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일, 드디어 대망의 북유럽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멀고먼 나라 북유럽, 자연과 교육과 복지의 나라...
물가가 워낙 비싸, 여행갈 엄두가 안 났던 나라...
오전 10시 20분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향하여 비행기( AY 402)가 이륙했습니다.
아이고, 큰일났다. 그 좁은 좌석에서 장거리 비행을 어떻게 견뎌내지?
밥 한 번 먹고 나니 반 정도 갔네요.
밥 먹고 잠깐 눈 붙이고, 영화 한 편(Mirror, Mirror) 보고, 또 한번 밥 먹고 나니 도착했네요.
총 비행시간 8시간 50분, 그래도 참 양호한 비행이지요.
반타 국제공항은 헬싱키 북쪽 19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요.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네요.
날씨는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
공항에 나온 핀란든 사람들을 보니, 겨울 외투를 입은 사람도 있어요.
아침에는 엄청 추웠다네요.
비도 오락가락...
제일 처음에 간 곳은 올림픽 경기장입니다.
핀란드는 1952년 올림픽을 개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련으로부터 해방된 것이 1947년인데 이로부터 5년 후에 올림픽을 개최했다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핀란드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이 참 많았어요.
핀란드는 원래 자원이 많은 나라여서 잘 사는 나라가 된 줄로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참 굴곡이 많은 역사를 가졌더군요.
650년 동안 스웨덴의 지배를 받고, 그 뒤 1721년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비운의 역사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핀란드는 이에 맞서 끊임없이 민족적 자긍심을 지키며 저항을 했지요.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민족 대서사시 <칼레발라>가 복원되었고,
시벨리우스의 애국 교향시 <핀란디아>가 탄생한 것이죠.
그렇게 1000년 가까이 여러 나라의 침략과 압박 속에서 살던 핀란드는 사실 풍요로운 땅을 가진 것도 아니었어요.
척박한 땅...온통 돌 투성이 땅으로 뒤덮인 나라...
그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자원은 우리가 잘 아는 '자작나무'였습니다.
이 사람...한글로 읽으면 빠보 누르미...
핀란드의 육상 선수인데요.
1920년, 1924년, 1928년 올림픽에 세 번 출전하여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세계 신기록을 무려 22개나 세운 사람입니다.
핀란드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또 하나의 영웅, 시벨리우스...
여기는 바로 시벨리우스 공원입니다.
1967년 아일라 힐튜넨이라는 조경사가 설계한 공원입니다.
세계적인 작곡가 얀 시벨리우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죠.
중앙부에는 스테인레스 파이프와 시밸리우스의 초상 부조가 있습니다.
스테인레스 파이프 안에서 바라본 하늘...
조경사는 시벨리우스의 음악을 들으며 떠오른 영감을 토대로 조성을 했다 합니다.
자작나무가 우거진 숲, 공원 서쪽에는 바다를 낀 아름다운 산책로도 있습니다.
어두운 표정의 시벨리우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핀란드의 보물이 되었지요.
있는 그대로 소박한 핀란드의 공원....
조용하고, 여유로운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핀란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새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게 바로 마가목이랍니다. 아주 유용한 나무라죠?)
핀란드는 벌써 가을로 접어들어, 벌써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어요.
자작나무가 우거진 공원 나무 의자에 앉아 보았습니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가 갑자기 듣고 싶어집니다.
장엄하고 웅장한 곡, 애국심이 절로 솟아나는 곳...
서쪽 해안 산책로에 예쁜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를 알리는 광고판도 이렇게 소박하네요. 소박해서 참 정겨운 간판...
동물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핀란드 사람들...
1000년 동안이나 이 나라 저 나라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이겨낸 그들이 정말로 위대해 보입니다.
카페를 선전하는 자동차...
자동차 위에 놓인 주전자가 참 정겨워요.
사람과 오리가 유유히 놀고 있는 공원...
인구가 적다고 하지만, 대도시 헬싱키에서도 사람 구경하기 참 힘듭니다.
바위산을 올라가는 선생님들, 꼭 무슨 순례자 같지요?
여기는 바로 바위를 그대로 살리고 바위 속을 뚫어 교회를 만든 암석교회입니다.
핀란드의 국토는 온통 바위로 뒤덮여 있는 아주 척박한 곳인데,
이 사람들 바위를 그대로 두고 집도 짓고 교회도 짓고 한다네요.
아주 오래전 부터 있어왔던 아파트들....
부수고 헐어버리고, 새것을 짓기 좋아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에요.
있는 것들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들었기 때문에 '암석교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 교회의 원래 이름은 '템펠리 아우키오 교회'입니다.
1969년의 건축 공모전에서 띠모, 뛰오모 두 형제에 의해 지어졌죠. 형제는 용감했다...
자연을 보존하고 교회 건축의 특징을 살려 지은 컨셉...
창조성이 돋보이는 둥근 지붕...이 지붕은 구리선 22Km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하네요.
천장 주변을 원형으로 잘라낸 채광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얼마나 환상적일까요?
안타깝게도 오늘은 비가 와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답니다.
3.100개의 파이프를 가진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오며 가는 사람들 누구나 쉽게 들어와 (낮은 문턱)
편하게 앉아 음악을 듣거나, 기도를 하는 모습들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우리나라 교회도 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 왔느냐, 이름이 무엇이냐? 하며 너무 친근하게 굴며 간섭하는 교회 사람들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 사실이니까요.
차창밖 풍경....
비가 왔다 안 왔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왠만한 비는 그냥 맞고 갑니다.(핀란드 사람들은)
저 멀리 보이는 연두색 기차 같은 것은 헬싱키 시내를 다니는 순환노선 전차 같은 것
이름이 트램입니다.
한번 타봤으면 좋으련만...
우스펜스키 교회입니다.
이것은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정교회, 비잔틴 슬라브 양식이지요.
핀란드는 루터교 80%, 러시아 정교도는 고작 1%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스펜스키의 뜻은 '고이 잠드소서'- 성모 마리아의 편안한 죽음을 기원하는 뜻입니다.
이게 바로 트램입니다.
대도시 거리가 이렇게 한산합니다.
전기를 이용해 달리는 트램이 도시 한가운데를 달립니다.
헬싱키 대성당입니다. 핀란드 사람의 대부분이 다니는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이지요.
녹색 돔과 웅장한 상아빛 건물, 그리고 파란 하늘이 환상적이에요.
이 성당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헬싱키 대학, 오른쪽에는 의회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있는 이 곳이 바로 원로원 광장이지요.
이곳은 그러니까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인 것입니다.
광장 가운데 있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모습
러시아의 간섭과 지배를 받은 핀란드는 왜 이 동상을 세워놓은 것일까요?
이 황제는 핀란드를 억압하지 않고, 오히려 핀란드의 발전에 큰 공을 세워 영웅으로 대접을 하는 거랍니다.
정사각형 모양의 광장- 원로원 광장입니다.
40만 개의 화강암 포석이 바닥에 깔려 있지요.
이 광장을 중심으로 있는 대성당, 대학, 도서관, 정부종합청사 등의 건물은
대부분 1820년에서 1840년 사이에 핀란드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헬싱키 대성당 내부의 모습
파이프 오르간이 웅장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루터 동상....
핀란드의 울창한 자작나무 숲은 어디에 가면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네요.
저녁은 한국음식점에 가서, 된장찌개와 잡채 등등을 먹었습니다.
벌써부터 한국식을 먹나, 그 나라 음식을 먹고 싶은데...
불평을 해도 소용없지만, 내일부터는 그 나라 토속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내일은, 오전에 초등학교, 오후에는 중학교 방문을 합니다.
손에 익지 않은 노트북으로, 낯선 곳에서 여행기를 쓰려니 여러가지 애로점이 있네요.
그래도 이렇게나마 여행기를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럼...2편에서 만나요!
첫댓글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 행복한 얼굴들....나도 여행 첫날인 기분이네!
그래도 샘하고 여행했던 그 때가 제일 재밌었어요.^^
핀란드가 어떤 곳인지 이해할수있게 써 놓은 수기 덕분에 공부한 기분이네요~~ ^^ 이 수기를 읽고 나니 당장 날아가...소박하고 아름다운 핀란드를 직접 보고 싶네요~~ 사진 속 선생님도 반가워요ㅋ 그럼 이따가 또 만나요!
다음엔 함께 가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지구촌>이란 말이 실감됩니다. 그런데 잠도 안자고(?) ...
조심해서 다녀요.
핀란드는 우리나라보다 6시간 늦습니다. 그러나까 이 글을 쓸 때는 저녁시간...
슝~ 날아가셨군요.^^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좋은 여행 되세요.
예, 덕분에 좋은 여행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에 제가 여행을 하고있는듯 합니다
아름다운 추억 많이 담아오시기 바랍니다
2편도 기대되네요^^
사진속의 샘과 행복한 여인들도 반갑습니다
첫날 모습은 비행기에서 마악 내려서 그런지 얼떨떨하고, 얼굴이 부스스~~
헬싱키 대성당 정말 멋져요... 날씨가 자주 변한다고 하니까 감기 조심하시구요...
역시 신실한 신자는 멋진 성당을 한눈에 알아보시네요.
멋져요. 기대했던대로. 조심조심 즐겁게 남은 일정 보내세요. 2탄도 기대할게요.^^~
함께 갔던 여행지가 생각나네요. 앙코르와트...
와~ 실시간 여행기 정말 멋져요. 아무쪼록 건강하게 행복한 여행 되세요.
샘의 염려 덕분에 건겅하고 행복하게 여행 즐겼답니다.^^
부지런한 노란 병아리 같아요. 덕분에 핀란드 구경 잘 했습니다.
제가요? 제가 부지런하기는 하지요. 그건 인정합니다~.
생방송으로 헬싱키가 바로 연결되었네요. 건강하게 즐겁게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서 시들시들했었는데, 좋은 공기와 경치 보고 팔딱팔딱 싱싱해졌습니다.^^
선생님께는 커피주전자표 커피무한 리필 해 드려야겠어요~~저희 카페에서는 여행기를 써주시는 분들께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거든요~~
건강히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아, 그래요? 정말 영광이에요. 커피주전자표 커피를 마시게 되어서...그것도 무한리필이라니!
화~~벌써 생생한 소식을~~~요즘 공무원들도 헬싱키에 연수 많이 가요, 무슨 이유가 있나요?
핀란드는 청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교육제도도 혁신적이고요. 아마 그래서 아닐까요?
선배님 대단대단하십니다
발빠르게 생생하게 바로바로 올리시고 소식을 주시다니요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내고 갑니다 ㅎㅎ
반가워요. 이것 올리느라고 고생 좀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