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양주시민축구단은 화려한 선수구성과 체계적인 구단운영으로 챌린저스리그에서도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프런트와 선수. 이들이 하나가 될 때서야 비로소 이렇게 빛을 비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수환 사무국장과 고재민선수가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프런트와 선수이기전 아빠와 아들 사이다. 부자지간(父子之間) 이 한 팀에서 일하고 있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들은 서로의 힘을 합심해 행복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양주시민축구단에 발을 먼저 들여놓은 건 아버지 고수환 사무국장이다. 양주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고 사무국장은 축구의 불모지인 양주에 축구인프라 구축과 발전을 위해 양주 창단 때부터 함께해온 일원이다. 그리고 올 시즌 아들 고재민이 양주로 이적해 오며 부자지간이 한 팀에서 살림을 차리게 됐다.
“남들이 볼 때는 아무래도 프런트와 선수 사이이기 때문에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더 많습니다. 집에서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아빠와 아들이 아닌 프런트와 선수 사이라 사적인 이야기는 안 하는 편입니다. 사실 아들이 경기장에서 넘어지거나 플레이가 안 될 때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참 난감합니다(웃음).” - 아버지 고수환 사무국장
“저도 아빠랑 한 팀에 있어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모습만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 제일 속상해요. 그래도 아버지는 저의 가장 좋은 멘토이자 스승이세요.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죠.” - 아들 고재민
사실 아들 고재민은 지난해까지 강원FC에서 프로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당한 극심한 부상 후유증으로 프로생활을 접고 양주로 오게 된 것이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들이 프로에서 챌린저스리그까지 내려온 것을 속상해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고 사무국장은 그 반대다.
“아직 아들의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주에서 한 시즌을 보낸 것이 아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이고, 경험을 쌓을 수 있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한 번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고수환 사무국장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걸까? 아들 고재민은 챌린저스리그의 특성상 많지 않은 운동량을 개인운동으로 채우고 있다. 팀 훈련을 제외한 날에는 대학교 축구부 팀에서 함께 합숙생활을 하며 꾸준히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이는 자신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아버지를 위해서다.
“아버지에게 다시 한 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 나이가 어리니깐 포기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버지 사랑합니다(웃음).”
글=이세나(KFA 리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