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강화도는 전형적인 시골이다. 그래도 가끔 명절 때 고향을 찾아가면 길가로 '다이소'나 '롯데리아' 같은, 도시에서 익숙하게 보던 매장도 눈에 띄어 흐뭇한 마음이 든다.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고 ㅋㅋ! 그래도 여전히 강화도는 시골이다. 나는 그곳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다녔다. '카펜터스'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이다.
당시 대산리에 살던 친구 몇 명이 재미삼아 웨이터 알바를 했었다. 그때 읍내에는 '백악관', '엘림', '반월성' 등 경양식집이 있었고, 나는 백악관에서 2개월 정도 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비록 섬마을이었지만, 서울과 인천하고 가까워서 그나마 몇몇 친구들은 나름 도시구경을 하고 다니며, 자신을 꾸밀 줄 아는 멋쟁이들도 있었다. 그런 멋쟁이들이 백악관에 돈가스나 함박(햄버거)스테이크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었다. 음악다방처럼 음반이 많지는 않았지만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이면 LP음반을 듣고 했다. 그리고 간혹 음악을 들려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었다.
이름은 잊었지만 백악관의 이전 지배인으로 있던 형의 동생이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놀러 왔다.멋쟁이로 소문난 여고생으로 기억한다. 디저트로 커피가 나갈 즈음, 카펜터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머뭇거리며 '카펜터스'를 모른다고 대답했다. 조금 창피한 마음과 함께.... 그리고는 어느새 잊혀졌다.
1990년 가을, 청주대학교 1학년생이던 그때, 학교 앞 사거리 옆에 '에델바이스'라는 커피집이 있었다. 그 가게 스피커가 1층 입구에 걸려있었고, 그곳을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곤 했었다. 어느 날인가 낙엽처럼 처량하게 느껴지던 날, 스피커를 통해 따듯하고 부드러운, 그리고 용기를 주는 듯한 노래를 듣게 되었다. 노래가 너무 좋아 2층 ‘에델바이스’에 올라가 가수 이름을 물었고, 비로소 '카펜터스'임을 알게 되었다. ‘아! 그랬구나. 이 노래가 카펜터스의 노래였구나.’ 그리고 LP음반을 구입했던 추억!.
첫댓글 2023년 9월 18일 월요일 오전 9시 32분, '카펜터스' 음반 듣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