維摩詰所說經(유마힐소설경)
第三 弟子品(제자품)
1. 사리불과 좌선
爾時(이시)에 長者維摩詰(장자유마힐)이
自念寢疾於牀(자념침질어상)하니 世尊(세존)의 大慈(대자)로
寧不垂愍(영불수민)인가하더니 佛知其意(불지기의)하시고
卽告舍利弗(즉고사리불)하사대
汝行詣維摩詰(여행예유마힐)하야 問疾(문질)하라
舍利弗(사리불)이 白佛言(백불언)하대 世尊(세존)이시여
我不堪任詣彼問疾(아불감임예피문질)이니다
所以者何(소이자하)오 憶念(억념)하니 我昔(아석)에
曾於林中(증어림중)에 宴坐樹下(연좌수하)러니 時(시)에
維摩詰(유마힐)이 來謂我言(내위아언)하되
唯舍利弗(유사리불)아 不必是坐(불필시좌)가
爲宴坐也(위연좌야)니라 夫宴坐者(부연좌자)는
不於三界(불어삼계)에 現身意(현신의)가 是爲宴坐(시위연좌)
며 不起滅定(불기멸정)하고 而現諸威儀(이현제위의)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不捨道法(불사도법)하고
而現凡夫事(이현범부사)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心不住內(심부주내)하고 亦不在外(역부재외)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於諸見(어제견)에도 不動(부동)하고
而修行三十七道品(이수행삼십칠도품)이 是爲宴坐(시위연좌)며
不斷煩惱(부단번뇌)하고 而入涅槃(이입열반)이
是爲宴坐(시위연좌)니 若能如是坐者(약능여시좌자)라사
佛所印可(불소인가)니라 時我世尊(시아세존)이시여
聞是說語(문설시어)하고 默然而止(묵연이지)하야
不能加報(불능가보)니다
故我不任詣彼問疾(고아불임예피문질)호이다
爾時(이시)에 長者維摩詰(장자유마힐)이 自念寢疾於牀(자념침질어상)하니,
그 때에 장자유마힐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四海無家病比丘(사해무가병비구), 사해에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병든 비구가
孤燈獨照破牀頭(고등독조파상두)라. 제가 치문에서 그 것을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四海無家病比丘 孤燈獨照破牀頭라. 온 사방을 다 훑어 봐야 아는 사람 없어. 도반이라고 그래봐야
아프면 더 가까이 안 옵니다. 혹시 병이 옮을까 싶어서인지 더 가까이 안 온다고요.
신종플루도 아닌데 불러도 가까이 안 옵니다. 냄새 난다고 ...
孤燈獨照破牀頭라. 외로운 등불이 깨어진 침상머리만 깜빡깜빡 비추고 있는 겁니다.
아프니까 잠이 올 리가 있나요? 잠이 안 오니까 그 외로운 등불만 바라볼 수밖에 없지요.
이 분은 그런 처지는 아닙니다.그런 처지는 아닌데,
寢疾於牀. 병으로써 牀 에 누워 있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世尊(세존)의 大慈(대자)로 寧不垂愍(영불수민)인가하더니 ‘내가 이렇게 병들어서 누워있는데 세존께서는
큰 자비로써 어찌 그 연민심을 드리우지 않는가?’나를 불쌍히 생각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부처님이 누구십니까? 그 생각 다 알지요.
佛知其意(불지기의)하시고, 부처님이 그 뜻을 잘 굽어 살피시고는
卽告舍利弗(즉고사리불)하사대, 곧 사리불에게 告 해요. 사리불이 제자 중에 아주 왕이 잖아요.
제일 첫째 제자니까요. 그래 사리불에게 고하사대,
汝行詣維摩詰(여행예유마힐)하야, 네가 저 유마힐에게 가서 問疾(문질)하라. 문병하라. 아마 나를 생각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자네가 나를 대신해서 가서 문병 좀 하고 오너라. 꽃이라도 한 송이 들고 가가지고...
舍利弗(사리불)이 白佛言(백불언)하대 世尊(세존)이시여
我不堪任詣彼問疾(아불감임예피문질)이니다. 저는 도저히 그 분에게 나아가서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所以者何(소이자하)오? 왜냐하면 憶念(억념)하니, 기억해 보건대
‘제가 정말 유마힐을 생각도 하기도 싫 습니다. 아주 보통내기라야 말이지요.’이런 뜻 입니다.
憶念하니, 기억해 보건대 我昔(아석)에 曾於林中(증어림중)에, 제가 옛날에 일찍이 숲속에서
宴坐樹下(연좌수하)러니, 宴坐. 좌선을 하고 있었습니다. 숲속 나무 밑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습니다.
時(시)에 維摩詰(유마힐)이 來謂我言(내위아언)하되, 그 때 유마힐이 저에게 와서 말씀하시기를,
唯舍利弗(유사리불)아, 여보시오 사리불이여, 唯 하는 것은 “여보시요 ”하는 투입니다. 여보시요 사리불아
不必是坐(불필시좌)가 爲宴坐也(위연좌야)니라. 반드시 앉을 필요 없어, 좌선 이라고 하는 것 이 어디,
앉는 것을 좌선이 라고 하느냐? 그것이 좌선 이 되지 않는다 이 말 입니다.
夫宴坐者(부연좌자)는, 대저 좌선이라고 하는 것은 = 宴坐 라고 하는 것은, 이것이 中道적 좌선입니다.
제대로 안목이 바로선 입장에서의 좌선을 여기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제 좌선 한 번 잠깐 하다가
유마힐 만나서 아주 된통 체면 깎이는 내용이지요.
대저 좌선이라고 하는 것은
不於三界(불어삼계)에 現身意(현신의)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삼계에서 몸과 뜻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이 것이 좌선이다. 당신 그 좌선하는 폼 잡고 있는 그것,
좌선 아니야. 그것 좀 어디 숨기고 하면 안 되느냐? 이 말 입니다. 어떤 수좌들 토굴에, 실컷 놀다가
저 밑에서 사람 올라오는 소리 들리면 얼른 방석 깔고 좌선하는 척 하고 있 는 겁니다. 사리불은
그렇 게는 아니 했을 텐데... 당신 그렇 게 앉아서 좌선하는 척 하지마. 이 뜻 입니다.
身意 를 나타내지 않는 것이 좌선이다.
不起滅定(불기멸정)하고 而現諸威儀(이현제위의)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滅盡定(멸진정).
아주 깊은 선정에서 일어나지 아니 한 채, 온갖 위의를 나타내는 것. 이 것이 좌선이다.
行ㆍ住ㆍ坐ㆍ臥(행주좌와), 어디 가서 설법을 하든지ㆍ노동을 하든지ㆍ무엇을 하든 걸어 다니든지ㆍ
축구를 하든지ㆍ배구를 하든지 하되ㆍ정말 저 깊은 선정에 그대로 있는 채 그런 온갖 작용과 행위를
할 수 있는 이쯤 되어야 그것을 좌선이라고 한다. 앉는 것을 그렇 게 고집하지 말라.
유치원생도 아니고 그것이 뭐냐? 아마 이런 소리가 사이사이 끼었을 겁니다.
不捨道法(불사도법)하고 而現凡夫事(이현범부사)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도법을 버리지 아니한 채 범부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
범부의 일을 다 해. 범부의 일을 다 하지만, 보통 중생들의 삶을 살아가지만,
도업의 원리, 도의 원리에 다 맞게 사는 것. 무엇을 하며 살든지 속인으로 살아도 좋아요.
속인이 어때서요? 범부로서 범부의 일을 다 하되, 道法 에 입각해서 살면 이 것이 좌선입니다.
心不住內(심부주내)하고 亦不在外(역부재외)가 是爲宴坐(시위연좌)며,
마음이 안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밖에도 있지 아니한 것. 이 것이 좌선이다.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 그래 “중도적 좌선” 제가 그런 표현을 했습니다.
於諸見(어제견)에도 不動(부동)하고 而修行三十七道品(이수행삼십칠도품)이 是爲宴坐(시위연좌)며,
제견에 부동하고 삼십칠도품을 닦는 것이, 이 것이 좌선이다.
諸見 이라고 하는 것은 온갖 소견인데, 특히 인도에는 여러 가지 소견을 가진 외도들이 또 바라문,
이런 이들이 많았 기 때문에 “그런 데에 꼼짝도 하지 아니하고” 그런 말 입니다.
그런 데에 움직이지 아니하고 불교적인 수행. 37조 도품을 닦는 이 것이 좌선이다.
不斷煩惱(부단번뇌)하고 而入涅槃(이입열반)이 是爲宴坐(시위연좌)니,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들어가는 이 것이 좌선이다. 야~ 이것 어려운 것이지요.
번뇌를 끊어야 열반에 든다고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들어야 돼.
이 것이 중도 입니다. 번뇌 끊어 버리면 지혜도 없습니다. 번뇌 끊어 버리면 지혜도 없어요.
지혜와 번뇌는 하나 입니다.손의 앞뒤와 같아요. 손의 앞뒤와 같 습니다.
앞을 제거하면 뒤도 없어요. 그러니까 이건요? 차원이 다릅니다.
보통 일반불교하고 이 유마경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든다.”
아~ 이 말 한 마디만 해도 어딥니까? 번뇌 그대로 가져 계셔 야 됩니다. 절대 번뇌 끊으려고
하거나 버리려고 하면 잘못된 것 입니다. 번뇌 라고 하는 실체를 제대로 알면요?
이런 말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若能如是坐者(약능여시좌자)라사, 만약에 이와 같이 능히 앉아야
佛所印可(불소인가)니라. 부처님이 인가한다. 이런 말씀을 하십디다.
時我世尊(시아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그 때 제가
聞說是語(문설시어)하고, 이 말 설하는 것을 듣고는
默然而止(묵연이지)하야, 묵연히, 가만히 있었습니다.
꼼짝 못하고 저는 입 다물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됐었습니다. 아무런 대답도 못했습니다.
不能加報(불능가보)니다. 능히 아무런 대답도 못했습니다.
故我不任詣彼問疾(고아불임예피문질)호이다.
그러므로 저는 도저히 그분 에게 가서 문병 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습니다.
목건련과 거사를 위한 설법. “법이란 무엇인가?” 라고 하는 내용인데,
여기는 또 아주 여러 가지로 법에 대한, 법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