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有六兄弟 아유육형제
就中一個惡 취중일개악
打伊又不得 타이우부득
罵伊又不著 매이우불착
處處無奈何 처처무내하
耽財好淫殺 탐재호음살
見好埋頭愛 견호매두애
貪心過羅刹 탐심과나찰
阿爺惡見伊 아야악견이
阿娘嫌不悅 아낭혐불열
昨被我捉得 작피아착득
惡罵恣情掣 악매자정체
趁向無人處 진향무인처
一一向伊說 일일향이설
汝今須改行 여금수개행
覆車須改轍 복거수개철
若也不信受 약야불신수
共汝惡合殺 공여악합살
汝受我調伏 여수아조복
我共汝覓活 아공여멱활
從此盡和同 종차진화동
如今過菩薩 여금과보살
學業攻爐冶 학업공로야
煉盡三山鐵 연진삼산철
至今靜恬恬 지금정염념
衆人皆贊說 중인개찬설
내게는 형제가 여섯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쁜 녀석이네
그 녀석은 매로도 안 되고
욕을 하며 나무라도 말을 안 듣네
어디서든 어떻게 해볼 수가 없고
재물을 좋아하고 음욕과 살생을 즐기네
좋은 것을 보면 푹 빠져 사랑하고
탐욕은 악귀보다 더욱 심하네
아버지도 그 녀석을 보려 하지 않고
어머니도 미워하는 맘이 더 크네
어제는 내게 붙잡혔는데
궂은 소리로 나무라고 마음껏 잡아채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서는
하나하나 그 녀석에게 말해주었네
너는 지금 네 잘못을 고쳐야 한다
마차가 뒤집어지면 바퀴를 바꾸듯이
네가 만약 안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너는 죽음의 길로 가게 될 것이고
네가 만약 내 말을 받아들인다면
너와 함께 살아날 길 찾아보리라
이때로부터 그와 나는 하나가 되어
지금은 보살의 길로 들어 살아가고 있네
공부란 용광로를 다스리는 것이니
삼산의 철을 녹여 쇠를 만드는 것이네
이제는 편안하고 조용해져서
사람들 입을 모아 칭찬의 말 해준다네
▶ 無奈何(무내하):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무가내하無可奈何)
▶ 埋頭(매두): 마음을 다해
▶ 羅刹(나찰): 악귀
▶ 阿爺(아야): 아버지. 할아버지. 주인.
▶ 阿娘(아낭): 어머니. 아가씨(방언)
▶ 惡罵(악매): 험한 소리로 욕하다.
▶ 恣情(자정): 한껏. 실컷. 마음껏.
육 형제 중에 한 녀석이 나쁜 짓을 했다면
그것은 필시 마음이란 놈일 게다.
내 것인 것 같으면서 내 것이 아니고
남의 것인가 하면 언제나 내 안에만 있고
몸을 부리는 주인인가 싶으면 거꾸로 몸의 부림을 받기도 하는
도대체 알 수 없는 것이 이 마음이란 놈이다.
오랫동안 내가 내 몸의 주인인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고
어느 한 순간도 몸과 마음과 나 자신을 떼어놓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알고 보니 산다는 게 몸과 입과 생각이라는 것에 휘둘리는 일이었다.
잡느냐 잡히느냐 드잡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희망은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겸손해야 한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오직 모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