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동창 여행을 다녀와서-
하늘만 바라보고 열심히 살아왔다. 어언 60세가 가까워지면서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살며시 내 안에 스며들어 왔다.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고 친구가 그리워지고 가야 할 본향이 가까워지니 그리움도 더 진해지는 듯 하다. 살아 오면서 여러 모임이 많이 있지만 북중 11회 모임은 왠지 모르게 더 정감이 갔다. 아마도 어린 시절 고향 땅을 밟으며 함께 했던 추억이 서려서일까?
내가 살아온 날들과 조금은 생소할 것 같아서 이 번 여행을 망설였는데 언제 이런 기회 들이 있을까 싶어서 주일 예배의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가기로 결정을 했다. 드디어 날은 오고 나는 아침 일찍 가벼운 마음으로 익산 IC 로 향했다. 한 참을 기다렸을까? 평소엔 나와는 거리거 먼 것 같았던 빨간 관광버스 안에서 이 모양 저 모양의 삶의 무게를 실은 힌 머리 남학생들과 나름의 멋으로 치장을 한 여학생들이 정겨운 모습으로 내렸다. 어린 시절에 말 한마디 않했던 그들이 왜 이리도 모두 한결같이 사랑스러워 보이는지~~~
함께 합류하여 남해를 향해 버스는 달리고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오월의 푸른 풍경들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더 새롭게 색칠을 했다. 또한 오랫만에 만났지만 어제 본 사람들처럼 정겨운 모습은 동창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락사, 독일 (원예촌), 남해 해상도 좋았지만 오랫만에 만나서 나누었던 회포가 더 인상 깊었던것 같다. 첫날은 비가와서 조금은 염려도 되었는데 그 빗속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 학창 시절에는 부끄러움에 고백하지 못했던 풋풋한 사랑의 감정들을 4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고백하는 남친들의 사랑 고백은 술기운을 빌러서인지 더 용감해 보였다, ㅎㅎㅎㅎ
남쪽의 몇몇 친구들은 흩어져 먼저 가고 버스를 타고 서울을 향해 가는 중 나는 익산 IC 에서 내려야 했다. 오는 도중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Beautiful Sunday 의 음악이의 멜로디에 따라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일제히 일어나 흔들어대는 모습이 중3 수학여행을 가는 기분들 이었다. 얼마나 웃었는지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머물러 있다.
친구들아~!
지금은 모두 잘 도착해서 각자 일터에서 충실하겠지? 나와 한 숙소에서 함께 하며 내 바지단을 꽤매줬던 금순이는 어머니 같은 품성으로 감동을 주었는데 남편과 함께 집에 잘 도착했는지~ 몸에 기브스를 하고 병원에서 왔다던 범주는 평안히 잘 갔는지~ 멀리서 열정으로 달려와준 무열이도 잘 갔는지~ 나중에 참석해서 짧은 시간을 함께했던 왕석이도 먼길 잘 갔는지~~ 섭섭함 때문에 집에 갔다던 영석이는 지금쯤 마음이 풀렸는지~~~난 기도할꺼야.
그리고 이 번 행사를 통해 많이 수고하고 헌신 해준 임원진들과 그 중에서도 항상 열정과 모범 정신으로 한사람 한사람 참석을 위해 정성을 다해준 찬배 친구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 번 여행 참 즐거웠고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은 인생이 어디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지 의미를두고 살면 더 보람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와이프들이 예수 믿는 사람들도 많던데 술맛도 좋고 담배 맛도 좋지만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은 세상의 어떤 맛보다 더 좋다고 전하고 싶다. 석진이가 말 했던 것처럼 인생의 불꽃놀이가 끝나는 날 영원히 꺼지지 않는 찬란한 별을 볼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
공자가 말하기를 인생 15세는 학문에 뜻을 둔 나이라 해서 '지학' 30은 부모로 부터 자립했다고 해서 ' 이립' 40은 주변의 유혹에서 벗어났다는 '불혹' 50은 자신에게 부여된 천명을 알았다는 '지천명' 60은주변의 어떤 이야기도 순화시켜서 받아들인다는 '이순' 모든 행동이 마음에 따른다는 70세 이후를 '종심' 이라 했지. 이제 우리는 세상의 모든 이치를 받아들이고 순응할 수 있는 이순이 아닌가? 모든 무거운 짐 내려놓고 순리따라 섭리따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자.
부디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기도하며~~~~~~~
- 전주에서 고 은 혜-
첫댓글 은혜가 이번 동창회에 함께 해 준 것만으로도 대단한 결정이라고 여겼는데 이렇게 후기까지 써 주니까 감사하기 그지 없네~!
고마워~!
향기도 현숙이와 함께 여행을 위해서 수고 많았어요.허리는 좀 어떠시유~~ 사랑은 표현하기까지는 사랑이 아니고
종은 울리기까지는 종이 아니고
축복은 감사하기까지는 축복이 아니라던데 여행때와는 다르게 아무런 반응이 없는걸 보니 아마도 우리 친구들은 술을 먹여놔야 포현을 잘 하는것 같네요. ㅎㅎ
나도 이번에 내 생애 처음으로 중학교 동창회 행사에 참여했는데 아쉽게도 끝까지 같이 하지는 못하고 가족에게 불려가서 남해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여수에 가서 엑스포장에 들렸다가 다시 1박을 하고 다음날 고창 아버지와 눈나 산소에 들렸다가삼척으로 출발해서 7시가 지난 시간에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네. 만나서 반가웠고 고목사도 이제 나이값좀 하게(무슨 재주로 세월을 비켜가게 만들었는지 그 비결을 공유하든지 아니면 같이 나이를 먹든지 해야지...)
무열이가 그렇게 젊게 봐 주니 고맙네유.
나의 나 된 것은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대화도 못 나누고 사라져서 섭섭했네요.
희망의 나라로를 듀엣으로 불렀어야 했는데 ~~ㅎㅎ
항상 건강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