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과 19일,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에 답사 다녀왔습니다.
소소책방 조경국 사장님께서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신 덕분에 부산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든든했습니다.
조경국 사장님과는 18시에 보수동 우리글방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약속시간 전까지 서면에 있는 교보문고 구경했습니다.
서가배치, 인테리어, 새로운 책 등 둘러보며 참고하면 좋을 것들을 메모했습니다.
보수동 도착하여 한 바퀴 둘러보고 시간 맞추어 우리글방에 갔습니다.
조경국 사장님과 우리글방 문옥희 대표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파리에서 헌책방 하신다는 프랑스인 사장님도 계셨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여러 이야기 나눴는데, 그 분위기가 뒤풀이 모임처럼 편안했습니다.
헌책방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여러 조언 해주셨습니다.
먼저 프랑스인 사장님께선 한국의 역사 또는 한국의 소설을 외국어로 번역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관공서와 연계하여 관광안내도에 서점위치를 표시하는 방법도 제안하셨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책으로도 경주를 만나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인 사장님의 이야기를 통해 배웠습니다.
다음으로 문옥희 대표님께 책방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외부에 알려지는 것과 책방을 운영하는 일 사이에 균형을 잘 잡아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글방이 매체에 드러나 한참 유명할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문옥희 대표님은 그때가 피곤했다고 하셨습니다. 홍보는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만큼 균형을 잘 잡아야겠습니다.
둘째, 우리글방은 나까마(고물상에 나온 헌책을 수집하여 헌책방에 전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책만 들인다고 하셨습니다. 필요한 책만 들이니 지금은 우리글방에 찾아오는 나까마가 한명 남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이 책에 치이지 않아 더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월계서점과는 다른 방법입니다.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좀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셋째, 먼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채워놓고 시작하라 하셨습니다. 손님을 만나다보면 어떤 책을 필요로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기본적인 책을 먼저 갖추고 필요로 하는 책을 채워나가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밖에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며 헌책방 사장님들의 속마음도 알 수 있었습니다.
헌책이 잘 나오지 않는데 손님들이 좋은 책은 어떻게든 찾아간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책방이 비워지는 느낌이라 하셨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알라딘은 책을 사러 온 손님들이 자신의 책을 팔고 싶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두 이야기를 들으며 좋은 책을 꾸준히 들여오는 일이 어렵지만 중요함을 배웠습니다. 그 방법을 경주에 맞게 연구하여 적용하고 싶습니다.
이야기 듣고 나서는 길에 최종규씨의 ‘헌책방에서 보낸 1년’과 ‘모든 책은 헌책이다’ 두 권 골라 계산대로 갔습니다. 문옥희 대표님께서 “이 책들이 나가면 우리 책방에는 더 이상 없는 책들이에요. 나는 곁에 두고 종종 보았으니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줄게요.” 말씀하셨습니다. 헌책방 공부에 필요한 책, 덕분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조경국 사장님께서 밀면을 사주셨습니다. 책장에 책이 채워지듯 여러 도움으로 책방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책방 개업할 때에 감사 잘 드리고 싶습니다. 맞아주신 문옥희 대표님과 함께 해주신 조경국 사장님, 프랑스인 사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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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소식지 작업을 해도 재미있겠어요.
책을 사고 싶게 해야 해요. 일본서점에는 북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있어요. 서가배치나 추천도서 등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책을 사고 싶게 만들어요.
아직 학생 티가 많이 나요. 사장과 사장으로 만나면 좋겠어요.
다음날 지윤씨와 책 구입하러 보수동 곳곳 다녔습니다. 책 구입하며 종종 헌책방 사장님들에게 인사드렸습니다. “경주에서 헌책방 준비하고 있습니다.”라 말씀드리니 여러 이야기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서점 사장님께선 어떤 주제를 정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한 주제를 정해서 5년에서 10년을 바라보고 책을 모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관리가 쉽고, 한 가지 주제에 관해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미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고서점도 헌책방일과 더불어 여러 문화행사를 기획 및 진행하다 지금은 고서취급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운영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고서점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헌책방의 미래를 상상했습니다.
정보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일본에는 잡지만 파는 책방이 있는데 어떤 잡지 가격이 10만 엔이었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헌책방에 가니 그 잡지는 1만 엔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전문화된 서점과 전문화되지 않은 서점의 차이라 이야기 하셨습니다. 가치정보를 충분히 판단하고 가격을 정확히 책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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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많다고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재고관리가 중요해요.
책이 땅바닥에 눕혀있지 않도록 해야 해요. 책에 치이면 힘들어집니다.
같은 이야기를 대우서점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우서점 사장님께서도 한 가지 주제를 정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대우서점 사장님께선 사진·예술과 관련한 책을 모으고 계셨습니다. 만일 헌책방을 새로 열 수 있다면 시집으로 책장을 가득 채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여러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헌책방이 지금은 어느 위치에 있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헌책방이 미래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보수동 답사를 통해 큰 배움 얻고 돌아왔습니다. 잘 다듬어 풀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