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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의 뜻을 잇는 자원봉사자 파견
7월 15일 오후 6시,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수도회 한국관구에서 신생 독립국인 남수단으로 파견하는 의료 및 기술지원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파견식이 살레시오회 관구장 남상헌 신부의 주례로 있다. 이번에 파견되는 주인공들은 영월 주천성당의 유병국(64, 마티아) · 김혜경(64, 레지나) 씨 부부와 용인 상연동성당의 송기섭(64, 프란치스코) · 이재야(60, 글라라) 씨 부부로, 이들은 지난 10일 파견에 따른 협약식을 살레시오 수도회와 맺었고, 15일 파견식이 끝나는 즉시 밤 12시 비행기로 아프리카를 향해 출국할 것이며, 앞으로 2년 동안 남수단 와우에서 의료활동 및 기술지원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곳에 자원봉사자님들 사진이 있는 곳인데
개인 적인 사진인 두 의사 부부님들 대신에 이미지를 넣었습니다
오랜 친구관계인 이들은 의사로서 또는 기술자로서 평소에 드러내지 않게 자신들이 지닌 재능을 발휘하여 봉사활동과 나눔의 삶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피부과 개인병원을 운영했던 유병국 · 김혜경 부부는 내외가 의사로 안동과 영월에서 10년 넘도록 함께 농촌지역 의료봉사활동을 하였다. 송기섭 씨는 한 대기업의 건설연구소장을 지내는 등 건축기술계의 업을 이뤘으며 부인 이재야 씨 또한 왕성한 봉사활동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손과 발이 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닌 재능과 부를 발휘하여 보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풀 기회를 찾던 중 이태석 신부의 삶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자신들도 그렇게 전적으로 투신하는 봉사의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키워왔다. 의기가 투합된 이들은 이태석 신부가 소속된 살레시오 수도회 그리고 생전 이태석 신부를 도왔던 수단어린이장학회 등과 연계를 맺고 1년 동안 차분히 준비를 하여 마침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남수단의 현지로 출발하는 것이다.
그들의 원래 목적지는 이태석 신부가 활동하였던 톤즈의 ‘돈보스코진료소’이지만 그곳의 치안이 불안한 관계로 상항이 안정될 때까지 100km 정도 떨어진 도시, 와우로 우선 임시 목적지를 정하였다. 남수단 와우 현지의 살레시오 수도회가 운영하는 시설에 머물며 지역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활동과 기술지원활동을 할 이들의 활동경비는 수단어린이장학회 및 기타 후원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의사로서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일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늘 혜택받은 삶에 대해 감사하였는데, 이제 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제가 지닌 재능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것이 기쁘면서도 이런 뜻을 전적으로 지지해주는 가족들이 고맙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목숨까지 송두리채 바치신 이태석 신부님의 삶에 누가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유병국 씨는 출발에 앞서 설레이는 마음과 걱정이 교차하는 심정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저희들의 작은 나눔이 현지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뭐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들의 곁에 그들과 함께 살겠다는 생각으로 갑니다.” 준비의 과정에서 어려운 난관들을 여러 번 만났으나 그때마다 일이 술술 잘 풀려나가는 것을 보며, 이는 마음속에 있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라고 여기게 되었다는 이재야 씨는 이 봉사활동을 위해 일부러 간호조무학원을 다녔을만큼 열정이 가득하다.
한편 살레시오 수도회에서는 이태석 신부 이후 해외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것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세계 131개 나라에 분포되어 있는 수도회 조직을 활용하여, 청소년들로부터 시작하여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현직에서 은퇴한 사람들 등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비롯한 전세계 곳곳으로 자원봉사자를 파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