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곤도 마리에(近藤 麻理恵 Marie Kondo)가 되고 싶어요
공간컨설팅 <꽃보다 언니>의 신승희 대표는 자신의 정리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재능을 발견한 후 끊임없이 학습해 정리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늦깎이 창업가로 활동 중입니다.
그가 tvN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꿈꾸는 정리전문가의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게 밝혔습니다.(2021.1)
“한국의 곤도 마리에가 되고 싶어요.”
정리란 버림이자 질서입니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곤도 마리에가 자신의 저서 <정리의 힘>에서 정의한 ‘정리’의 본질입니다. 곤도 마리에는 <정리의 힘>, <정리의 기술>, <짧고 굵게 일 합니다> 등의 저술로 전 세계 1200만 독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일본의 세계적인 정리 컨설턴트입니다.
그가 말하는 정리의 기준은 간단명료합니다. 설렘이 없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릴 것과 모든 물건은 각자의 자리에 제대로 갖다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쓸데없는 물건들로 공간을 점유당하지 말고, 물건마다 각각의 용도에 맞게 제 자리를 찾아줘 공간 활용도를 높이라는 주문입니다.
정리의 생활화는 미니멀 라이프와 연결돼 있습니다. 쓸모없는 것들을 정리하면 그만큼 신경 쓸 일이 대폭 줄어듭니다. 눈에 거슬리는 잡동사니들로부터 해방되면 가장 먼저 눈이 평안해지고, 그 다음으로 마음이 환호합니다. 정리는 소박한 삶에서 평안을 추구하기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반듯한 정리가 꼴 지향해야 할 가치는 아닙니다. 완벽한 정리가 오히려 창의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저술한 마크 트웨인(Mark Twain)을 비롯 천재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자신들의 작업 공간을 절대로 정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들은 늘 책상과 작업장에 내던져진 컴퓨터 부품, 몇 겹으로 접어진 종이, 뽀얗게 먼지 쌍인 잡지와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줄 등 쓰레기 더미 같은 각종 물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한 채 생활했습니다. 그들은 혼란스런 연구 공간을 활용해 무질서에서 질서를, 혼돈에서 창조를 찾고자 했습니다.
무질서하게 배치된 물건들의 이면에 숨어있는 뜻밖의 질서를 탐구했고, 이 물건과 저 물건을 서로 연결하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결과물을 창조해 냈습니다. 만약 그들이 연구 공간을 깨끗이 정리한 상태로 생활했다면 반짝 아이디어는 튀어 나오지 못했을 것이고, 역사의 흐름을 뒤바꾼 위대한 창조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미네소타대학교 캐슬린 D. 보스(Kathleen D. Vohs)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책상이 어지러운 사람은 창의성이 높고 위험 부담(risk taking)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책상이 정리된 사람은 엄격한 규정 준수(regulation observance)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싫어하며, 위험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 캐슬린 D. 보스 박사는 “무질서한 환경이 전통과의 단절을 촉진해 새로운 통찰력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무한한 창의성은 무질서한 혼돈 속에서 불쑥 불쑥 갑작스럽게 더 많이 튀어 나올 수 있습니다. 너무 깔끔한 정리에 많은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줄이고, 비우고, 리셋하려 애쓰지 마십시오.
혼돈과 질서는 따로따로가 아닌
상호 연결된 공존의 세상입니다.
세상을 비틀어보는 75가지 질문
Chapter 5. 윗물이 탁해도 아랫물이 맑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