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李朝如夢尙繁華
이조는 꿈같이 번화함 바랬는데
御柳無心繞砌斜
궁궐버들 무심히 섬돌만 휘감네. 1)
壯洞誰知金氏宅
장동의 김 씨네 집 누가 알았나? 2)
雲宮不見院玉家
대원군의 운현궁은 보질 못했네. 3)
重臣鎭座黃槐閣
대신의 자리가 황괴각에 있었네, 4)
擧子榮冠月桂花
급제자 영광의 모자와 월계화도. 5)
前日可憐歌舞地
지난날이 가엽다 가무하던 터는
化爲荒廢亂蓬麻
황폐하여져 잡초만 어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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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류무심(御柳無心): 어류는 임금의 버들 곧 궁궐안의 버드나무이고 무심은 남의 일에 관심이 없는 아무 생각이 없음이란 말이다.
2) 장동(壯洞): 장동김씨(壯洞金氏)는 신안동김씨(新安東金氏)가 조선말에 권력을 잡았고 특별히 서울 장동(壯洞)에 살아서 구안동김씨(舊安東金氏)와 구별하기 위해 신안동김씨라 하고 그 중에도 장동김씨가 권력의 핵심이었다.
3) 운궁(雲宮), 원옥가(院玉家): 운궁은 고종(高宗)이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 대원군의 집인 운현궁(雲峴宮)을 말하고, 원옥가는 대원군(大院君 李昰應/ 1820-1898)의 귀한 집이란 말이다. 대원군은 나이 어린 고종이 왕이 되었을 때 아버지인 대원군이 권력을 휘두른 때가 있었다.
4) 황괴각(黃槐閣): 누른 꽃이 피는 홰나무의 이름을 붙인 누각을 황괴각이라 했는데, 홰나무는 고대로부터 재상(宰相)을 상징하는 나무가 되었다. 그러므로 여기 황괴각은 고관대작들의 본부인 진좌(鎭坐/ 鎭座)를 말한다.
5) 거자(擧子): 과거(科擧)를 보던 선비를 말하고, 영관(榮冠)은 영광의 면류관이요, 월계화는 장원 급제자가 받는 어사화(御史花)가 월계화 모양의 종이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