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와 법과 정치와 기업이 공생하는 미국 사회의 한 측면도다. 영화 <펠리칸 브리프Pelican Brief>는 어떤 고리는 드러나고 어떤 고리는 감춰진 이 퍼즐같은 먹이사슬을 가지고 하나의 공포추리물을 만들어 놓고 있다. 두 대법원 판사의 암살사건이 매스컴을 들썩이고 한 명석한 법대 여학생 다비(줄리아 로버츠)가 학문적 호기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추론을 제시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이 추론을 담은 독특한 문서가 ‘펠리칸 브리프’. 이 문서가 주장하는 바, 사건은 백악관으로 귀착된다. 펠리칸이라는 희귀종 새의 서식지에서 유전개발 사업을 벌이다 환경단체에 소송을 당한, 대통령의 재정적 후원자가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다. 문서는 법대 교수를 거치고 FBI 요원을 거쳐 백악관에 전달되고, 바로 다음날부터 그 통로에 걸쳐 있는 인물들이 하나씩 살해되기 시작한다. 법대생 다비는 자신이 쓴 문서 속의 진실과 함께 이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구조적 폭력의 무력한 희생자가 되고 말 것같다. 그러나 고립무원의 진실과 다비를 구하는 것은 한 민완 신문기자(덴젤 워싱턴)다. 영화 <야망의 함정The Firm>의 원작자 존 그리샴John Grisham의 소설을, 법정 추리영화 <의혹Presumed Innocent>을 만들었던 알란 파큘러Allan Pakula(1928~98)가 제작, 감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