가락지 ᄒᆞ나를 골라도 손에 똑 맞는거,
무신거보다도 막 빗나난 나가 ᄌᆞᆷ잘때도 쪙 자주게. 경허난 이, 감기가 확 ᄃᆞᆯ아나 불지 안햇이냐?
그 옥금이 사름 몸에 경 좋댄 햄신게. 아이고, ᄀᆞᆮ당 보난 우리 메느리 자랑만 해졋저,
경헤도 어떵해게. 우리 잘난 메느리가 사준 거난 ᄀᆞᆯ아사주.
영자아방 : 아 기우꽈? 삼촌은 좋으쿠다양?
유자할망 : (질투하면서) 아들이 잘나노난, 의사메느리 때문에 호강허곡...
은자할망 : (손을 앞으로 휘저으며) 무사게, 복남이는 경 흔ᄒᆞᆫ 금가락지도 안 해줍디가?
난 이거 ᄒᆞᆫ두 번이 아니라~~ (은근히 자랑한다)
유자할망 : 경허민 열 손가락에 다 쪙 올 거 아니가,
에~ 이디 이시민 저 은자할망 메느리 자랑허는 거 ᄒᆞ루종일 들어사 뒐거 닮다. 나 ᄆᆞᆫ저 일어나켜.
영자아방 : (유자할망을 보며) 예 갑서. (은자할망을 보며) 게민 삼촌도 ᄒᆞᆫ저 들어갑서.
은자할망 : 기어.
며칠후, 유자할망이 아들 집에 전화를 한다.
유자할망 : 현식이 애미냐? 기어, 나여. 게난 요즘 어떵 바빰시냐? (콜록콜록)
아니어게, 기냥 우리 현식이 얼굴 ᄒᆞᆫ번 보구정 행 (한숨을 쉬고는 뜸을 들인다)
노인당에서 건강 검사 받앗인디 막 안 좋댄 허영.. 아이고, 이거 말허젠 전화헌게 아니어마는..
(콜록콜록) 누게 온셍이어. 게민 끈으켜.
그시간, 은자할망도 아들집에 전화한다.
은자할망 : 애미냐? 나다. 노인당에서 건강검진 받앗주게.
겐디, 살 날 얼메 안남앗젠 믿진 안햄주마는 경해도 느네 어멍이 어떵 살암신디사도 보곡
무신거에 밥 먹엄신디사도 왕 봐살 거 아니? 게, 바쁘민 오지 안해도 뒈어. 경허민 일보라
다음날 노인정에서
은자할망 : (보약을 보여주며 자랑스럽게 들어온다) 영자아방아, 이거 보라게.
언치냑 우리 메느리신디 전화해낫주게. 게난 떡~하니 보약 보냇어라게.
영자아방 : 아이고, 삼촌 막 지꺼지쿠다.
은자할망 : 이게, 막 지꺼졈싱게. 겐디, 복남이 어멍은 무사 안 왐시? 막 아프덴 핸게 들어누웟인가?
보약 ᄒᆞᆫ방울 주젠 허난..
유자할망이 노인정안으로 들어온다.
영자아방 : 아이고, 저디 삼촌 왐수다. 삼촌! 이래 들어옵서.
유자할망 : 아이고, 우리 메느리가 배꼇디 나가지 말랜 햇인디도 왓저.
은자할망 : 복남이 어멍, 언치냑 우리 메느리가 보약 보내줜게 ᄒᆞᆫ 방울 먹어보젠?
유자할망 : 아니어, 뒛저. 나도 언치냑에 우리 메느리가 완 밥해주곡 서답해주곡 막 호강 햇주게.
은자할망 : 아, 거? 경해도 어디 몸엔 보약만 ᄒᆞᆫ 것이 엇어.
유자할망 : 예~ 게난 좋으쿠다. 보약 ᄒᆞ나 달랑 보내놩 어디 그게 메느리가?
어떵 의사메느리가 우리 메느리만이도 못햄시? 게난 의사영 머영 다 필요 엇주마는 쯧쯧쯧..
영자아방 : 아이고, 그만들 허여. 경허당 싸와지쿠다.
은자할망 : (영자아방말 무시하고) 서답해주곡 밥해주민 더 오래 산댄?
몸에 보약만 헌게 억어 무사 샘남서? 경허민 말로 ᄀᆞᆯ아. 나가 ᄒᆞ나 주크매.
영자아방 : 아이고, 조그마니들 웹서게.
은자할망 : 오래 살민 좋주게, 좋아...
영자아방 : 아이고오~ 좀 그만들 허여. 누게 속 뒈싸지는 거 보구정 햄수과?
지금이 메느리들 자랑허멍 싸울 때우과? 사름은 ᄆᆞ심이 중요헌거라. 다 허기 나름이주.
은자할망 메느리는 삼촌 생각행 왕 헌거고, 또 유자할망 메느리는 또 그 메느리대로 생각행
보약 보내준 거라. 어떵 ᄀᆞ찌 잘 해보젠 허는 생각덜은 안허영으네 샘만 내멍 막 웸수과?
더 싸웁서, 더 싸웁서양? (밖으로 나가버린다)
은자할망 : 영자아방, 영자아방!
유자할망 : 원, 자이는 다 좋은디 저게 ᄆᆞ음에 안 들어.
은자할망 : 어떵사 정 앙칼진지사.. 경해도 틀린 말은 아니어게.
유자할망, 이거 보약 ᄒᆞᆫ 방울 먹어봅서. 맛도 막 좋아.
유자할망 : 이게 몸에 경 좋댄 행게! 은자할망은 좋으쿠다양?
인칙엔 어떵 허단 ᄆᆞ음에도 엇인 말햇주. 하도 자랑해가난 막 부에나불언, 미안허여.
은자할망 : 아니, 나가 더 미안허주게. 유자할망도 좋으크라. 메느리가 ᄎᆞᆽ아왕 밥도 해주곡..
나도 샘낭 경헌 거난 이해해줍서. (서로 멋쩍은 듯 웃는다)
영자아방이 다시 들어온다.
영자아방 : 원, 삼촌덜도 이제 화해해서? 인칙엔 기냥 ᄒᆞ끔 부에내어 봣주.
유자할망 : 메께라, 우리가 언제 싸왓덴 햄서?
영자아방 : 이젤랑 화해헷이난 기분도 좋은디.. 노래 ᄒᆞᆫ 곡썩 불러보카마씀?
유자할망 : (말 끝나기가 무섭게) 아, 노래허민 또 나 아니라? (목청을 가다듬고) 나가 몬저 불르주!
은자할망 : 원, 유자할망도.. (유자할망보다 더 앞으로 나와서) 난양, 민요 배워놧수다. 게난 나부터 불러사 뒈어.
영자아방 : (소리를 지르며) 아이고, 또 싸왐수과? 게민 계속 싸웁서양? 나 집이 가크메 (밖으로 나가려한다)
유자할망 : (영자아방을 붙잡고) 알앗저게. 게민 은자할망부떠 불러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