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
호는 장위. 고려의 외교관, 문신. 뛰어난 외교 솜씨로 993년 거란족이 침략했을 때 적진에 들어가 거란 장수 소손녕과 담판을 지음. 강동 6주를 설치함.
서희는 열아홉 살에 과거에 급제하였다. 그는 배짱도 두둑하고 말솜씨도 뛰어나 특히 외교에 남다른 재주를 보였다.
그 당시 거란족은 대조영이 세운 발해를 무너뜨리고 만주 지방에 요나라를 세웠다. 요나라는 고려가 계속 북진 정책을 펼치고 송나라와 손을 잡은 데에 불만을 품었다. 그리하여 요나라의 장군 소손녕이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략해 왔다.
평양 위쪽의 땅을 내놓으라는 소손녕의 엄포에 고려 신하들은 겁을 먹었다. 신하들은 왕에게 이렇게 제의했다.
“요는 발해를 돕는 척하다가 멸망시킨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와 겨루어 봤자 결과는 뻔합니다. 그냥 서경 이북을 떼어 주고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서희는 직접 소손녕을 만나기로 했다. 서희는 당시 국제 정세를 바르게 보고 있었다. 송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뒤 요나라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요나라는 고려를 정복할 만한 힘이 없고, 단지 고려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서희는 직접 적진에 들어가 소손녕을 만나 보기로 했다.
적진에 들어간다는 것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서희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당당하게 거란 진영에 들어갔다.
소손녕은 그를 찾아온 서희에게 차갑게 말했다.
“고려는 신라에서 일어났고 요나라는 고구려의 옛 땅에서 일어났으니 고구려의 땅은 당연히 요나라의 땅이오.”
그러자 서희는 꿈쩍도 하지 않고 말했다.
“고구려의 후예는 요나라가 아니라 우리요. 경계를 따진다면 요나라도 우리 나라 경계 안에 있소. 그리고 요나라와 교류를 하려고 해도 중간에 여진족이 가로막고 있지 않소? 요나라가 여진족을 쫓고 우리의 옛 땅을 돌려 준다면 우리도 요나라와 거래를 하겠소.”
소손녕은 서희의 조리 있고 당당한 말솜씨에 감탄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그리고 서희에게 낙타 10마리와 말 100필, 양 1,000마리를 선물하고는 고려와 거란의 국경을 압록강으로 정한 뒤 물러났다.
그 후 서희는 군대를 이끌고 가 압록강 동쪽의 여진족을 몰아 낸 다음 흥화, 용주, 통주, 철주, 구주, 곽주에 성을 쌓아 그 지역을 다시 우리 영토로 편입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다. 이를 ‘강동 6주’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서희 (한 권으로 끝내는 교과서 위인, 2005. 12. 30., 조영경, 백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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