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결혼 기념일을 뜻깊게(?) 보내고자 우리 가족이 처음 오토캠핑을 시작했던
거창 금원산으로 날랐더랬습니다. 마산에서 가까운 곳도 많지만 거창 방면으로 자주 가는 편입니다.
이유는 다름아닌 겨울에만 맛 볼 수 있는 꿀사과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제가 사용하던 방패형 화목난로를 다시 용량을 키우고 다른 편의 기능을 추가하고자
창범이님께 보낸탓에 대신 보내 준 보급형 스텐난로를 신주단지 모시듯 차에 고이 싣고
거창으로 향했습니다.
금원산에 도착하니 해는 뉘엇뉘엇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구라청 김양의 말에 의하면 년 중 가장 추운 날씨라 하여 급히 텐트와 화목난로를 설치했더랬습니다.
날씨가 무척 추웠었기에 장비 정리를 대충 마치고 먼저 잘 마른 참나무로 불을 지폈습니다.
텐트 안이 훈훈해 지는 걸 느낄즈음 담배 한개피 피울 요량으로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산에서 출발할 때 구라청 김양이 오늘 밤을 전후하여 많은 눈이 내린다 했는데...
화목난로를 사용하며 연통으로 빠져 나가는 연기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이상한 취미에 빠진탓에
아무 생각없이 밤하늘 한가운데 우뚝 솟은 연통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구라청 김양의 말대로 정말 눈이 내립니다.^^
그리고 김양의 말대로 정말 추웠습니다.^^
공기유입구를 최대한 열고 불을 지폈기에 바깥은 그렇게 추운데도 텐트 안은 더울 정돕니다.
잠시 방패형 난로보다 열량이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찰나 본체가 벌겋게 달아 오릅니다.
온수보일러를 사용한 탓에 그리 느낄 수 있었겠지만, 객관적으로 방패형과 보급형을 두고 한번
비교해볼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생각도 잠시 벌겋게 달아 오르는 것을 보던 중 방패형 난로와 공통된 점을 발견했습니다.
난로의 전면만 과열된다는 공통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사진에서와 같이 전면(몸통포함)이 과열 되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화목투입구 변형으로 여닫음 문제, 화목투입 불편, 화상 위험등등)이 많다는 것을 경험상 잘 알기에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내부에 설치된 구들 구조를 변경하면 어떨런지요?
현재 최초 화염 유입구가 본체 중간쯤에 있다보니 화염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본체 뒤쪽으로 빼 최초 화염 유입이 후면에서 이루어지게 하고 중간 구들을 줄이면 전면이 과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지, 그리고 본체 후면에 갑옷(화상방지망)을 입혀 주시면 안전도 확보되어
단점보다 장점이 많을듯 합니다만...^^
텐트 안이 너무 더운듯하여 공기 유입구를 닫았습니다.
그리고 바삐 설치하느라 눈여겨 보지 못했던 스텐 난로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난로 본체를 지지하는 다리부분입니다. 현재의 다리 형태는 수납 및 고정에 있어서는 훌륭하다
할 수 있으나 캠퍼의 입장에서 본다면 설치가 불편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다리보다 앞뒤 또는 좌우측 접이식 일체형 다리(2개)를 채택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음은 화목투입구 고정 고리입니다.
사진에서와 같은 모양으로 고정되는데, 전면이 과열되다보니 고정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고정 손잡이가 좌측으로 향한 상태로 고정되는 것보다 전면(초창기 모델처럼 하되 여닫기 쉽게...)에서
여닫을 수 있다면 더 편할테지요.^^
위의 내용을 관찰하다보니 밤이 깊어 가는 줄 몰랐습니다.
휴대폰에서 울리는 "열시!!!" 라는 멘트를 듣곤 주변 정리겸 마무리를 했습니다.
온수보일러는 잘 돌아가는지, 그리고 온도는 적당한지 등등을 챙기다보니 금방 열한시가 됩니다.
하여 마지막 화목을 가득 넣곤 잠 자리에 들었습니다.
한참을 자다 텐트 밖 비 내리는 소리(???)와 심한 바람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집사람과 아이들이 깨지않게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텐트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세찬 바람은 불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멍했지만 이내 비 내리는 소리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소리는 다름아닌 화목난로에서 나는 장작이 타며 내는...^^
그랬습니다.^^
버릇처럼 시계를 봅니다. 새벽 5시 20분(둘째 날은 아침 7시-젖은 참나무)입니다.
온수보일러 덕에, 면혼방 티피텐트 덕에, 비 내리는 소리를 연출한 따뜻한 화목난로 덕에
한기를 별로 느끼지 않고 잠에서 깬 시간입니다.
화목 사용량을 많이 감소 시킨 것과 열 전달 및 지속 시간만큼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화목을 보충하고 다시 잠 자리에 들었다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 소리에 잠에서
다시 깨었습니다. 잠에서 깨면 버릇처럼 화목을 다시 채웁니다.ㅡ,.ㅡ;;
화목을 채우고 느즈막히 밖으로 나오니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집 사람은 요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화목난로를 사용하는 캠퍼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저희 역시 별도의 버너가 필요치 않습니다.^^
온 가족이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 -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려 하였으나 날이 너무추워 눈이 뭉치지
않았다는 - 다시 텐트로 돌아왔습니다.
꽁꽁 언 손과 발을 녹이며 무슨 숙제 하는냥 다시 난로를 관찰했습니다.ㅡ,.ㅡ;;
이번엔 화상 방지망 겸용 사이드 테이블을 유심히 들여다봤습니다.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것 같은데 펴놓고 있자니 면적을 많이 차지하고, 접어 놓고 있자니 나중에
펼 일(난로가 열받은 상태)이 걱정이고...ㅡ,.ㅡ;;
창범이님 말씀대로 방지망은 부착형으로, 사이드 테이블은 방패형과 같은 형태로 하는 것이
좋을듯했습니다.^^
단, 방지망은 큼지막하게 하여 빈틈없이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실수로 방지망이 없는 구석 모서리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견적 나옵디다.ㅎ~
다음은 화목투입구를 관찰해봤습니다.ㅡ,.ㅡ;;
상부 구들과 화염 및 연기 역류를 막고자 투입구를 전면 하단에 위치하게 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리 높이가 있으니 화목을 투입하는 건 어렵지 않으나 취침에 들기 전 화목을 가득 채우려니 조금
거슬립니다.
75mm 연통 및 구들로 인한 열 지속시간 및 화목 사용량을 줄인 것 만으로도 훌륭한 난로라고
생각하는 1인인지라 화목 투입 시 약간의 연기 역류쯤은 감수하더라도 화목 투입구를 조금
높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유는 화목을 채우는 것이 편리하고, 간혹 경우에 따라 숯이 굴러 내려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겨지더군요.
그리고 공기유입구는 닫아도 틈이 생기는 것보다 완전히 닫히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 보통 밑불(숯)이 충분히 형성된 상태부터 완전히 닫고 사용하는데 화목사용량을 더
줄이고자 노력하신다면 저 작은 틈도 완전히 막는다면...^^
막아도 불은 꺼지지 않을 겁니다. 관측창 구멍 및 하부 재받이 틈으로 유입되는
공기만으로도 충분할테니까요.^^
매번 재를 비우며 느끼는 것이지만...
화목난로 후면 하단에 상단에 설치된 이동용 손잡이 하나 달면 어떨지요?
창범이네 화목난로가 그리 무거운 건 아니나 후면 하단에 손잡이 하나 단다면 재를 비우기가 훨씬
쉬워질 겁니다. 대각선으로 잡고 흔들면...^^
그리고 이런 부지깽이 하나 만들어 보급하면 어떨지요? ㅎㅎㅎ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정말 편합니다.^^
2박 3일을 산속에 묻혀 지내며 첫날을 제외하고 젖은 참나무를 태웠더랬습니다.
철수를 준비하며 연통을 분리할 때 안 것이지만 방패형에 비해 내부 오염 정도가 조금 심했습니다.
연통 일곱개를 세웠는데 네개째부터 불씨 방지캡 까지...
마직막으로 창범이님께서 특별 주문해서 맞춘 L자형 엘보와 불씨 방지캡은 완전 캡이었습니다.^^
별도의 개조없이 거꾸로 연통을 세울 수 있으니 젖은 나무를 맘껏 태워도 진액 걱정 없었습니다.
이상입니다.
원래 방패형 화목난로 후기를 올려야하는데 제목에서와 같이 어떨결에...^^
창범이네 화목난로...
열 지속 시간은 늘고 화목사용량은 현저히 줄인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줘야겠지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소소한 부분을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만든다면 세상에서 으뜸인 난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아주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다가오는 1월 중순쯤엔 방패형 후기 한번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ㅎ~
좋은 님...
지루한 후기 읽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럼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 되시길 빌며 이만...
야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