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외 여행기
이영호
우리나라가 ‘88 올림픽’을 치른 다음 해인 1989년부터 해외여행 자율화가 시행되었고, 여행 자율화 이전에는 해외에 나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웠다.
당시만 해도 이민, 유학, 출장, 친지 방문 등이 아닌 단순 관광목적으로는 여권 발급이 원칙적으로 불가했다.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었으며, 자유 총연맹의 반공교육을 이수하고 허가받고서야 여권을 만들 수 있었다.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일종의 특권처럼 여겨졌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 한국이 발전하고 국제화가 되고, 흑백에서 천연색 TV로 바뀌듯이, 이제 해외여행도 자율화되면서, 나는 서둘러 여권 신청을 해서 발부받아 놓았다.
그 이듬해인 여름방학 때 1990년 8월 1일부터 8일까지 아내와 함께 7박8일 간 동남아 지역 (태국, 홍콩, 마카오)을 다녀오는 코스를 신청했다. 평소 내가 꿈꿔왔던 것이 한꺼번에 이루어졌다. 하나는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외국을 처음 나가 보는 것이다.
어릴 때 하늘에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떴다 떴다 비행기 떴다’ 하고 노래를 부르며 뛰어놀았고, 고등학교 재학시절 김찬삼 여행가가 직접 학교에 방문했었다. 그때 강의해준 세계 여행기를 듣고 무척 부러워했었다. 그 후 한비야 오지 여행가의 이야기 등 항상 동경의 대상과 마음으로 꽉 차 있던 꿈을 실현하고자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동안의 간절함이 폭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쓴, 내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그의 자서전을 읽고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의 지난날을 뒤돌아보게 된다. 부모님의 뒷받침으로 큰 고생 없이 학교 교육을 마치고 사회인이 되면서 첫 직장은 중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으며, 지금껏 천직(天職)으로 생각하고 지내면서 꿈 하나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여행이다.
8월1일 설렘과 야릇한 기분으로 김포공항 출국 심사를 거처 여행길에 올랐다. 태국의 방콕까지 여섯 시간이다. 처음 해외여행이라 두렵고 긴장되었지만, 출국부터 귀국까지 여행사의 인솔자와 동행하여 큰 어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입국심사, 호텔, 음식점 등, 현지 가이드가 자세한 설명과 안내를 해주었다.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한 것을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태국은 인구의 90%가 불교를 믿는다고 한다.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 크고 작은 사원과 스님을 발견하곤 했다. 태국의 아침 풍경은 탁발로 시작된다. 스님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공양받고 기도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나가다 보면 공원에서 춤을 추듯 아침 운동을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국의 왕궁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궁중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었다. 왕궁은 1782년 루아 램프라 왕에 의해 처음 건립되었으며 현재의 구왕궁으로 사용되고 있다. 왕릉은 왕궁 내부에 있다. 왓 포의 와불상, 역사박물관으로 문화유적지로 보존하고 있다.
방콕을 대표하는 볼거리로 아름다운 건축물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 왓 아룬은 방콕의 아름다운 높은 탑의 사원이다.
그 밖에 차이나타운, 악어농장, 악어 쇼, 코끼리 투어, 수상시장, 야시장, 발 마사지 등 관광할 것이 많다. 교통수단으로 버스, 택시, 오토바이, 툭툭 차, 수상 배가 있고, 파타야는 휴양 도시이다. 알카자쇼를 관람, 바닷가 해변이 아름답다.
홍콩은 빌딩 숲으로 되었다. 잠들지 않는 홍콩의 밤거리, 야경, 유람선, 홍콩의 밤거리는 화려하다. 모든 문화가 있는 곳, 누구든지 서로 만나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홍콩에서 마카오까지 페리호로 1시간 정도 거리이다.
마카오는 홍콩과 인접해 있으며 중국에 붙어있는 하나의 섬이다. 중국에 속해있는 특별 행정구역이다. 과거 포르투갈의 400년 동안 지배를 받다가 중국에 반환, 동서양이 만나는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다.
마카오는 세계 최대규모의 카지노 도시로 유명하다. 성 도미니카, 성 바울 유적지가 있으며, 성 안토니오 성당은 김대건 신부가 공부하던 곳이며, 초상화가 있다.
여행 기간에 후덥지근한 날씨, 호텔 주변의 도마뱀, 악명높은 코브라, 음식점이나 거리에서 고양이들을 쉽게 보이기는 했으나, 여행 기간 잠자리나 음식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예정된 날짜에 무사히 귀국하였다.
살면서 사람들은 때때로 여행이 필요하다. 삶이 힘들고 지쳐 있을 때, 가던 길이 막혔을 때, 새로운 활력이 필요할 때, 머물던 자리에서 일어나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필요하다. 여행은 나의 삶을 찾아 사색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내 곧 돌아와야 한다. 여행의 목적지가 다르다고 해도 되돌아오는 곳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집은 같다. 시간이 나는 대로 여행을 하라, 여행은 새로운 세계와 만난다. 여행 중 새롭게 찾아낸 나를 가슴에 가득 담아서.
첫 여행의 기념으로 나는 문고에서 지구 본을 하나 샀다.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넓은 세상 여행을 통해, 보고 배울 것이 많다.’라고 써놓았다.
첫댓글 저의 지난날의 여행기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