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자동차 시동을 걸고 스마트폰을 연결하자 전면 유리에 목적지까지의 교통 상황과 오늘의 일정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를 복잡하게 다룰 필요도 없고 시선을 빼앗기지 않아도 된다.
미리 설정해 놓은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만 누르면 주식시세와 뉴스, 날씨와 같은 정보가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에 운전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수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러한 기술들은 이미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2012년형 쉐보레 에퀴녹스 SUV에는 차선을 이탈할 때 경보를 울리고 앞서가는 차와의 간격이 좁혀지면 엄청난 경고음과 함께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이 정도 갖고는 진화한 자동차로 명함을 내밀기 힘들다.
주차공간 없으면 50cm 줄어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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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인공지능연구센터에서 만든 '수축 자동차'.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이 자동차는 스마트폰을 누르면 알아서 달려와 대기한다. ⓒDFKI |
주차할 공간이 좁은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차를 50cm 줄이면 된다. 이 정도라면 주차할 곳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혹시 다른 차량과 추돌사고가 날까 두려운가? 그러한 걱정도 뚝. 차에 내장된 센서가 알아서 처리한다.
밖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또 눈보라가 치면서 춥다. 주차장까지 가려면 귀찮기 짝이 없다. 그런 걱정도 붙들어 매라. 스마트폰을 한 번만 터치하면 자동차가 어련히 알아서 주인님이 기다리는 건물 입구로 달려와 모실 준비를 한다.
“당신이 지금 사무실에 있다고요? 그러면 스마트폰 버튼 하나만 누르시죠. 차가 스스로 운전해서 당신을 태우고 목적지로 갈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런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독일 인공지능연구센터(German Research Center for Artificial Intelligence, DFKI)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티모 비른샤인(Timo Birnschein)의 말이다.
10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비른샤인 팀은 이런 차를 만들기 위해 15개월이나 매달렸다. 이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이 '수축 자동차(shrinkable car)'가 앞으로 안전운행을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것을 차 자신이 알아서 하는 이 인공지능 자동차는 그렇게 빠른 것은 아니다. 이 차의 최고 속력은 시속 55km, 그리고 두 개의 충전된 배터리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바퀴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바퀴에서 생긴 에너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꿈 같은 자동차가 첫 선을 보였다. 지난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고의 IT기술 전시회인 세빗(CeBIT)에 출품돼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길이 2m10cm, 이 소형 자동차의 이름은 ‘포드’로 2인 탑승용이다.
세빗은 미국의 컴덱스(COMDEX)와 함께 세계 IT 분야를 대표하는 전시회로, '미국에는 컴덱스, 독일에는 세빗'이라 불린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부문에 주력하는 컴덱스와는 달리 유무선 네트워크, 디지털 및 온라인 이동통신 등 통신분야에 주력하고 있으며 매년 3월 하노버에서 개최된다.
컴덱스와는 달리 매우 실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컴덱스 쇼가 최신 기술, 최근 개발품을 선보이는 기술 경연장이라면 세빗 쇼는 이미 소개된 제품과 기술을 놓고 바이어들이 구체적인 구매 상담을 벌이는 곳이다. 컴덱스에서 세계 기술의 추이를 감지할 수 있다면 세빗에서는 시장 환경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이미 실용단계
이보다 더 진화한 자동차가 있다. 날아다닌다. 이 정도면 자동차가 아니라 비행자동차다. 교통이 정체되거나 산과 바다가 앞을 가로막으면 하늘로 날아가, 목적지 가까운 곳에 착륙해서 달리는 자동차다. 그야말로 상상 속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더구나 종류도 다양해 소비자들의 여건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다.
최근 네덜란드 공영방송(NOS)은 네덜란드 항공기 개발업체 PAL-V가 도로를 주행하고 하늘도 날 수 있는 비행자동차의 개발·시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PAL-V 원(one)'이라는 이름의 이 비행자동차는 하늘에서 고도 1200m로 500km까지 운항할 수 있다. 지상에 착륙한 뒤 회전날개를 접으면 세 바퀴 자동차가 돼 12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시속은 공중과 땅 모두 180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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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다니는 자동차, 즉 비행자동차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헬리콥터 형의 이들 자동차의 가격은 3억원 정도로 앞으로 대량생산에 들어가면 가격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네덜란드 PAL-V사가 최근 개발한 PAL-V One 모델. ⓒPAL-V |
네덜란드 국립항공시험원과 델프트 공대 등이 개발에 참여한 'PAL-V 원'은 헬리콥터형 1인승이다. 비행 시에는 지붕의 자동 회전날개가 돌면서 이륙하고 뒷부분의 프로펠러로 가속된다. 무엇보다 헬리콥터형이어서 이륙 활주거리가 165m, 착륙 시엔 30m로 짧아 정규 비행장이 없는 곳에서도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헬리콥터형으로 활주로 짧아
날개를 접었을 때 차량 크기도 높이 1.6m, 폭 1.6m, 길이 4m로 작아 일반 도로 상에서 운전하고 주차하는 것도 편리하다. 또 운전하기도 쉽다. PAL-V에 따르면 일반 차량 면허증 외에 20~30시간 교육을 받으면 딸 수 있는 개인 조종 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PAL-V는 이 비행자동차의 수요자가 주말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도서나 벽지 출장이 필요한 경찰과 의사 등으로 다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 매사추세츠의 벤처회사인 테라퓨지아(Terrafusia)는 비행자동차 시제품 '트랜지션(Transition)'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트랜지션은 2인승 항공기형으로 도로에서 시속 112㎞까지, 공중에서는 시속 185㎞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한 번 주유로 787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트랜지션이 이륙하기 위해 필요한 활주거리는 518m다. 날개를 접고 땅에서 달릴 때는 높이 2m, 폭 2.3m, 길이 6m의 자동차로 변한다. 테라퓨지아는 이르면 내년에 트랜지션을 대당 27만9천 달러(약 3억1천300만원)에 출시할 예정이다.
PAL-V는 2014년부터 상업용 모델을 25~30만 유로(33만~40만 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가격이 비싸 대중화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PAL-V 측은 대량 생산이 이뤄지면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하다면서 2인승과 1인승의 가격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가 끝없이 진화되고 있다.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운전하는 인공지능 자동차에서부터 하늘을 나는 비행자동차까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제 땅과 하늘의 구분이 없는 자동차가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첫댓글 야튼
희한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어디까지 진화할꼬?
상상만 했던 것이 현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