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호텔에서 새벽 05시 45분 나이로비 공항으로 출발한다. 06시 이른 새벽인데도 시내 차량 정체가 심하다. 내가 지금까지 다녀본 세계 도시중 나이로비만큼 차량 정체가 심한 곳도 없을 듯, 유난히 정체가 심하다. 공항에서 08시 50분 루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원래 이구간은 열차를 타고서 2박 3일간 이동하던 구간 이였다. 아마도 여행자들의 지루한 이동으로 논란이 있었기에 비행기 이동으로 바뀐 구간이다. 비행시간 2시간 15분 만에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 도착하였다.
루사카는 도시 전체가 넓은 평원에 만들어진 듯 하고 건물들이 단층 형태로 보인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인 백패커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 받으니 9인실이다. 그것도 2층 침대에 올라가 잠을 자야하고 모기장이 각 침대에 둘러쳐 있지만 사람이 들락거리면 모기도 들어올게 당연하겠지. 예방주사는 맞았지만 말라리아에 걸릴까 두려운게 사실이다. 그동안 백패커에 자지 않고 마눌과 자다보니 마눌이 알아서 모기약과 모기향을 피워 모기에 물리지 않았다. 이제는 모기에 물리지 않을려면 내 스스로 대비를 해야 한다.
짐을 내려놓고 다들 걸어서 시내중앙마켓으로 가서 쇼핑을 하였다. 마켓은 규모가 상당히 크고 사람들도 많았다. 중앙 마켓에서 한국의 젊은 아가씨 한명이 보여 우리 일행의 젊은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보니 미국 유명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인데 장기간 여행중이고 오랜만에 한국인들을 만났다고 반가워 하였다. 이런 친구들을 보면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염려가 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험악한 아프리카나 세계 오지에 다니면서 사고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만나면서 인생의 소중한 경험들을 하였으면 좋겠다.
뒤에 보이는게 중앙마켓인데 현대식 건물에 규모가 상당히 크다.
마켓을 한참 둘러보다 내는 자연히 발걸음이 술 코너로 향한다. 맥주를 몇병 구해 밖으로 먼저 나와 입구에서 혼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눈치가 보인다. 내는 음료로 생각하고 마시지만 이들의 눈에 대낮에 맥주를 마시는 나쁜 동양인으로 비치지는 않겠다는 확신이 들어 마시긴 하였다. 마켓에서 터키의 유명 음식인 케밥으로 점심을 때웠다. 숙소로 돌아오니 별다르게 할게 없어 형님들과 맥주에 보드카를 섞어 홀짝 거리다보니 저녁이 되었다. 저녁은 마눌이 만들어준 음식을 먹고 한잔 더하다 밤 10시가 넘어 침대로 올라갔다.
이 코너에서 케밥을 먹었더랬다.
잠을 청하는데 모기 소리가 진동을 한다. 렌턴을 켜고 비추니 모기장 안에 모기가 득실득실 하기에 모기장을 손보고 모기 7~8마리 잡았다. 날씨가 더워 담요를 덮고는 잘수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고 잘수는 없을 거 같다. 그리고 숙소가 백패커라 세계 여러 나라 젊은 친구들이 모여 정보 공유와 친구들을 사귀느라 술 한잔 하면서 음악도 틀어놓아 이래저래 잠을 잘 수가 없다. 아이고 큰일이다, 앞으로 여행 일정이 호텔이나 민박이 아니라 이런 백패커에서 잠을 자야하는 일정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걱정이다.
여기가 앞마당인데 여기서 밤이되면 세계의 젊은이들이 술 한잔 하면서 음악을 틀어놓고 왁자지끌한다.
뒷 마당에 작은 수영장과 숙소 샤워실 화장실 주방이 있고 룸도 상당히 많았다.
3월 21일, 숙소에서 아침 8시 택시를 타고 리빙스톤행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택시에 내려 짐을 지키고 있는데, 여기저기 삐끼들이 얼마나 많은지 짐을 두고는 어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다. 버스표 사는데도 삐끼들이 얼마나 많은지 왁자지끌 자기들끼리 손님을 채갈려고 난리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여행 중 이곳 분위기가 최고로 엉망이고 지저분하고 사람이 바글바글 한다. 겨우 버스에 올라와 기다리니 온갖 잡동사니를 팔려고 올라오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눈치를 살피면서 겨우 사진몇장 찍었다.
아프리카 어느 도시를 가도 번화한 곳 제일 큰 건물에 의례히 삼성 간판이 보이더라니.
카메라 가지고 사진 찍을 엄두도 안 나고 혹시나 사진을 찍다가 봉변을 당할까 겁난다. 버스 출발시간도 자기들 마음대로 조정이 가능한 모양이다. 9시 차로 알고 있었는바 10시가 넘어서야 출발한다.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니 초지와 나무가 무성하고 드문드문 옥수수 밭만 보인다. 땅이 비옥해 보이는데 어이해서 다른 농작물이 안 보이는지 궁금하다. 산에는 나무숲이 울창하고 사람사는 동네에는 길가에 옥수수와 과일을 팔러 나온 사람들이 즐비하다. 한참을 달려서야 다른 작물이 조금 보이고 야자나무가 보인다.
4시간을 달려서야 휴게소에 들러 형님들과 맥주를 구할려고 물어물어 레스토랑 같은곳에 가서 맥주한잔 할려니 버스가 간단다. 서둘러 맥주병을 들고서 버스에 올라 느긋하게 한잔 하노라니 기분이 좋아진다. 남들은 뭐라 하겠지만 내가 가는 곳마다 맥주와 술에 관심을 가지고 마시는데 뭐라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취향이니 이해를 바란다. 처음에는 함께 사는 마눌도 술을 싫어하고 안마시지만 마켓이나 상점에서 술을 보면 이쪽에 술 있네 할 정도다. 이번 여행에서 마눌은 커피와 차(마시는 차)에 관심이 있고 내는 맥주와 와인이 관심사다.
광활한 초지를 한 없이 달렸지만 탄지니아나 케냐에 비해 초원에 동물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여기에서 경제력 차이가 나는 모양이다. 한참만에 휴게소에 들러 버스안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우리가 내리니 젊은 친구가 와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는 경찰에 신고를 하겠단다. 더러분 시키들아 우리들이 느그들 얼굴 사진을 찍었냐 풍경 사진 찍었제. 화장실 이용 요금이 2콰차 맥주 한병이 8콰차다. 17시 아직도 끝없는 초원이 펼쳐저 있고 멀리 지평선이 일직선이다. 버스가 잠깐서면 동네 아낙네들이 땅콩과 과일을 팔려고 달려든다.
드디어 8시간을 달려서야 리빙스톤에 도착하고 숙소가 가깝다기에 걸어서 리빙스톤 백패커에 도착하였다. 슈퍼에 들러 일용할 양식을 구하고 마눌은 숙소로 가고 내는 형님 두분들과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음식 잘하는 곳을 추천받아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주로 로컬들이 이용하는 식당으로 닭요리를 시켜서 맥주와 함께 식사를 하였다. 로컬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라 음식 값은 저렴한데 닭고기가 질기다. 숙소로 돌아와 아우들과 맥주와 보드카로 새벽까지 달려라 달렸다.
백패커 규모가 상당히 크다.
인공 암장도 있고...
여기서는 3인 1실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