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한 이제 풀어야지요.”
남춘천중과 원주중·강릉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가 지난 7일과 8일 잇따라 개교식을 겸한 입학식을 가졌다. 이로써 전국 최고령 신입생인 정원옥(88·원주중) 할아버지 등 그동안 배움의 기회를 놓친 미학력 성인 270명(학교별 90명)이 만학의 첫발을 내디뎠다.
3년제 정규 공립중학교인 방송통신중은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일요일에 출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평일에는 방송과 정보통신을 이용한 원격 사이버 학습으로 운영된다. 입학금과 각종 공과금은 면제되고 교과서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이날 정원옥 할아버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꿈이 74년 만에 이뤄진 셈”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 유학까지도 가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외할아버지의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손녀 박은숙(원주중 교사)씨는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라며 “인생의 선배이기도 한 외할아버지의 입학이 손녀로서 너무 기쁘고 존경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남춘천중 최고령 신입생인 정갑녀(83) 할머니는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감개무량해 가슴이 벅찼다”며 “앞으로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갈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남춘천중 입학식에 참석한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은 “배움의 한을 안고 사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386만명에 이른다”면서 “공부하려는 열망을 국가가 이제야 받아들이게 됐다”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성인 학습자들이 배움의 열정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뿌듯하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황형주·원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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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만에 이룬 중학교 입학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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