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곧 학교 시험이라고 하여 2주일을 일요일에 외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 3주만에 손녀는 공부하라고 집에 두고 딸과 손자와 함께 원주에 가서 아들 승용차를 타고 큰손녀와 단양으로 갔다. 아들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절을 구경시켜 준다고 구인사로 안내한 것이다. 불교 신자가 아니니 굳이 사찰을 찾아다닐 일도 없고, 기껏해야 문학회에서 문학기행을 갈 때 끼워지는 코스였는데 내가 가 본 절 중에 이렇게 큰 사찰은 처음 보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웅장함과 위엄을 느끼면서 인간의 기술에 찬사를 보낸다. 산골짜기를 따라 절묘하게 자리를 잡은 사찰을 보며 신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온달관광지, 보발재 전망대 쪽으로 올라가며 줄지어 서있는 단풍나무 가로수의 붉은 열정에 찬사를 보내며 취해본다. 아들딸과 손자손녀는 사찰 맨 위까지 올라갔다 왔는데 나는 맨꼭대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서 많이 걷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