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큰별, 인간문화재 이은관 세상 떠나다. 빈소 한양대병원, 발인 14일( 2013년 8월13일)
영조 기자] “왔구나 왔소이다 황천 갔던 배뱅이가…”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은 이 대목에 누구나 익숙하다. 배뱅이와 이은관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것이다. 그 배뱅이굿의 주인공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예능보유자 이은관 명인이 12일 97살로 세상을 떴다.
고인은 다음 달 25일에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배뱅이굿을 공연할 계획일 만큼 그동안 정정한 모습으로 배뱅이 끈을 놓지 않았었다. 고인은 배뱅이굿을 시작한 뒤 80돌을 맞은 지난해에 무대에 올라 “얼굴도 모르는 배뱅이가 평생 나를 먹여 살렸으니 고맙기만 하다”는 말을 했었다.
배뱅이굿은 상사병을 앓다 숨진 배뱅이 이야기를 장구 반주에 맞춰 서도소리로 풀어내는 1인 창극이다. 고인은 1957년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한 뒤 일약 스타가 됐다. 당시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은 6만 장이나 팔렸다. “왔구나 왔소이다 황천 갔던 배뱅이가…”라는 대목은 1960년대 인기 코미디언 남보원 씨가 흉내 내 더욱 유명해졌다..
고인은 장구를 자유자재로 돌리면서 기차소리, 바람소리를 낼만큼 장구와 소리의 명인이었다. 1950~60년대 청중을 휘어잡는 스타였지만 당시 무형문화재 심사위원들이 “소리에 재담이나 섞고 점잖지 못하다”면서 인정하지 않아 1984년에야 겨우 서도소리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1990년 보관문화훈장을, 2002년 방일영국악상을 받았으며, 한국국악협회 부이사장을 지냈다.
| | |
| ▲ 제자 박준영의 공연에서 특별출연하여 색소폰을 연주하는 고 이은관 명인 |
공연차 멀리 호주에 가있어 장례식에 참석할 운명도 안 되는 고인의 직계 제자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박준영 명창은 “가슴이 미어진다. 이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인 서도소리 전수조교인 유지숙 명창은 “서도소리의 역사를 시작했던 분으로 서도소리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게 한 정말 소중한 어른이셨는데 이제 진짜 서도 고장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단걸음에 빈소에 다녀온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보유자 임정란 명창은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시던 선생님이 가시니 가슴에 휑하니 구멍이 뚫리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얼마 전 공연에서도 제자들을 향해 우렁찬 소리로 꾸짖었을 만큼 건강했던 고인은 보름정도 앓고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다. 유족은 아들 승주, 딸 옥분 옥금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 14일 오전 9시다. 02-2290-9442∼3
https://youtu.be/Mo1Qpus1LKA
https://youtu.be/3iZz5ryx-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