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자훈련 체험학교를 섬기고 돌아왔다. 소그룹 시범을 선보였고, 실습을 통해 소그룹 인도를 평가했다. 많은 목회자들이 소그룹을 인도하지만 대개 준비가 잘 되지 않은채 소그룹을 인도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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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평소에 설교를 하는 버릇대로 인도자가 말이 많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소그룹 인도에서 몇 가지 지켜야 하는 원칙은 3:7 정도로 리더가 말을 적게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대답을 유도해야 한다. 질문과 대답과 나눔을 통해 결국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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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게 준비되려면 먼저 소그룹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한 상태에서 소그룹으로 들어가야 한다. 인도하는 과정 속에서 책에 적어둔 것을 보고 인도를 하게 되면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순간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소그룹 인도의 핵심은 눈이다. 인격과 인격이 만나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사람은 변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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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으면 소그룹 조원들과 눈이 마주쳐야 한다. 마치 성경을 앞에 두고 대화하는 것처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 성경을 읽게하고 질문을 통해 생각하게 하고 삶으로 연결시켜 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리더가 흩뿌려놓은 것을 스스로 깨달아 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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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그룹 실습과 시범을 통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전체 마인드 맵을 통해 서론부터 결론까지 모든 문제들을 눈을 감고 다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좋은 것은 시물레이션을 돌려보고 들어가는 것이다. 전체 구도를 어떻게 인도할지 생각하고 예상해서 잘 준비될 때 여유를 가지고 사람들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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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과를 디자인할 때도 어떻게 하면 이 문제들을 통해 은혜롭게 인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먼저 문제에 답을 적고 나서 화장실이나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좋다. 각 문제를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고 각 카테고리별로 지적인 깨달음과 정적인 감동 의지적 결단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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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렇지 않다면 정확한 과녁에 명중하지 못한다. 주먹구구식으로 소그룹을 인도하면 대화는 많이 오고 가고 서로 좋은 시간을 보낸 건 같지만 성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소그룹은 원고를 읽는 설교보다 더 어려운 과정이기에 더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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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회의 많은 인사이트를 소그룹 인도를 통해 공급받는다. 기도의 제목들 앞으로 설교의 주제들, 교회의 방향까지도 소그룹을 통해 성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설정하는 편이다. 소그룹 안에서 목회자는 풍성한 정보와 삶의 현실을 배우게 된다. 성도들과 함께 하는 소그룹은 목회를 배우는 레슨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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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들의 삶의 고민과, 갈등, 복음으로 분투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왜 안되는지 어떤 것이 어려운지 주일날 선포했던 설교가 땅으로 내려왔을 때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자세히 알게 된다. 어쩌면 심방보다 더 깊고 넓은 이야기들을 배울수 있는 곳이 소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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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공의의 속성, 사랑의 속성이 있다는 답이었지만,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지식적으로 아는 것이 소그룹의 목표는 아니다. 그러면 읽은 성경구절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해야 한다. "하나님이 공의만 있고 사랑이 없으면 세상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하나님께서 사랑만 있고 공의가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라는 질문들을 통해 공의와 사랑의 균형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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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의 신적 정서라는 Divine Pathos 라는 개념이 있다. 이스라엘을 사랑하셔서 구원하고 싶으시지만, 공의의 하나님이 죄를 없다고 할 수 없는 신적 딜레마가 있다. 그 갈등은 결국 그리스도를 통해 해소된다.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만나는 지점, 그 십자가를 이해하게 하고 은혜를 나누게 하면 풍성한 은혜들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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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매일 만나는 생활에서는 하나님을 매일 만나고 싶도록 하는 기도의 동기를 불어 넣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하지 못하는 기도의 장애물을 제거해 주어야 하고, 기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또 생활에 훈련을 통해 기도의 습관을 세워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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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 전 과정은 설교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설교와 소그룹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설교를 통해 은혜를 받았다면 소그룹을 통해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밟아주어야 한다. 이 전 과정으로 목회를 계획할 때 성도들은 늘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바운더리 안에서 생활하게 되고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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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가 종합예술에 가깝다면, 소그룹은 그 중심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뼈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소그룹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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