還自廣陵 광릉에서 돌아오다
진관(秦觀, 1049-1100) 중국 북송시기의 詞人. 자는 소유, 호는 준해거사로 고유(지금의 지앙쑤 까오여우(江苏高邮)) 사람으로 사풍은 완약하고 아름다우며 소동파 문하의 사학사 중의 한 사람임. 저작으로 《淮海集(회해집)》이 있음
天寒水鳥自相依 천한수조자상의
十百爲群戱落暉 십백위군희락희
過盡行人都不起 과진행인도불기
忽聞冰響一齊飛 홀문빙향일제비
추운 날씨에 물새들 서로 몸을 의지하고
여럿 무리 지어 석양볕을 즐기네.
행인이 모두 지나가도 도무지 일어나지 않더니
홀연 들리는 얼음 깨지는 소리에 일제히 날아오르네.
廣陵(광릉): 중국 강소성 양주의 옛 이름
詞人(사인): 시문을 짓는 사람 천한(天寒): 날씨가 매우 춥다.
자상의(自相依): 서로 몸을 의지하다.
십백(十百): 열이나 백, 즉 많은 수.
도불기(都不起): 조금도 움직이지 않다.
빙향(冰響):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
날씨가 추우니 물새들이 서로 체온을 나누며 의지하여,
지는 햇볕을 받으며 옹기종기 무리 지어 앉아있는 모습과
행인들이 지나가도 꿈쩍 않던 새들이 갑자기 들리는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 즉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일제히 날아오르는 그 순간의 장관을 가감 없이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요즘은 서울 도심의 지천마다 떼 지은 무리는 아니지만
백로나 왜가리 청둥오리에 원앙이, 심지어는 가마우지까지
여러 종류의 새들이 텃새가 되어 사계절 근접한 거리에서 볼 수 있다.
인공으로 흘리는 물이라 얼지 않으니
더욱 이들에게는 겨울을 지날 수 있는 또 다른 겨울 생태가 되었고
인간에게는 볼거리가 되고 있다.
어항 속에 들어온 붕어와 저 하천의 물새들.....
어디까지가 자연인지 이제는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