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분 | 내 용 |
우리말 | 찰랑찰랑 |
해 설 | 찰랑찰랑 ◾“봇도랑에는 맑은 물이 찰랑찰랑 넘치게 흐르고, 누런 물이 그득히 괴어 있는 못자리엔 퍼런 모가 듬성듬성 꽂혀 있었다. 출처: 이동하, 우울한 귀향” [네이버국어사전]
◾‘찰랑찰랑’의 의미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찰랑찰랑 01 「1」가득 찬 물 따위가 잔물결을 이루며 자꾸 넘칠 듯 흔들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 「2」물체 따위가 물결치는 것처럼 자꾸 부드럽게 흔들리는 모양. ◾찰랑찰랑 02 작은 방울이나 얇은 쇠붙이 따위가 자꾸 흔들리거나 부딪쳐 울리는 소리. ‘잘랑잘랑’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다음은 이 단어와 유사한 단어를 산스크리트사전에서 찾아보자. ◾calācala चलाचल : ever-moving (the wheel of saṃsāra); moving to and fro, movable, tremulous, unfixed, loose; unsteady, changeable.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391] 짤라-짤라 : (윤회의 바퀴) 끊임없이 움직이는; 앞뒤로/이리저리 움직이는, 움직이는, 약간 떨리는/흔들리는, 고정되지 않은, 느슨한; 불안정한/떨리는, 바뀔 수 있는. ‘calācala[짤라-짤라]’의 어근 ‘cal[짤]’의 의미도 살펴보자. ◾cal : to be moved, stir, tremble, shake, quiver, be agitated, palpitate ; to move on or forward, proceed, go away, start off, depart.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391] ◾짤 : 움직이다, 살살 흔들리다, 떨다, 흔들리다, 동요되다, 두근거리다; 계속 또는 앞으로 움직이다, 나아가다, 가버리다, 움직이기 시작하다, 떠나다. 또 ‘cal[짤]’의 파생어 ‘cala[짤라]’의 의미도 보면 이렇다. ◾cala : moving, trembling, shaking, loose; unsteady, fluctuating, perishable.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391] ◾짤라 : 움직이는, 떨리는, 흔들리는, 느슨한; 불안정한, 변동이 있는, 잘 상하는. ◾이렇게 보면 ‘짤라-짤라’는 ‘짤라’를 반복해서 만든 단어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의태어나 의성어를 만들 때 단어를 반복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짤라-짤라’는 ‘찰랑찰랑’과 ‘잘랑잘랑’의 중간정도 세기를 지닌 단어 같은 느낌을 준다. 아무튼 ‘짤라-짤라’는 ‘찰랑찰랑’과 의미가 같은 범어로서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옴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
우리말 | 까마귀, 까옥까옥 |
해 설 | ◾“뫼 벌 소나무에는 까마귀가 여남은 마리 날아와 까옥까옥 울고 있었다. 출처: 송기숙, 녹두 장군” [네이버국어사전] “까옥까옥: 까마귀가 잇따라 우는 소리.” [표준국어대사전] ‘까마귀’에 해당하는 범어 단어를 보면 다음과 같다. ◾kāka काक : (onomatopoetic. imitation of the cawing of the crow) a crow; washing the head, bathing by dipping the head only in water (after the manner of crows).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266] ◾까-까(‘ā’는 장음 ‘아-’) : [의성어. 까마귀 우는 소리를 모방] 까마귀; (까마귀가 하는 짓을 본떠서) 머리 씻기, 물에 머리만 담가서 씻기. ◾범어 ‘까-까’의 뜻이 ‘까마귀’인데 울음소리를 모방했다고 하니, 그 울음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까마귀 울음소리를 ‘까옥까옥’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우는 소리를 잘 들어보면 ‘까아까아’에 더 가깝다. 까마귀 우는 소리를 영어로는 ‘코오’라고 하니 실제 소리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그런데 범어 ‘까-까’는 ‘까아까아’나 ‘까옥까옥’에 더 가깝다. 이로써 우리말과의 상관성이 깊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까악까악’은 산까치가 우는 소리라고 한다. ◾까악까악 : [북한어] 산까치가 자꾸 우는 소리. [표준국어대사전] ◾‘뻐꾸기’, ‘개구리’, ‘꿩’, ‘뜸부기’ 등과 같이 의성어인 ‘까-까’로 까마귀 이름을 삼은 조어법이 우리의 언어적 사고방식을 많이 닮아 흥미롭다. |
우리말 | 아따 |
해 설 | 아따 먼저 ‘아따’의 정의를 보자 ◾아따: 무엇이 몹시 심하거나 하여 못마땅해서 빈정거릴 때 가볍게 내는 소리. 어떤 것을 어렵지 아니하게 여기거나 하찮게 여길 때 내는 소리. [표준국어대사전] ◾다음은 ‘아따’의 뜻과 용례를 잘 정리해 놓은 글을 옮겨놓은 것이다. ◾전라도 말의 앞에 붙는 여러 종류의 감탄사 1. 좋음을 표현함 2. 쑥스러움을 표현함 3. 그만 할 것을 명령함 4. 무엇인가를 부탁함 1. 예) 아따 참말로 이쁘구마이~ 2. 예) (칭찬을 받은 후) 아따~ 왜그냐 챙피시럽게~ 3. 예) 아따!! 그만 좀 하랑께~ 4. 예) 갑: 숙제 좀 대신 해주라~ 을: 싫다. 니가 해라 갑: (구차하게 웃으며 앵긴다) 아따~ ◾우리말에서 이렇게 쓰이는 ‘아따’와 유사한 단어가 산스크리트어에도 있다. 필자는 강상원 박사의 말을 듣고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atha अथ : an auspicious and inceptive particle. now, then, moreover, rather, certainly, but, else; what, how else.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17] ◾아타 : 상서로움을 나타내는, 동작[상태]의 개시를 나타내는 불변화사. 자, 그러면, 더군다나, 오히려, 분명코, 그러나, 다른; 다른 무엇이, 달리 어떻게. ◾이렇게 ‘atha[아타]’는 어떤 좋은 일이나 달갑지 않은 일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꺼내는 말이다. 그 쓰임새나 의미가 ‘아따’를 많이 닮았다. 그러면 ‘아따’의 용례를 몇 개 더 보자. “아따, 자꾸 빼지만 말고 어서 한 가락 뽑아보쇼.” “아따, 왜 자꾸 그래 싸요? 사람 속 터져 죽겠는디.” “아따, 이 국수 맛 끝내주네. 나 한 그릇 더 주쇼.” “아따, 고년 얼굴은 이쁜디 한 성깔 하네 그랴.” “아따, 너 참말로 오랜만이다 잉.” ◾이 얼마나 구수한 말들인가. 그런데 여기서 ‘아따’가 빠지면 어떻겠는가? 감칠맛이 싹 사라져버릴 것이다. |
우리말 | 가시, 까시랍다 |
해 설 | 가시, 까시랍다 ◾“너 이상하구나. 아까부터 느꼈지만 너 말투엔 가시가 있는 것 같다. 혹 내가 너 잘못되기를 바라기라도 했단 말이냐? 출처: 박경리, 토지” [네이버국어사전]
◾‘가시’의 정의를 보자. 「1」바늘처럼 뾰족하게 돋친 것. 「2」물고기의 잔뼈. 「3」살에 박힌 나무 따위의 가늘고 뾰족한 거스러미. 「4」남을 공격하거나 불평불만의 뜻을 담은 표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5」식물의 줄기나 잎 또는 열매를 싸고 있는 것의 겉면에 바늘처럼 뾰족하게 돋아난 것. [표준국어대사전]
◾‘가시’를 전라도에서는 ‘까시’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단어 ‘까시랍다’ 역시 전라도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이것은 ‘까다롭다’는 뜻이다. ‘까다롭다’의 사전적 정의를 보자. 「1」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 「2」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 [표준국어대사전]
그러면 ‘가시’의 사투리 ‘까시’와 유사한 발음과 의미를 지닌 범어 단어를 살펴보자. ◾kaṣāyā कषाया : a thorny shrub.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265] ◾까샤-야- : 가시가 있는 떨기나무. ◾kaṣāyaka कषायक : the shrub Acacia Catechu.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265] ◾까샤-야까 : 아카시아 카테쿠 떨기나무. ◾kāsanāśinī : Name of a thorny plant. [Sanskrit-English Dictionary, Internet] ◾까-사나-쉬니- : 가시가 있는 한 식물의 이름. ◾‘아카시아 카테쿠’는 작거나 중간 크기의 가시가 돋친, 최대 15m까지 자라는 나무이다.(Acacia catechu is a small or medium-sized, thorny tree up to 15 m tall.) ◾물론 아카시아 카테쿠 나무와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있는데, 역시 ‘까시’가 많이 달려 있다. 또 ‘아카시아’라는 이름만 보더라도 ‘아카시아’의 ‘카시아’가 범어 ‘까샤-’와 비슷한 것은 영어의 뿌리도 범어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무튼 이런 나무 이름들과 뜻으로 보아 ‘까샤-’나 ‘까-사’는 사투리로 ‘까시’를 나타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경상도에서는 ‘까새, 까씨, 까쎄’라고도 한다. [우리말 방언사전] ◾이렇게 어원을 추적하면서 발견되는 것은 표준어발음보다 사투리라 치부해버린 단어들이 본래의 발음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필자는 지금도 ‘가시’라는 말을 잘 안 쓴다. ‘까시’라고 해야 뜻을 제대로 전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까샤’에서 바로 ‘까다롭다’의 사투리 ‘까시랍다’를 연관 지어 볼 수도 있지만, 연관성을 더 물씬 풍기는 산스크리트 단어를 하나 더 보기로 하자. ◾kashṭa : bad; ill, evil, wrong; painful; grievous, severe, miserable; difficult, troublesome; worst; pernicious, noxious, injurious; inaccessible.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265] ◾까쉬따 : 나쁜; 유해한, 악한, 그릇된; 고통스런; 비통한, 가혹한, 비참한; 어려운, 골칫거리인; 최악의; 치명적인, 유독한; 접근할 수 없는. ◾‘까쉬따’의 발음과 뜻을 보면 “그 사람 참 ‘까시랍다’”는 말이 금방 떠오를 것이다. ‘까시’가 돋친 나무나 사람은 가까이 접근하는 자를 상하게 하는 법이다. ‘까쉬따’는 그토록 오랜 시간과 먼 공간을 뛰어넘어 단숨에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말이 아닌가. 이 단어의 어근으로 추정되는 동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kash : scratch, scrape; to rub or scratch one’s self; to itch; to rub with a touchstone, test, try; to injure, hurt, destroy, kill; to leap.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265] ◾까쉬 : 긁다, 긁어내다; 자기 자신을 비비거나 긁다; 가렵다; 시금석으로 문지르다, 시험하다, 시도하다; 부상을 입히다, 다치게 하다, 파괴하다, 죽이다; 도약하다. 마지막으로 단어 하나를 더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다음 단어는 ‘까시라운’ 정도가 심한 경우에 쓰는 말이다. ◾atiprakāśa : very notorious.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12] 아띠쁘라까-샤 : 매우 악명 높은. ◾우리식으로 하면 ‘지독하게 까시락진’ 사람을 평할 때 쓰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