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제적 당했어요" - 미국 대학 제적·퇴학 대응하기
해마다 7, 8월이 되면 미국 대학에 다니던 학생들 가운데 성적 부진으로 학사 제적·퇴학을 당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난다. 자녀의 성공을 기대하며 비싼 돈 들여 유학을 떠나 보냈는데 어느 날 아이로부터 "퇴학(제적)을 당했어요"라는 말을 듣는 부모들은 당혹스럽고 갑갑하다.
대부분 학생들은 성공적으로 유학생활을 마무리 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유학생활에 부적응을 보여 끝내 학사 제적·퇴학을 당하기도 한다. 성적이 나빠서 고민하기도 하고, 향수병에 걸려 고생하기도 한다. 때로는 이성 친구 문제로, 또는 우울증에 걸려 제대로 공부를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자녀가 고등학교 유학을 잘하고 미국 대학에 합격한 후 한 시름 놓았다 했는데 어느날 학사 제적·퇴학을 당했다고 한다면 부모로서 그보다 갑갑한 일은 없을 것이다. 드러내놓고 누구와 상의할 수도 없다.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화가 나고 실망스럽더라도 도와주어야 한다.
■ 미국 대학에서의 퇴학, Dismissal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 대학들은 학생이 일정 기준 이하의 학점을 받게 되면 학교로부터 떠나도록 한다. 'satisfactory academic progress'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학교를 떠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만족스런 학점을 이수하지 못했다는 의미는 대학의 기준에 미달되는 학점을 연이어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마다 그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GPA(Grade point Average)가 매우 낮을 경우에 해당된다. 여러 과목에서 D, F 학점을 받아 일반적으로 2.0 이하를 3번 받을 경우다. 또한 기준 학점이하로 과목을 철회한 경우도 해당된다. 퇴학, 제적-영어로 Dismissal은 더이상 그 대학에 다음학기에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 자녀가 제적을 당했다면 대학에 어필을 해야 하나?
어떤 경우에는 어필을 할 수 있다. 보통 대학들은 퇴학 대상 학생에게 대학의 제적/퇴학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한다. 이는 학생이 불가피한, 즉 정상이 참작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학점을 낮게 받았다면 구제하기 위해서다. 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 위해서다. 학생은 건강상태, 아르바이트, 가정의 특별한 환경, 공부 환경 및 전공의 부적합 등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다. 어필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설명이지 퇴학/제적이 부당하다는 것을 항의하는 자리가 아니다.
■ 다른 대학으로 곧바로 옮겨야 하나?
다니던 대학에서 제적을 당했다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생각은 '다른 대학으로 옮겨서 학업을 계속해야 하나'일 것이다. 이는 매우 적절한 대안이다. 그러나 다른 대학으로 전학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해야할 것이 있다. 대학에서 제적/퇴학에 이르게 된 원인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옮긴 대학에서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 자녀는 충분한 능력을 가진 아이다. 그 능력을 인정 받게 해야 한다.
아이가 대학에서 제적을 당했다고 그 아이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아이의 능력을 재평가해야 한다. 물론 한국 학부모들은 "내 자식이 재수가 없어서 제적을 당했다"고 생각하거나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했다"고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가 제적을 당한 대학에 합격한 것은 학업적 능력과 함께 잠재적 능력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어떤 요인이 그 잠재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생각하라. 이제 한발 뒤로 물러나, 아이의 숨겨진 재능과 능력을 재평가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제적/퇴학 당한 것에 대해 어필을 하거나 다른 대학으로 전학을 계획하기 전에 숨을 한번 돌리고 생각해 볼 일이다.
■ 퇴학/제적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학업의 부진으로 인한 학사 제적은 분명 성공의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학업의 중단이 자녀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되지 않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학사 제적을 당해 원하지 않는 휴식을 하게 된 아이들은 내적으로 많이 성숙하게 된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 제적/퇴학 후 미국 시민권자와 국제학생은 그 길이 갈린다.
미국 학생들은 다니던 대학에서 제적이 된 경우 보통 커뮤니티 칼리지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못 딴 학점을 따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러나 국제학생은 즉시 미국을 떠나야 한다. 이게 미국학생들과 국제학생, 즉 유학생이 다른 점이다. 미국학생들은 재입학(readmission) 또는 복적의 기회를 갖게 되나 국제학생은 이게 불가능하다. 즉 미국학생들은 원래 다니던 대학으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대학에 지원을 해서 새로 입학을 할 기회를 갖게 되나 국제학생들은 이 기회가 박탈된다.
■ 국제학생의 경우 어떻게 하나?
일단 학사 제적을 당하고 미국을 떠난 국제학생들은 비자를 거부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대학에 원서를 쓸 때 "앞서 미국 대학에 다닌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이 경우 "그렇다"고 답을 하면 앞서 학사 경고를 받았던 대학의 형편없는 성적표를 다시 제시하게 된다. 이 경우 재입학을 허가하는 명문대학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제 3국으로 유학지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학사 제적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학사 주의를 거쳐 학사 경고를 받은 다음에 학사 제적이 이뤄진다. 학사 제적을 당하기전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일단 제적을 당하고 나면 해결 방법이 매우 작아진다. 따라서 숨기고 싶은 학사 경고, 제적이지만 전문가에게 일찍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출처: 미래교육연구소 블로그 http://blog.naver.com/josephlee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