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엿보기-②] 포스코홀딩스 ‘세무조사팀 신상정보’…국세청 양식과 비교해 보니 ‘빼박’(?)

[stay_광]

- 포스코홀딩스, 작년 세무조사 당시 조사팀 신상정보 ‘입수’ 논란
- ‘조사팀과 지휘라인 프로필’ 문서…국세청 등 관공서 양식 유사
- 국세청 또는 관공서 양식에 익숙한 제3자 작성 추론돼
-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및 피조사법인 간 유착 의혹 번지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의 포스코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포스크홀딩스가 지난해 실시된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조사팀 전원의 신상을 확보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해당 문서 양식이 국세청 등 관공서에서 주로 쓰는 양식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해당 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문서가 국세청 등 관공서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세무조사 과정에서 피조사 대상인 포스코홀딩스가 조사 주체인 국세청으로부터 조사관 신상이 담긴 내부 문서를 불법적으로 입수했다고 볼 여지가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본지는 지난 19일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기간 세무조사팀을 비롯한 20여 명의 신상정보가 담긴 ‘조사팀과 지휘라인 프로필’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입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단독] [포스코 엿보기-①] 포스코홀딩스, 국세청 세무조사팀 ‘신상 정보’ 꿰찼다 참조)

이 문서에는 포스코 워터마크와 함께 하단에 포스코홀딩스 문구가 선명히 찍혀 있었고, 문서 출력자 역시 포스코홀딩스 직원으로 확인돼 문서 생성 및 입수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는 문서가 사내에서 출력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이 문서를 자신들이 생성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문서는 한글(hwp) 양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포스코에서는 통상 문서 작성 시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문서 작성 사실을 부인했다.

◇ 국세청 양식과 유사한 포맷…문서 작성 주체는 어디?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4월 세무조사 기간 입수한 ‘조사팀 지휘라인 프로필’(왼쪽 상단), 국세청이 작성한 ‘국세행정 역량강화’ TF 추진현황(오른쪽 상단)과 세금포인트 제도 개요(왼쪽 하단),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개요’(오른쪽 하단). 모두 문서 상단 참고와 제목을 구성하는 양식이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 측이 문서 작성 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관심은 해당 문서의 작성 주체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해당 문서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 문서는 한글 문서(hwp) 양식으로 작성됐으며, 국세청 등 관공서에서 주로 사용하는 양식과 매우 유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폰트, 제목 구성 방식, 표 작성 형태 등이 관공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양식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 상단에 사각형 표 안에 ‘참고’ 문구와 제목을 기입하는 형식으로 작성돼 있는데, 이는 국세청에서 ‘참고’나 ‘붙임’ 페이지를 작성할 때 흔히 사용하는 포맷과 같았다.

실제 국세청 등 정부부처에서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 양식과 같은 형태의 문서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해 2월 국세청이 배포한 ‘2023년 국세행정 운영방안 및 역점 추진과제 발표’ 보고서의 참고 페이지나, 지난해 12월 국세청이 발표한 ‘확대된 세금포인트 혜택’ 참고 페이지에서도 이와 동일한 양식으로 문서가 작성됐다.

국세청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배포한 ’‘제주도, 하늘길 넓어지고 항공 안전 강화된다‘ 보도자료의 참고 페이지 역시 동일한 포맷으로 문서가 구성됐다.

해당 문서의 형태가 국세청을 비롯한 정부 부처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양식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당 문서 양식이 국세청에서 사용하는 스타일과 유사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내려준 통일된 양식은 아니지만, 관공서 간 양식을 서로 참고하면서 비슷하게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공서 직원은 “보고서 ’참고‘ 페이지를 작성할 때 주로 사용하는 양식”이라고 확인해줬다.

◇ 내부 문서가 어떻게 피조사법인 손에?…포스코홀딩스 입수 배경 놓고 의문 증폭

포스코홀딩스에서 지난해 세무조사 당시 출력된 '조사팀과 지휘라인 프로필' 제목의 문서에 포스코 워터마크가 선명히 찍혀 있다. 이 문서에는  당시 세무조사팀 직원들의 구체적 개인 정보가 상세히 기재돼 있다.

그럼에도 해당 문서 작성 주체가 실제 관공서인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조사팀과 지휘라인 프로필’이란 문서 제목·내용·성격을 미뤄 봤을 때, 이 문서는 국세청이 작성한 내부 문서이거나 국세청 등 관공서 양식에 익숙한 제 3자가 해당 정보를 수집해 작성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는 상황으로 보인다.

만약 이 문서를 실제로 국세청에서 작성한 것이라면, 포스코홀딩스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 주체인 국세청의 비공개 문서를 모종의 경로로 입수한 셈이다. 

문서 작성자가 국세청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포스코홀딩스가 세무조사팀 조사관들의 신상정보를 입수한 경로, 활용 목적, 불법적 정보 유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어느 쪽이든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는 물론 자칫 국세청과 피 조사법인 간의 유착 의혹으로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에 대해 “문서를 생성하거나 활용한 바 없고 출처 또한 알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국세청 역시 조사관 신상정보가 담긴 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출처 : 필드뉴스 http://www.fieldnews.kr

[단독] [포스코 엿보기-②] 포스코홀딩스 ‘세무조사팀 신상정보’…국세청 양식과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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