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기욤뮈소
군시절 사랑을 주제로 다룬 기욤뮈소 소설을 자주 읽었다.
군대에서 가장 힘들다던 이등병. 그때 나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슬프고 아픈 나의 마음을 설레고 따뜻하게 만든 것은 기욤뮈소의 소설들이였다.
그 중 가장 가슴을 벅차게 만든 소설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이다.
이 소설에는 60살의 외과의사 앨리엇이 나온다. 그는 지금 폐암말기환자다.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그에게는 소원이 한가지 있다.
30년 전 사고로 죽은 사랑하는 여인 일리나를 다시 만나보는 것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과거로 돌아가는 황금알약 10개를 얻게 되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조금만 더 했더라면...”, “아 그때 그 일을 괜히 했어.” 등 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자신의 했던 행동들에 대해 후회를 한다.
나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황금알약 10개. 아니 단 1개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처음에는 했었다.
하지만 앨리엇의 과거 여행은 순조롭지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운명을 바꾸려던 그의 시도는 오히려 더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나도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과거를 바꾸는 것은 현재의 내 모습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정말 부족한 것이 많아 부끄럽고 화가 났다.
평소에 부모님한테 잘해 드리지 못하고 여자친구에게도 투정만 부리고... 예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앨리엇처럼 나도 과거로 돌아가 모든 걸 바꾸려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소설속의 앨리엇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지금부터 바꿔나가는 건 어때? 젊은이.”
그렇다. 그는 소설 내내 이 말 한마디를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책을 덮은 후 그것을 깨달은 나에게는 과거와 현재의 후회 따윈 없었다.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고 여태 머리에서만 맴돌던 계획들이 뚜렷해 졌다.
왠지 한동안은 정말 바쁘게 지낼 것 같은 기분이였다.
이 책을 지금 3학기 기말고사를 끝내고 풀이 죽은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어이 거기! 시험을 망쳐서 슬퍼? 시험 기간 때 공부 제대로 안한게 후회되? 그럼 지금부터 바꿔나가는 건 어때? 젊은이.”
첫댓글 기분이였다. --> 기분이었다.
후회되? --> 후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