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이 만난 이상구의 작품세계
금속공예와 회화기법을 접목한‘조형회화’
동판의 숙성된 자연채색과 입체적 질감살려
흥분되는 미술세계의 창조적 변신 이상구전
광화문에 위치한 갤러리 내일에서는 매우 이색적이면서 미술계의 새로운 설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작품전이 열렸다.
이상구의 동을 소재로 한 공예적 오브제와 거칠면서도 채색이 가미된 유화적 기법이 혼재된 입체적 조형을 평면에 안착시킨 회화전이다.
금속공예가로서의 경지와 회화기법이 접목되어 ‘조형회화’의 새로운 진로가 모색된 작품전으로 관념과 조형적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회화적 색채 조형을 탄생시켰다.
갈대, 대나무, 연꽃, 연잎, 수국, 민들레, 포도송이와 기러기 등의 자연 속 사물을 형상화한 사실묘사는 동판으로 구성하고, 바탕은 소재에 따라 자연을 묘사하되 에폭시소재와 우레탄을 가미한 채색기법을 활용하여 평판작업에서도 돌출된 입체적 질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입체적 효과와 회화적 채색을 통한 자연생태의 접근법은 금속공예의 한계와 회화의 한계성을 초월한 이상구만의 독특한 작업으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를 예견하고 있다.
붓꽃 시리즈, 삼화리에서, 화우, 연, 북한산의 국화 등의 작품은 강한 터치에서 북한산 바위가 용출되고 바람의 강도를 입체적 조형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상호 공존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게 한다.
화학적 채색작업은 가벼운 스케치 형태이면서도 잔잔하게 화폭 전체에 깔린 채색기법으로 각각의 주제어(민들레, 붓꽃, 기러기 등)들이 동판의 자연적 색감과 사실적 구성을 통해 갤러리들에게 묘한 생동감을 안겨준다.
이미 작가는 40여년을 동판과 함께 동거 동락한 금속공예작가이다.
동판의 성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작가는 세월과 함께 묻어나는 동판 부식에서 파생되는 색상을 간파하여 표면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 국내 최고의 작가임은 분명하다.
이 같은 역량과 더불어 표면에 대한 색채미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순처리와 강한 터치를 통한 생략적 기교는 단순 오브제의 나열이란 기존의 개념을 여지없이 무너지게 했다.
연희동 문학관에는 야외조형물을, 평창동 운현궁에는 수국꽃 조형물이, 가평 쁘띠프랑스에는 조형물 어린왕자, 가평 피노키오 마을에서는 피노키오, 단양 상선암 휴게소에는 천정나무 등 생활밀착형 동화 속 작품들이 생활 속 운치와 함께 살아 움직이는 이상구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조형회화’전은 2021년 서초 그랑자이 아파트 초대그룹전에서 선보인 후 화랑에서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작가의 세계와 함축된 표현의 창조적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참으로 집요하게 몰입해온 인생전반을 녹여서 새로운 현대미술의 방향 점을 알려준 전시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고양시 덕양구 북한산을 품에 안고 있는 작업실이면서 카페인 ‘카퍼하우스’에는 입구 초입의 출입문과 야외조명기구 등을 비롯하여 의자, 테이블 등 모든 것이 작가의 손으로 재현된 작품들이며 생활도구들이다.
매년 봄이면 열리는 ‘수선화축제’,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의 음악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펼치는 ‘작은 음악회’등은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의 족적을 너끈하게 유추하게 한다.
동판을 다루는 장인정신과 예술가로서의 맑은 영혼과 숨결이 현대회화의 또 다른 길목을 조명등으로 밝혀주고 있는 초대전이다.
작가 이상구(55년생)는 충남 서산 여미 출신으로 국민대학 조형학부 생활미술학과(금속공예)를 졸업했다. 그리고 줄곧 금속공예공방에서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40여년의 작가적 인생이 함축된 이번 작품전은 치기적이고 표피적인 미술시장에서도 새로운 방향키를 선사하는데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뒤늦은 출발선이라고 하지만 무르익은 작가적 역량은 예술세계의 시공간을 얼마든지 추월할 수 있다.
신생태자연주의 화가 김문영(환경경영신문2020.8.26.)과 북한산을 마주하며 예술의 길을 동행하고 있는 작가 이상구의 절묘한 인연도 작품성의 가치를 높여주는데 상관관계를 지닌다.
‘신생태자연주의’와 ‘조형회화’와의 만남은 예술세계를 걸어가는데 무한대의 창조적 변신을 예고해주고 있다.
참 보기 좋고 흥분되는 미술세계의 창조적 변신의 한 현장이다.
*이상구 작업실 겸 카퍼하우스:02,381-1607)
(환경경영신문 ww.ionestop.kr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시인, 문화평론가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