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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여행
우리 모두는 늘 자신에게 주어 진
가장 최선의 삶을 살고자 한다.
그리고 그 일상의 삶이
여행처럼 즐겁기를 바라고 있다.
오늘도 일어 나자 마자
창밖을 내다 보며 물 한 컵을 손에 들고
무엇을 할까
어디로 갈까
하루의 일정을 짜 본다.
(내 첫사랑의 입술같은 처마 밑 풍경)
아무래도 오늘은 그다지 특별하다거나
신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스스로 찾아나선
신나고 특별한 일.
오랫만에 천마산 정상까지
올라가 보는 일이다.
산 정상 코 밑에는 누군가가 정성을 들여
쌓아 놓은 돌탑들이 보이고
산 정상의 조각공원은 무질서 하게 파헤쳐 놓아
그 동안 공을 들여 전시 해 둔 조각품들은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
연말까지 전망대 스카이워크 건설 공사를 한다고
그리 해 놓은 모양이다.
약간의 실망과 허망함을 안고
산길을 돌고 돌아 내려 오는 길.
저 아래 암자같은 절이 하나 보인다.
가까이 다가 갈수록
눈 앞에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 오는 아담한 절.
대웅잔 앞 넒고 푸른 잔디와
소담하게 줄 지어 선 노란국화 무리.
스님의 정성스런 손길이 가득 묻어 나온다.
대웅전 앞
다육이 무리도 예쁘고
기왓장에 그려 놓은 그림도 예쁘고
글귀도 참 정성스럽다.
그러나 가장 눈에 들어 오는 것은
묘한 형상을 한
다섯색깔 바위로 조각한 관세음 보살상이다.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더 정다운 이웃 처녀로 다가 오고 있다.
또 하나
두 젊은 남녀를 인연의 끈으로 묶어 놓은
하얀소를 데리고 다니는 보살.
이 보살은 누구일까.
그녀에게
내 인연의 끈도 부탁해 보고 싶다만
이미 수많은 인연들이 내 곁을 오고 간 까닭에
이제 남아 있을 인연조차 없을 것 같다.
아무 일 없을 것 같던 하루.
이 하루도 지나가고 보니
그 모든 하나하나가
모두가 특별하고 애틋한 하루 였네.
천상의 하루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