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불 끄다

오늘은 그럭저럭 화창한 토요일이었죠 제짝 배군은 비행기 타고 신검받으러 고향 울산간다고 몇 주 전부터 좋아라 했습니다 전 속으로 비라도 오면 좋겠는데 하고 내심 속으로 비행기타고 집에 가는 배군을 질투 했는데여 (왜냐믄 전 비행기를 가족끼리 제주도 갈때 한번밖에 안 타봤거든여.. ^^; 그것도 쥬스 한잔 마시니까 내리 라고 하데여..영화와 달리 스튜디어스도 다들 아줌마 같이 보 였습니다) 좌우지간 수업 반절을 졸음으로 멍하니 보낸 저에게 밝은 햇살은 이상한 생각을 불러 일으키더군여 "그래 오늘 교실 불은 내가 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저로서는 영어 가정법 특별용법같이 아직도 이해 되지 않는데여 좌우지간 그 결심은 절 집엘 쉽게 못가게 하더군여 점심먹고 한시간 자고 일어 나니까 불현듯 어제 일이 생각 났습니다 '헉~~ 맞다..' 어제 밤에.. 금요일 밤만 되믄 늑대인간이 보름달을 보믄 자기로 모르게 늑대로 변하듯 저와 저의 동거녀들 (제 친누이들..둘입니다 하나는 대학생 하나는 대학원생입죠..)은 반알콜인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술을 참기가 어려워 지죠..^^; 어제밤 누나들과 너무 마니 달렸던 것입니다 (달린다는 표현은 울 작은 누이 표현입죠.. 항상 술이 거나해지면 거나해지면서 "오빠~~달려~~"하며 건배를 하거든요) 그렇습니다 어이 없게도 밥값 축내지말고 집에 일찍 기어들어가 씻고 한숨 잘것을.. 무모하게도 남고 말았던것입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잠은 간헐적으로 그것도 아주 낮은 효율로 자주 자게 되죠 한 숨자고 나면 쉬는 시간이더군요 그래서 다시 책을 째리다가 졸고 다시 쉬는시간 종소리에 맞춰서 깨고 .. '아~ 도저히 안되겠다 ' 하고 집에 가려는 순간 저와 한 형..이렇게 둘만 남은걸 알아채리자 마자 저의 치기어린 승부욕이 또 발동하더군여 놀랍게도 그형은 마치 돌부처같이 공부만 하더군여 그래도 어이없게 한 결심은 꺽기지 않고 '그래 이렇게 된거.. 이번 기회아님 불 끌일도 없다' 하고 끝까지 남았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저는 책가방 다 싸놓구 형 책 가방 쌀 때 까지 눈치만 살금살금 보다가 나가기가 무섭게 눈물을 흘리며 불을 껐습니다 감동이더군요 해 보신 분들은 알거라 믿습니다 .. 근데 가만 보니까 다른 반들은 불을 안그고 가더군요.. 자율학습끝나믄 불끄는 거 아닌가요? 괜히 껐나? P.s 다 쓰고 보니 별일도 아닌걸 장황하게 늘어 놨군여 ^^; 암튼 담엔 제가 기다릴 수있는 사람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