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앵봉산’산행길
서울 서쪽의 봉산과 앵봉산을 잇는 산행길은 사실 ‘서울둘레길 7구간’이기도 하다.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경계에 있는데 산의 규모가 작아 사람의 발길이 많은 편은 아니나 수목이 제법 울창하고 능선이 길게 뻗어 있으며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호젓하게 산책 겸 산행을 하기에 알맞다. 특히 새 잎이 나와 알록달록한 색채를 자랑하며 반짝거릴 요즘 신록의 화려함을 만끽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닌가 한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역 5번 출구로 나와 봉산초입의 구립 체육센터를 지나면 부드러운 산길이 나타난다. 중간에 곳곳에 쉼터가 있어 휴식하기에 좋다. 요즘처럼 세상 걱정거리가 많은 시절엔 시름을 덜어내고 사색하며 마음을 단단히 하기에 적당한 공간이다. 산행길 중간쯤에 옛날 ‘서대문구 안산-남산’을 잇던 봉수대 2기가 복원되어 있다. 봉산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며, 서오릉 가는 길을 횡단하여 이어지는 앵봉산길은 시작부터 약간 가파르나 이 일대에선 동쪽의 북한산을 제외하고 고도가 가장 높아 맑은 날은 서울 서쪽의 웬만큼 먼거리까지 조망이 가능하며, 능선부에선 대체로 완만한 산길이다. 앵봉산 산행은 약 1시간여 걸리는데 산의 서쪽면 아래가 서오릉이다. 서오릉은 세조때 세자였던 덕종(추존)을 시작으로 예종, 숙종 등 조선의 임금들과 여러 왕비들의 릉 및 장희빈 등의 묘가 있는데, 초중고생때 소풍지로서 기억이 떠오르는 장소이다.
적절한 산행은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몸을 강건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더군다나 최근 몇 년간처럼 상식이 묻히고 몰상식이 상식인 것처럼 행세하는 사회 현실에 분노하고, 마음 상하는 일이 다반사였을 우리에게 작으나마 재충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노원도봉 최원호 회원의 글입니다.
<이 글은 서울교육희망넷 소식지에 소소한 일상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