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호남정맥 선각산(仙角山,1141.5m)
신선이 춤추는 선인무수(仙人舞袖)와 섬진강 발원지를 품은 천하명당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5/08/07 [00:12]
▲ 데미샘 © 새만금일보
<모악사랑회 소개> 1988년에 창립된 모악사랑회(회장 김문규)는 모악산지킴이의 4개지부에 소속된 단체다. 주요활동은 매달 4주 일요일마다 모악산 자연생태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산림정화활동, 산불예방캠페인, 등산로정비 등 건전한 산악문화조성에 앞장서 오고 있다.
▲ 오계치서 본 선각산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7 ·8대에 걸쳐 재상과 장군이 나올 선인무수와 장군대좌의 천하명당을 숨긴 선각산은 백운의 영산(靈山)이며 신선이 춤추는 형상이다. 신선 뿔로 일컫는 닥종이로 만든 모자를 닮은 갈모봉(하산각봉)에 이르면 세 갈래로 나누어 백운평야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내린다.
정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도 훌륭하다. 북쪽은 덕태산과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그 너머로 마이산의 두 귀가 종긋하다. 동쪽은 금남호남정맥의 오계치, 섬진강 발원샘을 안고 있는 천상데미, 그 너머로 북덕유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연봉들도 하늘금을 그리며 자기 존재를 자랑하려 애쓴다. 남으로 눈을 돌리면 임실 성수산, 팔공산, 서로는 내동산이 지척이고 백련산, 회문산, 원통산도 아스라하다.
▲ 오계치서 본 성수산 © 새만금일보
산줄기는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분기된 금남호남정맥이 북서쪽으로 내달리며, 장안산, 팔공산, 천상데미, 오계치를 거치면 서쪽으로 선각산 줄기를 내려놓고, 덕태산 못 미쳐 시루봉에서 진안 성수산 방향으로 뻗어간다. 물줄기는 남쪽 섬진강 원류인 데미샘물과 북쪽 백운동계곡이 백운천과 오원천을 이루다 섬진강에 살을 섞은 뒤 남해의 광양만으로 골인한다. 행정구역은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백암리, 반송리다.
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 백운면에는 특이한 지명과 수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최영훈씨 고증에 의하면 적군이 숨어 있던 은적골, 적군이 머물렀던 둔전지, 척후병이 있는 외병지, 낙오된 병사들이 있던 잔병지, 전투병이 있던 둔병이, 장군바위 등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 때 왜군이나 빨치산들이 주민들을 괴롭혔던 애환서린 지명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북소리가 나는 북소(沼), 징소리가 나는 장소, 종소리가 들리는 쇠종골, 깃발을 세운 깃대봉의 지명과 아울러 병사들이 둔병이로 이동하면 독전바위(투구바위)에서 장군이 지휘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전설도 있다. 삼반(三盤)으로 일컫는 반송리, 석전리, 화산리는 1천명이 피난한 땅(千人可活之地)이고, 이백(二白)은 상백암, 중백암의 지명도 특이하다.
▶문화유적 및 명승지
▲ 데미샘 © 새만금일보
[섬진강발원지 데미샘]선각산 남쪽 천상데미 상초막이골에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이 있다. ‘한국의 강’저자 이형석씨가 천상데미에서 천상빼고 데미샘으로 명명했다. 천상(天上)은 하늘로 오르고, 데미는 더미의 전라도 방언으로 산처럼 뾰쪽하게 솟은 형상, 즉 흙더미 거름더미 등을 의미한다. 섬진강은 고려 우왕 11년(1385년)에 왜구가 섬진강 하구에 침입했을 때 수많은 두꺼비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 갔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부터 두꺼비섬(蟾), 나루진(津)의 섬진강으로 불리게 됐으며, 현재 광양군 도사면에는 섬진리와 섬진나루가 있다. 섬진강은 길이가 225km이며, 3개도 11개 군에 걸쳐있다.
[만육 최양 유허비] 백운면 반송리 냇가 옆 풍광이 좋은 곳에 고려말 충신 만육 최양의 얼이 서려 있는 유허비(전북기념물 제81호)가 있다. 그는 정몽주에게 글을 배운 뒤 과거에 급제하여 정이품인 보문각 대제학을 지냈다. 고려가 망하고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하여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은거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청빈하고 대쪽같은 선비의 기상으로 일생을 고고하게 살았던 그는 전주 대성동에서 말년을 보내다 74세로 세상을 하직했다.
▲ 데미샘휴양관 © 새만금일보
[데미샘 자연휴양림] 200ha의 넓은 지역에 솦 속의 집, 휴양관, 물놀이장, 숲문화마당, 산책로,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등산이나 숙박 위주의 기능을 하는 휴양림을 탈피하여 산림문화체험공간, 자연학습원의 기능을 겸비하고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과 뛰어난 식생자원을 활용하여 생태학습 공간과 숲 체험공간을 제공한다.
휴양림 내 선각산은 표고 1,142m에 위치해 있으며 81과 195속 301종의 식물상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산 정상부의 철쭉 군락지와 고산습지부의 층층나무군락, 천상데미에서 오계치에 이르는 신갈나무 군락지 등의 숲이 보존되어 있다.
▲ 명상의 숲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데미샘자연휴양림 주차장-(0.7)데미샘-(0.7)천상데미-(2.8)오계치-(1.5)데미샘자연휴양림주차장(5.7km, 2시간)
o 2코스: 데미샘휴양림 주차장-(0.7)데미샘-(0.7)천상데미-(2.8)오계치-금남호남정맥 분기점-(2.0)갓거리봉-(1.5)선각산-중선각-임도-(3.0)독전바위-(0.5)임도-(3.0)백운동계곡(14.2km, 5시간30분)
o3코스(개척코스):유등마을-벌집바위-(3.0)순시봉-(2.2)백해암자터-암릉-(1.0)정상-중선각-(3.0)독전바위(하선각)-(2.3)갈모봉-662봉-서능-(5.5)은안리(17.0km,6시간30분)
▲ 천상데미 © 새만금일보
이번에는 모악사랑회 화원들과 섬진강발원지 대미샘과 천상데미, 선각산을 답사했다. 1코스는 데미샘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서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을 둘러보고 천상데미와 오계치를 거쳐서 데미샘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는데 2시간쯤 소요된다.
▲ 천상데미 하산길 © 새만금일보
2코스는 데미샘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서 천상데미-오계치-금남호남정맥 분기점-선각산 정상-독전바위-임도-백운동계곡으로 하산하는데 5시간30분이 소요된다. 1.2코스는 등산로가 비교적 잘 나 있다.
하지만 3코스는 호남지리탐사회가 개척한 선각산 종주코스로 백운면 신암리 유등마을에서 시작해서 선각산을 거쳐 백운면 은안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로 6시간30분이 소요되므로 전문 산꾼이 아니면 산행이 매우 힘든 코스다. 3코스의 산행은 백운면 반송리의 만육 최양선생유허비와 대전마을 냇가에 있는 장군바위를 둘러보고 742번 도로를 달리면 유등마을 버스정류장과 표지석이 나온다. 고즈넉한 유등마을 앞 넓은 주차장을 지나 북쪽의 외딴집(양인수 씨댁)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파란물통이 있는 임도로 오르면 된다.
▶교통안내
o 전주(동부우회도로, 17번국도)-관촌(49번도로)-진안 성수-백운(742번도로)-반송리-신암리 유등마을-원신암마을-데미샘자연휴양림
o 익산포항간고속도로 진안IC-742번도로-백운방향-유등마을-원신암-데미샘자연휴양림
o 순천완주간고속도로-임실IC-742번도로-백운방향-유등마을-원신암-데미샘자연휴양림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