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계의 생활은 단조롭기도 하고 시간적 여유가 많은 임무다.
예비군 훈련차 병기를 내 줄 때 일일이 확인시키며 내어주지만 제대로 확인하고 받는 예비군은 거의 없다.
그리고 반납할 때도 하나 하나 확인하지만 사격을 하지않고 분해결합도 하지않으니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L.M.G를 내 주고 예비군이 교육장으로 가면 그 다음은 내 세상이다.
판초우의를 펼쳐놓고 그 위에 L.M.G를 분해하여 가지런하게 정렬해 놓으면 침상에 누워 책도 보고 내 할일을 한다.
가끔 중대장이나 중상사들이 올 때가 있는데 그 때는 분해된 L.M.G앞에 가서 이것 저것 주물럭대면 된다.
내가 일없고 한가한 것을 알고 뭔가를 시키려고 오지만 그 상황을 보고 나를 끌고 가지는 못한다.
물론 그것이 쏘임을 다 알지만 그렇다고 총기를 분해해 놓은 병사를 다른 일을 시킬 수는 없지 않는가.
저녁 때가 되면 다시 바빠진다.훈련을 마친 예비군들이 L.M.G를 반납하러 몰려온다.
그래봐야 2~30정 정도는 일사불란하게 받아들인다.
놀이쇠 후퇴전진하여 격발만 되면 OK다.
사실 분해조립도 안한 총기가 내부에 이상이 생길리는 없다.
외관은 대충 봐도 알고,,,,,,,
하루는 저녁을 먹고 쉬는데 예비군 몇이 병기계를 찾는단다.
뭔일인가,,,? 하고 나가봤더니 조용한데로 가잔다.
PX로 가더니 빵과 음료를 사며 부탁을 하잔다.
자신들은 총포상을 하는데 단도직입적으로 L.M.G총열을 하나 팔란다.
사제 수렵용 총을 만들려고 한단다당시 돈으로 10만원을 주겠단다.
나는 예비총열이 없다고 잡아뗐는데 그들은 집요하게 있는걸 알고 왔단다.
순간 겁이 덜컥 났다.
예비총열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그건 보급관도, 중대장도,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
만일 돈에 욕심이 나서 팔았다가는 어떤 시련이 닦쳐올지 몰랐다.
그들은 집요하게 조금 더 줄테니 부탁한다며 사정을 했지만 단호하게 없다고 말해 끝을 냈다.
내무반에 돌아와서도 은근히 걱정이 됐다.
저들이 정말 있는 것을 알고 왔을까?
아니면 눈치껏 넘겨짚고 덤빈것일까?
그들은 두번 다시 오지 않았는데 그게 더 불안했다.
그들이 퇴소를 하고서야 비로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나는 제대할 때 병기계를 다른 병사에게 넘겨줄때도 그 예비총열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예비총열은 병기창고 한구석 L.M.G상자안에 오랫동안 숨겨져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튀어 나오겠지만 그것이 언제 어떻게 있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