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가을,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니 시간의 무상함 속, 산하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지난여름 불볕더위가
이제는 그리워진다
영롱하고 투명한 가을 하늘이 마음을
센치하게 한다 무심한 저 구름이 걸림
과 얽매임 없는 자유자재한 삶을
살라며...
한여름 농부의 정성이 아름다운 풍경
으로 남겨진 황금 들판, 시간이 멈춘
듯 박제된 고향풍경을 연상케 한다
화려한 옷을 입은 가을의 봄을 붉게
물들인 꽃 무릇,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맵시를 자랑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시오리 솔밭 숲, 기품서린 소나무들의
사열을 받으며 꽃 무릇 지천인 이곳을
가는 내내, 오는 내내 꽃길만 걷는다
소나무 사이사이 한껏 꽃대 올린 진홍빛
꽃 무릇이 가슴까지 붉게 물들인다
스님의 애절한 사랑이 다음 생의 전설로
피어난 꽃 무릇, 꽃이 진후에라야 비로소
잎이 나오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애틋한 사연을 표현 한다
이제나 저제나 오매불망 기다림에 서성
이던 꽃 무릇, 지나가는 내 발자국
소리에 님인줄 알고 잡아채니..
사랑의 아픔, 슬픈 추억이란 꽃말
때문일까, 마음이 뭉클해진다
꽃 무릇과 조화를 이룬 팔각정,
이곳에서 보는 운치가 백단이라며
객으로 찾아온 인연더러 올라오라
유혹 한다
캐 가지 않는다고 지란이 슬퍼하랴!
나름 위안으로 살아온 황혼 녘 인생,
예나 제나 붉게 피는 저 꽃 무릇을
보며 앞으로의 내 인생 몇번이나
붉어질지...
가을 파발마가 전하는 아름다운 순간
들이 그렇듯이 시나브로 지나간다
살아가야할 숙제를 받은 내가 누구
한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은밀한
공명을 누린 하루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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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파발마 꽃 무릇
탁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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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6
24.10.06 12:0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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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맑은 가을하늘아래 찬란한 꽃을보며 가을 만끽하는 탁대감이 부럽읍니다. 기력이 달려서 멀리도 못가고 탁대감이 올려주는화려한 꽃구경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랄까요. 소나무와 꽃이 잘어우려져서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네요. 탁대감화이팅.
탁대감의 사진솜씨에 사진마다 엮어진 글에 감탄입니다.
늘 멋지고,화려하고,정감 넘치는 풍광을 앉아 즐기게 해주시니
감사하기 이를데 없소이다. 날이면 날마다 건행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