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은 여러가지로 만만치가 않다 우선 교통이 좋지 않아 늘 승용차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버스도 제대로 없거니와 어쩌다 한 대씩 와도 노선이 잘 맞지 않는다
특히나 시외로 나가려고 하면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때문에 교통비는 시골생활이 더 든다 그래서 한번 외출을 하게 되면 여러가지 일을 모아 한꺼번에 처리하곤 한다
서울로 올라온 김에 한가지 일을 더 하기로 했다 다름아닌 자격증 하나 더 건지기다
혹시 굴삭기기능사 시험에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지게차 운전기능사 시험도 접수해 두었었다 다행히 굴삭기기능사 시험은 간신히 통과되었지만 어차피 접수해 놓은 거라 지게차 기능사 시험도 도전 하기로 했다
굴삭기와 지게차를 동시에 준비하긴 했지만 시간도 없고 책을 사기도 뭣해 그저 기출문제만 다운받아 공부를 했다
2012년도 부터는 CBT시험을 시행했기 때문에 시험 문제가 공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출문제도 2011년 까지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출제 경향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굴삭기와 지게차 기능사의 시험 문제가 엇비슷하고 한셋트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응시를 하곤 하는데 2015년 이후로는 완전히 출제경향이 바뀌어서 기출문제가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아마 앞으로 시험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달리 먹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굴삭기 필기시험에 통과해서 기분이 좋아진 나는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남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기출문제를 독파했다 시험 시작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타임이다 30분 전에 외운 문제를 잊어버린다면 더 이상 시험을 보지 말아야 되지 않겠는가
어차피 시험요령은 똑 같고 굴삭기에 합격해서 부담이 없어 심적 불안 상태가 많이 해소 되었다 천천히 다시 문제를 훓어 보았다
예상대로 기출문제에서는 그다지 많이 출제 되지 않았다 다만 굴삭기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생전 지게차 한번 만져 보지도 않고 구조도 제대로 이해 하지 못한 채 덜컥 기출문제만 보고 시험을 보러 왔으니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다
사람들은 지게차 운전 하는 사람이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고 저건 내가 할 일이 아니고 공부를 못했거나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마지못해 하는 직업이란 정도로 생각한다 나 역시 그리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격시험을 보려고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 분야의 어떤 직종이라 하더라도 그 분야의 전문성과 기술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고 그 분야의 기술은 모두가 선진 학문을 중심으로 이론적 체계가 이루어져 있어 이를 확실하게 터득하지 않으면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직업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못된 근성을 이 기회에 버려야 할 것 같다
시험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기출문제나 달달 외워서 시험 보러 오는 사람들은 혼이 나도 한참 혼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단 내가 시험 합격한 이후에 말이다 ㅋㅋㅋㅋ
이런 괘씸한 놈 같으니라구 ........
한번 시험을 봤다고 느긋하게 창밖을 내다보며 시험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갈수록 미궁이다 공부할 때는 상식적인 문제가 기출문제에 많이 나와있어 적어도 이번 시험에서는 90점 정도는 맞지 않겠는가 하고 예상을 했는데 그게 아니다 굴삭기에서 한번 기가 죽어 정신도 몽롱하다
물론 상식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본 원리를 모르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기출 문제 비중 역시 10프로 안팎이다
그런데 전기 공부를 하는 사람들 에게 아주 중요한 점이 있다 굴삭기도 그렇고 지게차 시험도 마찬가지지만 전기 전자에 관한 문제가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건설기계 라는 게 밧데리를 쓰고 충전을 해야 하며 실외에서 고압선이 지나가는 곳에서 일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전기기능사나 전기기능장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들이 제법 많이 나왔다
그래서 나도 덕을 좀 보기는 했다 그런데 그 문제들도 최근 경향에 맞춰 제법 어렵게 꼬아 나왔다 그래도 전기설비의 경향을 파악하는데는 아주 좋은 시험인 것 같다
전기기능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최근 출제경향을 파악 하기 위해서 한번쯤 몸풀기로 이런 시험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차피 인력공단의 출제자들이 같은 사람들 이기 때문에 완전 바뀐 유형의 전기분야 문제를 풀어보면 최근의 동향을 알 수 있으리라 적은 돈을 들여 실력도 테스트 해보고 해이 해 지는 자신을 다 잡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
각설하고 .... 대충 문제를 풀어보니 80점 정도는 무난할 것 같다 시계를 보니 20분 정도 남았다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마우스를 최종 클릭하기 전에 다시 한번 예상 가능 점수를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녹록치는 않은 것 같다
물질이 없는 사람보다 가진 사람이 여유가 있는 건 확실하다 그건 내가 굴삭기 시험에 통과했기 때문에 지게차 시험은 훨씬 정신적으로 여유있게 시험을 본 것에서도 확인된다
여유 있게 "답안제출" 메뉴를 꾹 눌렀다
"아니 이럴수가 ? "
80점 이상을 확신했는데 화면에 찍힌 점수는 분명 68.3 점이다 더구나 이건 아까 굴삭기 시험결과와 똑 같은 점수 아닌가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보았으나 마찬가지 점수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어째 점수가 똑 같이 나왔는가 말이다 우연치고는 정말 우연한 일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무슨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80점을 내다 봤단 말인가 시험 하루 전 벼락치기도 모자라 시험장 복도에서 30분 복습한 사람이 무슨 똥뱃장으로 고득점을 노렸단 말인가
정신을 차리고 그저 합격한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 감사한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섰다 어차피 오늘은 겹치기로 시험을 건지지 않았는가 !!
그나저나 이제 벼락치기 도사의 감투는 내려 놓아야 할 것 같다 점점 확률이 떨어지는데다가 시험에 겨우 턱걸이 하는 모습이 위태위태하다 이런 점수로 무슨 벼락치기를 자신있게 권하겠는가
첫댓글 굴삭기 필기 합격하면 지게차는 필기 면제되는데 같이 보셨나보네요.
아뭇튼 벼락치기 신공은 대단하십니다. 꼭 고득점을 맞아야하나요?
저도 필기공부할때 예상문제에서 대략 45문제 득점할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건 패스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나저나 실기준비할게 너무많아서 바쁘시겠습니다.
천천히하세요.
헐 할말이 없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7.20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