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디션을 보고 끝난 후 다같이 존 오브 인터레스트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홀로코스트에 대해 이런 식으로 다룰 수도 있구나- 하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음향은 엔딩 크레딧 때의 음악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저는 원래 해외 영화를 볼 때 유럽의 비영어권 국가의 언어는 좀 듣기 힘들어하는데, 독일어는 매력적인 언어라는 느낌을 좀 받았습니다.
중간에 헨젤과 그레텔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레이션으로 나오는데요. 저는 그게 단순히 동화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기 보다는 헨젤과 그레텔의 잔혹성과 아이러니를 비꼬듯 꼬집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그게 왜 나왔을까 저 혼자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의 동화입니다. 독일의 그림 형제는 독자들을 위해 이 헨젤과 그레텔 원작의 수위를 순화하여 내놓았습니다. 실제 초판에서는 남매를 숲에 버리는 인물이 계모가 아닌 친어머니였습니다. 그 시대에는 식량난 때문에 영아 살해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양육을 포기한 것입니다.
꼭 그런 점이 아니더라도 이 헨젤과 그레텔은 잔인하고 좀 의아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마녀를 산 채로 화로에 넣어서 죽이는 것도 그렇고, 새(맞나?)가 날아와서 아이들에게 돈과 보석들을 챙겨가라는 것도 그렇고.
제가 앞서 말한- 이 영화의 내레이션에서 헨젤과 그레텔 얘기를 ‘비꼬듯이 꼬집었다‘고 느낀 이유도 이런 내용과 관련된 대사들이었습니다.
예시 : ’자신들을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화로에 산 채로 집어 넣어 구워 죽였다‘ , ’그 직후 헨젤과 그레텔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키스까지 하였다‘ .. (대충 이런 느낌)
저는 이 부분에서 이 영화의 메시지가 확 느껴졌었는데, ’악‘의 상대성과 양면성..?이 드러났다 해야하나. 이 영화는 유대인 대학살을 행했던 그 악인들의 평온한 일상을 드러내면서 그 위화감에 의한 불쾌감을 느끼게 하잖아요. 같은 인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사람들조차 그 이면에는 동식물을, 또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그런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그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데올로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누군가가 어떠한 명분이나 신념을 방패 삼으면 그 어떤 악이라도 당연하다는듯 자행될 수 있다는 점이 ‘마녀를 화로에 집어넣어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으로, 그런 악행을 저지른 이후 죄책감은 커녕 오히려 환호와 기쁨을 챙겨간다는 점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하는 키스’와 ‘돈과 보석들을 가져가는 것’으로 비유되어 드러난 게 아닌가 하는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말을 너무 잘 못 하는 것 같긴한데;; 비약이나 과대해석이라 해도 할 말 없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엔딩 장면 직전에 독일 장교가 계단에서 계속 구토를 하는 장면은, 총과 칼보다 무서운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악인(당시 독일 장교)들조차 결국에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무의식적으로 축적되는 윤리적인 죄책감이 신체로 드러나는 것을 표현하려 했던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영화를 볼 때나 본 직후에는 저에게 불호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간이 조금씩 흐를 수록 계속 곱씹게 되고 뭔가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악의 평범성’에 대하여 !!
첫댓글 마저 궁금해.!!!
수정 완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형의 감상평을 듣고나니 꼭 봐야겠다 싶은 영화가 됐습니다.
난 형준이를 꼭 보고 싶은데
다 쓰시면 댓글 달라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헉 후기점여
@63기 황중성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 젤 와닿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