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두정(痘疔)과 흑함(黑陷)
두(痘)가 자흑(紫黑)으로 고경(枯硬)하면서 유독 대(大)하고 침(針)으로 발(撥)하여도 부동(不動)하며 손으로 돌려도 핵(核)이 있으면 이는 두정(痘疔)이다.
만약 거(去)하지 않으면 일신(一身)의 두(痘)가 모두 기발(起發)하지 못하거나 모두 흑색(黑色)으로 변(變)하니 반드시 사(死)한다.
흑대(黑大)하면서 연(軟)하면 이를 명(名)하여 흑두(黑痘)라 하니, 신(愼)하여야 한다. 두정(痘疔)으로 작(作)하여 치(治)하면 안 된다.
두정(痘疔)이란 열독(熱毒)의 축적(蓄積)으로 기혈(氣血)이 응패(凝敗)하여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종류(類)도 여러 종(種)이 있고 가장 악(惡)한 후(候)이니, 마땅히 삼가서 살펴야 한다.
초(初)에 출(出)한 홍점(紅點)이 점차 흑색(黑色)으로 변(變)하고 경(硬)하여 석(石)과 같이 되면 이는 기육(肌肉)이 이미 패(敗)하고 기혈(氣血)이 중허(中虛)하여 화독(化毒)하지 못하고 도리어 함복(陷伏)하게 된 것이다.
기육(肌肉)이 미종(微腫)하고 그 상(狀)이 마치 퇴(堆)한 속(粟)과 같아 과립(顆粒)을 불분(不分)하면 이는 기체(氣滯) 혈응(血凝)으로 독기(毒氣)가 결취(結聚)하여 불산(不散)하는 것이다.
중심(中心)이 흑함(黑陷)하고 사반(四畔)이 돌기(突起)하며 대장(戴漿)하면 이는 혈(血)이 독(毒)을 따라 주(走)하는 것이니 기(氣)가 충(充)하지 못한 것이다.
중심(中心)에 장(漿)을 대(戴)하고 저절로 파(破)하여 궤란(潰爛)하면 이는 기혈(氣血)이 모두 허(虛)하여 피부(皮膚)가 패괴(敗壞)한 것이다.
수포(水泡)가 출렁(:溶溶)하여 쉽게 파(破)하면 이는 비허(脾虛)로 습(濕)을 제(制)하지 못하고 기허(氣虛)하여 약속(約束)하지 못하는 것이다.
혈포(血泡)가 색(色)이 자(紫)하고 쉽게 파(破)하면 이는 혈열(血熱)로 망행(妄行)하고 기허(氣虛)로 완고(完固)하지 못하는 것이다.
창(瘡)의 두(頭)에 침공(針孔)으로 장수(漿水)가 저절로 출(出)하면 이는 위기(衛氣)가 이미 패(敗)하고 그 액(液)이 외(外)로 탈(脫)한 것이다.
이상의 여러 증(證)은 비록 두정(痘疔)과 부동(不同)하지만 그 위험(危險)은 다르지 않다. 단지 5~6일 사이에 후(候)하여 만약 일증(一證)이라도 나타나면 대부분 치(治)할 수 없다.
一. 두정(痘疔) 및 흑함(黑陷)은 마땅히 내(內)로 육기전(六氣煎)에 천궁(川芎) 자초(紫草) 홍화(紅花) 목통(木通)의 종류(類)를 복용하여 보혈(補血) 양혈(凉血)하면 정(疔)이 저절로 퇴(退)한다.
정(疔)이 퇴(退)한 후에는 마땅히 육기전(六氣煎)이나 육물전(六物煎)을 크게 진(進)하고, 외(外)로 사성단(四聖丹)을 써서 연지(胭脂)의 즙(汁)에 조(調)하여 점(點)하여야 한다.
정(疔)이 만약 대(大)하면 은침(銀針)으로 창구(瘡口)를 도파(挑破)하여 악혈(惡血)을 흡출(吸出)하고 약(藥) 가루를 입(入)하면 곧 홍활(紅活)로 전(轉)한다.
대체로 흑함(黑陷)하면서 정(疔)이 많거나 여독(餘毒)이 불기(不起)하면 대부분 사(死)한다.
만약 두정(痘疔)으로 흑혈(黑血)을 도거(挑去)하고 약(藥)을 발라도(:搽) 불변(不變)하고 흑색(黑色)이면 반드시 사(死)한다.
심감([心鑑])에서 이르기를 "두정(痘疔)이 사지(四肢)에 나타나고 장부(臟腑)와 근(近)하지 않으면 이치(易治)이나, 만약 근골(筋骨)을 천(穿)하면 또한 난치(難治)이다.
단지 두면(頭面) 복배(腹背)에 나타나고 내(內)에 핍근(逼近)하면 그 세(勢)가 반드시 장부(臟腑)를 공천(攻穿)한다.
만약 천(穿)하지 않으면 반드시 급(急)히 치(治)하여야 하니, 비(飛)를 거친 웅황(雄黃)과 진섬수(眞蟾酥)를 고루 뒤섞고(:拌) 환(丸)을 마자(麻子) 크기로 짓고 정(疔)을 도(挑)하여 점입(點入)하면 즉시 효(效)한다. 또 파두(巴豆) 1립(粒)의 피막(皮膜)을 거(去)하고 주사(硃砂) 1분(分)을 합(合)하여 난(爛)하게 연(硏)하여 점입(點入)하면 일시(一時)에 돌출(突出)하면서 바로 낫는다. 내(內)로는 무가산(無價散)을 복용하되 급정수(汲井水)에 저미(猪尾)의 혈(血) 3~5점(點)을 가하여 조(調)하고 하(下)한다." 하였다.
一. 두창(痘瘡)이 흑함(黑陷)하면 반드시 기(氣)의 부족(不足)이고, 혈(血)의 불활(不活)이다. 급(急)히 마땅히 탁리산(托裏散)이나 육물전(六物煎)에 천궁(川芎) 육계(肉桂) 홍화(紅花) 선태(蟬蛻)를 가한 것에 무가산(無價散)이나 독성산(獨聖散)을 조(調)한다.
심(甚)하면 마땅히 구미이공전(九味異功煎)이나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에 무가산(無價散)을 조(調)한다. 외(外)로는 사성단(四聖丹)으로 점(點)한다.
만약 초자(焦紫)하면서 흑(黑)이 나타나되 혼신(混身)에 모두 그러하거나, 신(身)에 대열(大熱)이 있거나, 대변(大便)이 비결(秘結)하고 내열(內熱) 번갈(煩渴)하면 이는 또한 화독(火毒)이 있는 증(證)이다. 마땅히 사순청량음(四順淸凉飮)이나 승기탕(承氣湯)에 만씨탈명단([萬氏]奪命丹)으로 해독(解毒)하여야 한다.
화사(火邪)가 약간 퇴(退)하기를 기다렸다가 곧 마땅히 육기전(六氣煎)으로 무가산(無價散)을 조(調)하여 내(內)를 탁(托)하면 또한 그 생(生)을 바랄 수 있다.
一. 두창(痘瘡)이 기발(起發)할 시(時)에 단지 건조(乾燥)가 나타나고 그 근(根)이 초흑(焦黑)하면 곧 당연히 속히 치(治)하여야 한다.
만약 화사(火邪)가 심(甚)하지 않고 증(證)에 대열(大熱)이 없으면 오직 오물전(五物煎)이나 육물전(六物煎)이 가장 마땅하다.
만약 화증(火證) 화맥(火脈)이 있고 혈열(血熱) 독성(毒盛)하여 초흑(焦黑)하면 경(輕)하면 양혈양영전(凉血養營煎)이나 서점자탕(鼠粘子湯)으로 하고 심(甚)하면 만씨탈명단([萬氏]奪命丹)을 합(合)하여 복용하여야 한다.
一. 원래 있던 창개(瘡疥)가 낫지 않고 두(痘)가 출(出)할 시(時)에 그 파(破)한 곳에 두(痘)가 찬취(攢聚)하여 형색(形色)이 흑궤(黑潰)하면 급(急)히 은침(銀針)으로 도파(挑破)하여 독혈(毒血)을 연거(吮去)하고 수중(水中)에 토(吐)하여야 한다. 그 혈(血)이 홍(紅)하면 가치(可治)이고 흑(黑)하면 난치(難治)이다. 반드시 내(內)로 가미사성산(加味四聖散)이나 만씨([萬氏]奪命丹)을 복용하고 외(外)로 만씨사성산([萬氏]四聖散)으로 도(塗)하여야 한다.
一. 엽(靨) 후에 두정(痘疔)이 궤란(潰爛)하여 갱(坑)이 되고 내(內)로 근골(筋骨)이 보이면 마땅히 탁리소독산(托裏消毒散)이나 형방패독산(刑防敗毒散)에 천산갑(穿山甲) 선태(蟬蛻) 강잠(殭蠶)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외(外)로는 신효당귀고(神效當歸膏)나 태을고(太乙膏)를 첩(貼)한다. 혹 백룡산(白龍散)을 부(敷)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