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행와공(사급) 계자서②]
(계자서 ①에 이어서)
卞元卿兄弟知我心者也誠心待之葬地有諾必有指敎勿爲他師所誤歲須宭急切勿用還穀先爲周旋以不入爲主三稅正供雖逢凶歲某條通辨以先納爲主論人長短非官長好爭好訟薄行之大者陷身之穽也各別着工切勿爲之山訟之外切勿主官人有犯我以不勝爲勝鄕黨存問三冬得暇勤力爲之門族會議先墓歲祭無故必叅親知慶弔亦須着念至於爭軋敎院通文得罰諂笑締交奔走討食嗾售功以圖任長此皆穿窬之心而喪性之大者也是可忍也孰不可忍也况稱以鄕事干預官政磨勘租賦査覈吏奸彈駁鄕所人中之鴟梟平地之陷穽苟有人心寧待父敎而不爲乎况暴人過惡揚人釁累陷人於千仞之坑者孔夫子所謂其無後之類也愼之愼之聞人過如聞父母名古人格言終身誦之則上可爲君子下不至於爲小人也至於喪祭稱家有無勿爲過分若於忌祭非大事故不可闕祭勢雖空乏一盂麥飯一杯玄酒亦可享神苟盡誠敬何闕豊約至親間吉凶大事功能及者勿爲憚勞且凶事急迫之時尤當着力也農家凡事預而後立苫盖藩籬必立春前畢投播種耕耘務皆及時節財用則保家之大則而凡事勿爲過分不恥惡衣惡食爲要道御奴僕則全家之大道凡事必通下情捨小過嚴大體爲要法汝須着念銘佩也凡諸御下之道寬猛相濟然後可以使人也鳴呼先人權厝之地決不可過十年處也欲遷而未遷吾地下之目難瞑近可新山求之望斷祖父墓下雖曰氣弱豈不愈於遠外絶脉之地乎一域或聚父子相會幽明想無矣汝須承諸父之命從速移窆財力則汝父幾年若心見可爲用不必慮也凡此縷縷雖知爲紙上之空言而臨死至情不忍不言汝若不甚爲不肖若使此紙不爲伯魯之失簡則吾不爲九原下無子之魂也只在汝不忍忘忽之如何耳但汝老成之日莫道汝父不曾說來也情不可窮語不可盡氣困神昏書之止此汝旣終身佩服又以此傳之汝子推其義而大之則天或祚我庶幾生大吾家者焉則此紙未必不爲升高之一助也惟此之望而己」
〈해설〉 특히 변원경(卞元卿)형제는 나와 지극한 사이이니 성심으로 대하고 장지(葬地)도 허락할 것이니 다른 지관에게 의뢰하지 말아야 한다. 비록 어렵더라도 장리곡은 되도록 쓰지 말라. 대동세, 전세, 호세 등 3세와 정공(正供)은 흉년이 들더라도 먼저 납부하라. 사람의 장단점(長短點)을 비교해서 시비하지 말며, 관리들은 논평하거나 다투지 말고 송사를 하지 말며 각별히 주의하라. 산에 대한 송사 이외에는 관에 맡기지 말며 다른 사람이 나에게 덤벼드는 경우라도 싸우지 말고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동네 어른들에게는 추운 엄동에도 찾아뵙는데 힘쓰고 문중(門中)회의나 선조시제(時祭)에는 탈이 없는 한 반드시 참석하라. 친지의 경조사에도 빠지지 말고 교원을 쟁알(爭軋)하거나 벌한다고 통문 또는 첨소(諂笑)하여 체교(締交)하거나 토식(討食) 수주(受嗾) 수공(售功)하여 임장(任長)을 꾀한 것은 좀도둑의 마음이요 천성을 잃은 것이다. 하물며 향사(鄕事)라 해서 관정(官政)에 관여하지 말라. 세금의 부과에 관리들의 행적을 따지는 마감(磨勘)하지 말고 관리들의 간사함을 사핵(査覈)하거나 향소를 탄박(彈駁)할 짓이 아니다.
이는 평지의 함정이니 진실로 사람의 마음을 가졌다면 애비의 가르침을 잊지 말라. 더구나 사람의 과오를 드러내고 남의 결점을 들춰내거나, 천길 낭떨어지로 빠지게 하는 자는 공자께서 후손이 없을 것이라 했으니 삼가고 삼가라. 타인의 과오(過誤) 듣기를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처럼 경계하여야 한다. 공연히 남의 과오를 들추고 소문내면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죽을 때까지 명심하면 옛 사람의 격언처럼 아래로는 소인이 되지 않고, 위로는 군자가 될 것이다.
제례는 재산의 유무에 맞춰하여야 한다. 기제(忌祭)는 대사가 아니므로 형편이 궁하면 맥반 한 그릇에 냉수 한 잔이면 가하다. 향신(享神)에 성경을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친간의 길흉대사에서 할 수 있다면 수고를 꺼리지 말라. 급한 흉사에는 한층 힘써야 한다. 농가에는 범사를 미리 예정하고 하라.
가령 지붕을 이는 것은 반드시 입춘 전에 마쳐라. 또 파종이나 경운(耕耘)은 제때 하라. 재물을 아껴 쓰는 것은 집안을 보전하는 것이니 대절(大節)이나 범사(凡事)를 과분하게 하지 말라.
악의(惡衣)와 악식(惡食)을 부끄러워 말라. 노복을 다스리는 것은 집을 다스리는 대도이니 아랫사람들의 사정을 살펴 처리하는 것을 명심하라. 옷은 남루해도 깨끗하면 되고, 밥은 비록 반찬이 없더라도 맛있게 먹으면 족한 것이다. 무릇 아랫사람을 제어하는 도리는 너그러움과 채찍을 겸비해야 한다. 너그러움이나 채찍만으로 다스리면 언젠가는 탈이 나게 된다. 따라서 아랫사람을 잘 제어하고 효과적으로 부리기 위해서는 너그러움과 채찍을 적당히 써야 가히 사람을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아! 선인(先人․剩餘翁)의 임시 산소는 남의 산이라 결코 10년을 넘기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애비가 옮기고자 하였으나 하지 못했으니 어찌 지하에서 눈을 감을 수 있겠느냐. 근자에 새 산을 구하여 조부(雲谷公)의 묘소 아래로 자리를 정했으니 비록 기가 좀 약하다고 하나 먼 외딴 땅 맥이 끊긴 땅보다 낫지 않으랴. (묘소가)한 곳이니 혹시 부자가 서로 만나는데 유명의 다름이 있겠느냐. 너희는 제부의 명을 받들어 속히 이장해라. 소요된 비용은 애비가 몇 년 동안 어렵사리 마련해 놓았으니 염려하지 말라.
이 누루(縷縷)*함이 지상(紙上)에 공언될 줄 아나 죽음에 즈음하여 지극한 정을 실간(失簡)하지 아니하면 구천에서도 자식 없는 혼은 되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어른이 되어 애비가 일찍 말해주지 않았다고 하지 말라. 정도 궁하지 않고 말도 가히 다하지 않았으나 기운이 없어 정신이 혼미하니 여기서 줄인다. 그러니 너희는 종신토록 패복하고 또 이를 너희 아들에게 전하여 그 뜻을 받들면 하늘이 우리에게 복을 내려 가문을 크게 일으켜 줄 것이니 반드시 승고의 일조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직 이를 바랄 뿐이다.
* 누루(縷縷) : 잇달아 끊이지 않다. 상세하다
(144-063일차 연재에서 계속)
첫댓글 (144-062일차 연재)
(장흥위씨 천년세고선집, 圓山 위정철 저)
62일차에도 '행와공(위사급)의 유작'이 밴드에 게재됩니다.
※ 주) 63일차에서는 '존재공(백규) 유작'이 계속 이어집니다/ 무곡
참으로 눈물나게 자상하신 선조님이시네요. 초가집 지붕을 이는 것은 제 경험상 한해 농사의 끝이라 할 수 있는데, 입춘전에 마치라고 했네요.다소 늦은 것 같습니다만 제때 하라는 얘기로 들립니다./ 무곡
부친인 잉여옹의 임시산소를 아마 제때 이장을 못해 많이 안타까웠던 것 같습니다. 바로 옆자리에서 다정다감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이 참으로 자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무곡
자녀에게 남기는 유언과도 같은 계자서네요. 자녀에게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가장 중요하지요./ 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