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보름달)을 찾아서」 또는 「풀문(Fullmoon)을 찾아서」라는 원제로, 또 애니메이션판으로도 유명한 작품. 일본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거의 동시에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아동지 밍크 연재와 더불어 케이블 방송사인 투니버스를 통한 애니메이션 방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목에 큰 병이 있지만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12살 소녀 미츠키(루나)는 어느날 자신을 찾아온 사신을 보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보여선 안 될 존재인 사신이지만 어쩐 일에선지 루나 눈에는 보이고 만 것. 쪽파라면이란 다소 기괴한 이름을 한 사신 콤비 타쿠토(타토)와 메로코(멜로니)에게서 자기 수명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만 루나는, 그들의 힘을 빌려 16살로 변신, 오디션장을 찾아간다. 죽기 전에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오랜 기억 속, 지금은 멀리 떨어진 한 소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달빛천사」는 마법을 통한 변신이라는 변신 미소녀물의 화두는 지키면서도 그 모습이 다른 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성장한 모습이라는 점과 시한부 인생이라는 비극성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새롭진 않으나 색다른 맛을 주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변신한 모습이 자신의 성장체라는 설정이야 선배 아이돌물인 「마법의 스테이지 팬시라라」가 먼저 선보인 부분이지만 남은 시간을 모두 쏟아부어가며 바보스러울만큼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미츠키의 모습이나 그런 미츠키에게 점차 끌리지만 결국 사신(저승사자)인 타쿠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질투와 안타가움을 오가는 멜로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독자는 말을 잊게 된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 사신이란 존재는 무려 전생에서 자살로 삶을 마감한 이들. 아이돌(idol)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이처럼 노래하는 주인공을 애처롭게 바라봐야만 하는 작품이 몇이나 있었을까 싶다. 다만 애니메이션이 나름대로 완급조절에 성공하며 4쿠르(1년 방영분, 52화) 방영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비해 만화는 전작인 「신풍괴도 잔느(신의 괴도 잔느)」 「시공이방인 쿄코」 등을 통해 보여 온 미형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솜씨에 비해 지독하게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력을 다시 한 번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주인공들을 이보다 더 괴롭힐 수는 없다 싶은 건 둘째치더라도,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동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게 난감할 따름이다. 첫 두어권 이후로 막나가기 시작하는 애정 노선의 파탄성은 이 작가 만화의 특기라면 특기.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작인 「신사동맹 크로스」 보다는 낫다는 점 정도다. 만화 이야기를 하면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작품에 한해선 애니메이션판도 꼭 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_ 서찬휘 |