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聞槿園姜邁在滿病卒 근원 강 매가 만주에서 병으로 별세함을 듣고
聞槿園姜邁在滿病卒 及之, 對山槿園王父.
근원 강매(槿園 姜邁)가 1) 만주서 병으로 별세했다는 말 듣고 이를 지었다,
대산(對山)은 근원의 할아버지이신 강 진[姜 溱]이다.
對山家裡筆如椽
대산 집안은 문필이 참 대단하였으니 2)
世襲靑氊墨又傳
대대로 유전하는 문묵도 또 전하였소.
庠舍執鞭同卄載
학교에서 가르친 게 함께 이십년이고
宗門論道說三天
같은 교단에서 거의 날마다 전파했네. 3)
邦魂欲赴沙塩裡
나라사랑은 소금 속에서 녹이려 했고 4)
骸骨願埋祖墓邊
해골은 할아버지 곁에 묻히길 원했네.
何意薊門流落去
무슨 뜻으로 만주에 떠돌아 갔었는가? 5)
未成初志淚空漣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눈물만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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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원 강매(槿園 姜邁/ 1878-1941): 시인과 같이 배재(培材)에서 가르친 오랜 친구이다.
2) 대산, 필여연(對山, 筆如椽): 대산은 강진(姜溍/ 1807-1858)의 호(號)로 조선말기의 서예가이며 시인이었는데 규장각 검서관, 안협 현감을 지냈고, 만주에서 작고했다는 애산의 친구 강매의 할아버지. 필여연은 대필여연(大筆如椽)인데 붓이 서까래처럼 크다는 말로 진서(晉書 王珣傳)에 왕순(王珣)의 꿈에 사람이 서까래 같은 붓을 주어서 이에 큰 글 쓸 기회가 있겠다고 했는데, 과연 임금이 죽어 그 애도의 일을 왕순이 쓰게 되었다. 이로서 후에 훌륭한 작품이나 작가의 재능을 연필(椽筆), 여연(如椽) 또는 대필여연(大筆如椽)이라 하게 되었다.
3) 종문논도설삼천(宗門論道說三天): 종문(宗門)은 교단(敎團), 논도(論道)는 진리나 복음(福音) 강론, 설삼천은 설교와 전도를 삼천(三天) 즉 삼천양두(三天兩頭), 거의 매일 또는 빈번히 라는 말.
4) 방혼욕부사염리(邦魂欲赴沙塩裡): 방혼은 국혼(國魂)으로 나라 사랑하는 애국심, 욕부는 가기를 원함, 사염리는 부서진 소금 속이니 기독교 정신인 소금되어 녹아지기를 불사(不辭)한다는 뜻.
5) 계문유락(薊門流落): 계문은 옛 중국 변방(邊防) 요지(要地) 지금의 하북성(河北省 北平市)의 덕승문(德勝門) 밖이나 여기는 변방의 만주(滿州), 유락(流落)은 집 떠나 정처 없이 떠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