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단톡방에 실린 글입니다.)
자전거 전도 후기 (64)
오늘은 수양관 주변 서랑저수지와
황구지천에서 전도했습니다.
마침 제 외손자가 수양관에 놀러 와서
서랑저수지까지 아내가 함께 데리고 나갔습니다.
이 녀석이 태어날 때는
제가 한창 췌장암을 앓으면서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산후조리원에서 두 눈을 껌벅거리고 있던
이 아이를 슬픈 눈으로
쳐다보던 기억이 납니다.
귀여운 줄도 모르고 곧 헤어질 것 같아
서글프기만 했죠.
그만큼 암이 던져주는 트라우마는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제가 목사로서 항상 기뻐했어야 하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죄송할 뿐입니다.
저는 모든 부분에서 많이 미숙한 목사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벌써 여섯 살이 되었군요.
지금 네 살짜리 동생과 함께
새벽 기도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서랑저수지에서 두 쌍의 부부를 전도했습니다.
먼저는 귀여운 딸과 함께 놀러 온
중년 부부였습니다.
제 치유 간증에 많이 감동하시면서
천국 복음을 흔쾌하게 잘 받아들였습니다.
한참 놀다가 돌아갈 때는 먼저 웃으시며
정자에 있는 제게 인사를 할 정도였습니다.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자에서 다른 부부를 전도했습니다.
열심히 천국 복음을 전하는데
남편은 애써 얼굴을 피해
다른 쪽만 바라보고 있더군요.
그러나 아내는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잘 들었습니다.
마침 저수지 건너편에
KBS 다큐 인사이트 <아내의 정원>과
여러 방송에 아름답게 소개된
퀼트 작가 안홍선 할머니의 집이 보이길래
자세히 설명해 주었더니 좋아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이렇게 좋은 동네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우리 교회 수양관은 일부러 마련한 것이 아니고
다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다른 목사님이 살고 계시던 집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목사님과 가족들이 쉬어가시던 휴양관으로
절찬리에 활용되기도 했죠.
그런데 제가 코로나 19 여파로
이곳에 거주하게 되면서 전도의 거점이 되었군요.
하나님의 섭리는 오묘하기도 합니다.
수양관 근처 세마대 독산성이나, 서랑저수지는
산책을 하러 오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기분이 좋은 상태에 있고
그만큼 전도하기가 수월한 곳입니다.
그래서 저도 자전거 전도나, 산상 전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황구지천으로 달려갔습니다.
날씨가 더워 수양관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마음과는 달리 황구지천 고속도로
고가 다리 밑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리 밑에 몇 번을 갔다가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큰 기대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할아버지 두 분이 벤치에 앉아 계시더군요.
저는 그분들에게 다가가 제 치유 간증을 했고
매우 잘 받으셨습니다.
하나같이 활짝 웃으시며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심지어 옆자리에 앉으라고 하셔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습니다.
두 분 다 80대 할아버지신데
몸에 아픈 곳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질병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봐도 매우 건강하게 보였습니다.
저는 할아버지들에게 백수를 누리시라고 하면서
할아버님의 건강한 모습을 뵈니
많이 부럽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할아버님들과 제가 함께
백 살 이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분들도 자전거를 타시다가
그곳에서 만나셨다고 하시더군요.
신기하게도 이분들의 얼굴이
쌍둥이처럼 닮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형적으로 장수하실 것 같은
얼굴이었습니다.
저는 이분들이 제 말을 잘 경청하시는 김에
예수를 안 믿는 분들이셨지만
조금 강력하게 천국 복음을
반복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웃으시면서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제 기분대로 했더라면
그분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구원의 기회마저 상실할 뻔한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수양관으로 돌아오면서도
다리 밑까지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전도하게 하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전도를 받으신 모든 분이
예수 믿고 구원받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연휴 마지막 날이군요.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도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날이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흐르는 세월을 아쉬워하는 것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순간순간
기뻐하고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천국을 주신 것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천국에서
얼굴마저 반갑게 대면하기를
두 손 모아 바래봅니다.
오늘 아침에는 제 앞에서 수양관의 청솔모도
재미 있게 나무를 타고 있더군요.
순간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 샬롬이 가득한 은혜의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